본문으로 건너뛰기
KIFC 리포트

프랑스·독일·일본, 영농형 태양광 3개국이 선택한 길

저자사단법인 식량과기후
발행일

(v2.2)


핵심 메시지

영농형 태양광 제도에는 하나의 정답만 있는 것이 아니다. 프랑스는 2023년 APER법에 ‘농업이 주(主), 발전이 부(副)’라는 원칙을 명시했고, 독일은 EEG 입찰제 안에 농업PV 전용 범주를 만들어 시장 경쟁과 인센티브를 활용했다. 일본은 농지법에 농림수산성 통달을 더해 2013년부터 제도를 운영했지만, 2024년 부적정 운영 사례가 확인된 뒤 기준을 다시 강화하고 있다. 접근법은 달라도 세 나라가 던지는 질문은 같다. 영농의 지속성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다.

이 글은 세 나라의 제도를 한 화면에서 비교하는 관문이다. 각국의 수치와 실증, 한국과의 접점은 아래 개별 편에서 더 깊이 다룬다.

세 나라의 제도 한눈에 보기

농업과 발전의 양립이라는 같은 목표를 향해 세 나라는 서로 다른 수단을 선택했다.

세 나라는 2023~2024년에 중요한 제도 변화를 겪었지만 접근 방식은 뚜렷이 다르다. 프랑스는 법률에 정의를 명시하고 시행령에 정량 기준을 담는 하향식 방식을 택했다. 독일은 입찰 경쟁에 환경 기준을 결합한 인센티브 방식을 활용한다. 일본은 농림수산성 통달을 바탕으로 13년간 기준을 점진적으로 보완해 온 경험 축적형에 가깝다.

프랑스·독일·일본 영농형 태양광 제도 비교 프랑스는 최대 50년 운영과 수확량 90% 기준, 독일은 20년 지원과 환경 기준 5개 중 3개 충족, 일본은 10년 갱신과 수확량 80% 기준을 적용하는 제도 비교다. 🇫🇷 프랑스 APER법 · Decree 2024-318 운영기간 최대 50년 수확량 기준 90% 이상 패널 점유율 40% 미만 핵심 접근 법적 정의 + 4가지 서비스 의무 + 정량 기준 명시 🇩🇪 독일 EEG 2023 · Solarpaket I 지원 기간 20년 수확량 기준 별도 규정 없음 환경 기준 5개 중 3개 충족 핵심 접근 입찰 카테고리 + 인센티브 수직 양면 패널 우대 🇯🇵 일본 솔라쉐어링 · 농지법 통달 운영기간 10년 갱신 수확량 기준 80% 이상 차광률 기준(검토) 30% 미만 핵심 접근 13년 경험 + 재규제 2024년 342개소 FIT 정지
그림 1. 프랑스·독일·일본의 영농형 태양광 제도 비교출처: 프랑스 Decree 2024-318, 독일 EEG 2023·Solarpaket I, 일본 농림수산성 자료(2013~2026)

프랑스 — APER법으로 정의를 못박다

프랑스는 ‘농업이 주(主), 발전이 부(副)’라는 원칙을 법률에 직접 담았다.

핵심은 농업 우선 원칙의 명문화다. APER법은 영농형 태양광을 ‘농업생산에 지속적으로 기여하는 농지 내 발전시설’로 정의했다. 시행령은 이를 네 가지 서비스 중 하나 이상을 제공하고 네 가지 정량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조건으로 구체화했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시설은 ‘농업PV(agrivoltaisme)’가 아닌 ‘농업양립형(agricompatible)’으로 분류돼 별도 규제를 받는다(Feedgy, 2024).

