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농지전용 허가, 독일은 기술표준, 프랑스는 법정 성과기준을 먼저 세웠다. 미국은 그 길을 택하지 않았다. 연방 차원의 법적 정의를 두지 않은 채 약 580개 부지의 데이터를 공개했고, 양립 형태는 시장이 고르게 했다. 시장이 고른 답은 작물 차광이 아니라 방목이었다.
무슨 일이 있었나
2024년 10월 기준 미국의 영농형·생태형 태양광 부지는 약 580개소다. 면적은 6만 2,000에이커 이상, 결합 발전용량은 1만MW(10GW)를 넘는다(NREL, 2024)1. 규모만 보면 일본(6,137건)·독일(약 65MW)을 크게 앞선다. 그러나 이를 규율하는 단일 연방 법령이나 표준은 없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NREL은 정의를 먼저 세우기보다 InSPIRE 프로젝트로 전국 부지의 데이터를 공개해 왔다.
20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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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정의가 비어 있으면 경제성이 형태를 정한다. 미국 시장에서 그 경제성은 작물보다 가축 방목 쪽으로 기울었다.
시장은 왜 작물이 아니라 방목을 골랐나
용도는 설비 규모에 따라 갈린다. 1~5MW 설비에서는 수분매개 서식지에 일부 방목이 더해지는 경우가 많다. 5MW를 넘는 대형 설비에서는 방목이 우세하다(Kleinman Center, 2024)2. 발전 부지가 커질수록 작물 재배보다 식생관리와 방목의 논리가 강해지는 구조다.
| 구분 | 우세 용도 | 지역 리더 |
|---|---|---|
| 1~5MW 설비 | 수분매개 서식지 + 일부 방목 | 미네소타(200개+)·일리노이 |
| 5MW 초과 설비 | 가축 방목(양 중심) | 매사추세츠·뉴욕·캘리포니아 |
| 작물 재배 | 소수(채소·베리) | 건조 남서부 연구 부지 |
2024년 처음 실시된 전미 솔라 그레이징 센서스(NREL·ASGA)는 30개 주 500개 이상 부지에서 양 약 11만 3,050마리가 12만 9,000에이커를 방목 중이라고 집계했다2. 센서스 숫자가 가리키는 미국의 특수성은 분명하다. 영농형이라는 이름표 아래 실제로 굴러가는 것은 11만 마리의 양 떼다.
두 관점 — 농가소득(시장)과 기후적응(연구)
미국에서는 농가소득과 기후적응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다. 농가소득 모델은 시장에서 방목 서비스로 자리 잡았고, 기후적응형 작물 양립은 아직 연구와 실증의 영역에 머문다.
농가소득 — 방목 서비스 