표 1. 프랑스 영농형 태양광 제도의 핵심 기준
항목내용
근거 법률「재생에너지 가속화법(APER법)」 (2023.3.10), 시행령 Decree No. 2024-318 (2024.4.8 공포, 5.9 시행)
법적 정의“에너지 코드(Energy Code) L. 314-36조”가 영농형 태양광을 명문 정의 — 농지에서 발전하는 시설로, 농업생산에 지속적으로 기여
4가지 서비스다음 중 1개 이상 제공 필수: ① 농업적 잠재력·영향 개선 ② 기후변화 적응 ③ 기상재해 방어 ④ 동물 복지 개선
정량 기준패널 점유율 40% 미만 / 수확량 90% 이상 유지 / 비활용 면적 10% 미만 / 농가 평균소득 유지
운영 기간최대 40년 + 2년씩 5회 갱신 = 최대 50년
모니터링ADEME(환경에너지관리청)이 매년 농업·발전 실적 점검. 6년차 1회, 이후 5/3/1년 주기 검사
위반 시 제재전력매매계약 해지 또는 시설 철거

독일 — EEG 입찰제 안에 농업PV 카테고리를 만들다

독일은 농업PV의 보호 기준뿐 아니라 시장 참여에 어떤 인센티브를 줄 것인지에 초점을 맞췄다.

독일 제도의 특징은 시장 경쟁이다. 별도의 정의 조항보다 입찰 범주와 환경 기준을 통해 농업과 발전의 양립을 유도한다. 2024년 4월 가결된 태양광패키지(Solarpaket I)는 농업PV를 포함한 특수 PV 지원을 강화했고, 일반 지상형 PV의 입찰 상한도 20 MW에서 50 MW로 높였다. 동서향 수직 양면 패널도 주목받는다. 패널을 농지에 수직으로 세워 동서 양방향에서 발전하고 작물의 차광 영향을 줄이는 방식으로, EEG 2023에서 우선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표 2. 독일 농업PV 지원제도의 핵심 기준
항목내용
근거 법률「재생에너지법(EEG)」 2023, 「태양광패키지 1(Solarpaket I)」 (2024.4.26 가결)
제도 구조EEG 입찰(Marktprämie) 안에 농업PV 전용 카테고리 신설
자격 요건최소 환경 기준 5개 중 3개 이상 충족 (생물다양성 관리, 야생동물 통로 유지, 점유율 제한 등)
입찰 상한일반 지상형 PV 프로젝트 상한 20MW → 50MW로 상향(2024)
농지 PV 총량 한도농지 위 PV 누적 설비용량 80GW (2025년 3월 기준 10GW로 여유 충분)
우대 기술동서향 수직 양면 패널(vertical bifacial east-west) — EEG 2023상 우선순위, 작물 차광 영향 최소
지원 방식20년 시장프리미엄 계약. 1MW 이하는 입찰 면제, 자동 FIT 적용

일본 — 13년의 경험에서 다시 규제를 조이다

일본은 13년의 운영 경험에서 드러난 부적정 사례를 바탕으로 기준을 다시 강화하고 있다.

세 나라 가운데 일본의 운영 경험이 가장 길다. 2013년 첫 통달 이후 2018년에는 농지 일시전용 기간을 3년에서 10년으로 연장했고, 2021년에는 수직 패널 관련 예외 규정을 도입했다. 그러나 2024년 8월 5일, 자원에너지청과 농림수산성은 20개 사업자가 보유한 342개소의 FIT·FIP 인정을 일시 정지했다. 설비 설치 후 영농을 잇지 못했거나, 계약 후 3년 안에 농지전용 허가를 받지 못한 경우였다(pv magazine, 2024.8; Japan Energy Hub, 2024.8). 2026년 3월에는 차광률 30% 미만, 패널 높이 약 3 m, 지주 간격 4~5 m를 제시한 기술 기준도 발표했다(pv magazine, 2026.3).

표 3. 일본 솔라쉐어링 제도의 핵심 기준
항목내용
근거 법률「농지법」(農地法, 1952년 제정), 농림수산성 통달(2013.3 최초, 2018·2021 개정), 「농지법 시행규칙」 개정(2024)
핵심 개념“솔라쉐어링(영농형 발전)” — 기둥으로 지지되는 시설 아래에서 영농 지속
농지 일시전용 기간3년 → 10년 (2018년 개정, 일정 요건 충족 시)
수확량 기준주변 농지 평균 대비 80% 이상 유지 — 매년 자치단체에 보고
기술 기준패널 최소 높이 2m / 햇빛 통과율 확보 / 농기계 운용 가능한 구조
위반 시 제재시정명령 → 시설 철거 / 2024년 8월 342개소 FIT·FIP 보조금 정지(20개 사업자)
2026년 신규 검토차광률 30% 미만 / 패널 높이 약 3m / 지주 간격 4~5m (식량작물 우선 권고)

세 나라가 수렴하는 지점

제도 형식은 달라도 핵심 원칙은 같다.

세 나라는 법률·시행령·통달처럼 서로 다른 형식을 사용하지만, 제도의 작동 원리는 네 가지로 모인다.

3개국 영농형 태양광 제도의 4가지 공통 원칙 수확량 정량 기준, 영농 미이행에 대한 실질적 제재, 정기 모니터링과 검증, 농업 우선이라는 네 가지 공통 원칙을 정리한 도식이다. ① 수확량 정량 기준 프랑스 90% · 일본 80% · 한국 검토 중 “영농이 실제로 유지되는가”를 객관 수치로 검증 ② 실질적 제재 계약 해지 · FIT 정지 · 과징금 · 사업권 취소 영농 미이행 시 보조금·운영권을 실질적으로 환수 ③ 정기 모니터링·검증 ADEME(프) · 자치단체(일) · 농지관리원(한) 주기적 현장 점검으로 부적정 운영을 조기에 차단 ④ 농업이 주, 발전은 종속 법조문(프) · 통달 실무(일) · 4단계 제재(한) 형식은 달라도 발전은 언제나 농업의 보조적 활동
그림 2. 영농형 태양광 제도가 공유하는 네 가지 원칙출처: KIFC 분석(2026), 프랑스·독일·일본의 법령과 시행규칙 종합

첫째는 영농 실적의 정량 기준이다. 프랑스는 기준 수확량의 90%, 일본은 주변 농지 평균의 80% 이상을 요구한다. 한국은 아직 시행령 검토 단계이고, 현재 공개된 안은 수확량이 아니라 모듈 면적비 30% 미만이라는 다른 축의 기준이다(전기신문, 2026.2). 지표는 갈리지만 영농이 실제로 유지되는지를 객관적으로 검증한다는 방향은 같다.

둘째는 영농 의무 미이행에 대한 실질적 제재다. 프랑스는 전력매매계약 해지와 시설 철거, 독일은 시장프리미엄 회수, 일본은 FIT·FIP 지원 정지를 활용한다. 한국의 영농형 태양광법도 시정명령, 과징금, 사업정지, 사업권 취소로 이어지는 제재 체계를 도입했다.

셋째는 정기 모니터링과 검증 체계다. 프랑스는 ADEME가 6년 차 첫 검사 이후 사업 특성에 따라 5년·3년·1년 주기로 검증한다. 일본은 매년 자치단체에 영농 실적을 보고하도록 한다. 한국도 농지관리원과 한국농어촌공사를 중심으로 영농 이행 확인 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넷째, 농업이 주, 발전은 종속이라는 원칙이다. 프랑스는 이를 법조문에 직접 명시했고, 일본은 통달과 점검 실무로 관철해왔으며, 한국 영농형태양광법도 4단계 제재 체계로 같은 원칙을 표현하고 있다.

한국에 주는 시사점

검증 체계의 구체성이 제도의 성패를 좌우한다. 일본은 장기간 운영한 뒤 부적정 사례를 대규모로 확인했고, 기준을 다시 강화하는 비용을 치르고 있다. 프랑스가 시행령에 ADEME 중심의 단계별 검증 체계를 명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 역시 시행령에서 농지관리원과 한국농어촌공사의 역할, 점검 주기, 제재 절차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설계하느냐가 제도의 안정성을 좌우할 것이다.

작목별 차등 기준을 도입할지도 중요한 선택이다. 일본이 2026년에 제시한 기준은 차광률 30%, 높이 약 3 m처럼 작목과 관계없이 적용하는 방식에 가깝다. 반면 프랑스 시행령은 축산형 시설을 별도로 구분하고 사료작물 생산량과 방목률 등 농업 유형별 지표를 사용한다. 작목에 따라 차광에 따른 수확량 감소 폭이 다른 한국의 농업 구조를 고려하면 일률 기준과 차등 기준의 장단점을 더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술의 변화도 제도 설계에 영향을 준다. 독일이 동서향 수직 양면 패널을 우선 지원하는 것은 차광을 줄이면서 발전량을 확보하는 기술에 정책 인센티브를 연결한 사례다.

맺음말

세 나라의 사례는 영농형 태양광 제도가 법 제정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프랑스는 법률 제정 약 1년 뒤에 시행령을 공포했고, 일본은 13년간 제도를 운영한 뒤 기준을 다시 강화하고 있다. 독일도 2000년 EEG 제정 이후 제도를 여러 차례 개정했다.

한국의 영농형 태양광법은 2026년 5월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6월 16일 공포를 거쳐 12월 17일 시행된다. 시행령 제정은 제도의 빈칸을 채우는 절차에 그치지 않는다. 최대 14년에 이르는 해외 운영 경험에서 무엇을 받아들이고 한국 농업의 작목·농지·전력망 구조에 어떻게 맞출지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관련 읽을거리: 영농형 태양광법 분석

함께해주세요

영농형 태양광 법·제도 변화를 계속 살펴보고 싶다면, 아래 방법으로 식량과기후와 함께해 주세요.

참고문헌

프랑스

  • Décret n° 2024-318 du 8 avril 2024 (프랑스 공식관보, 2024.4.9)
  • Loi n° 2023-175 du 10 mars 2023 relative à l’accélération de la production d’énergies renouvelables (APER법)
  • CMS Expert Guide to Agrivoltaics and Floating Photovoltaics in France (2025.4)
  • Pinsent Masons Out-Law(2025.10), “Rising opportunities for agrivoltaic energy projects under France’s regulatory strategy”
  • Feedgy(2024.5.29), “Decree No. 2024-318 of April 8, 2024: New Rules for Agrivoltaism in France”

독일

  • Erneuerbare-Energien-Gesetz (EEG) 2023, climate-laws.org
  • Solarpaket I (2024.4.26 가결, Bundestag·Bundesrat)
  • RatedPower(2025.2), “Germany’s Solarpaket 1: New incentives for solar in the DACH region”
  • Strategic Energy Europe(2025.5), “Germany launches solar tender exceeding 2.2 GW”

일본

  • 일본 농림수산성 통달(2013.3, 2018.5, 2021.3) 영농형 태양광(솔라쉐어링) 관련
  • Doedt, Tajima, Iida(2024.2), “Agrivoltaics in Japan: A Legal Framework Analysis”
  • pv magazine(2026.3.12), “Japan establishes national benchmarks for agrivoltaics as sites expand”
  • Japan Energy Hub(2024.8), “FIT and FIP temporarily suspended for over 300 agrisolar power plants”
  • Renewable Energy Institute(2025.6), “Revitalizing Agriculture with Solar Sharing”

한국 비교 자료

  •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2026.5.7 본회의 통과)
  • 농림축산식품부 보도자료(2026.5.7)
  • 전기신문(2026.2.26), “영농형·햇빛소득마을 정부 가이드라인 3월 첫 공고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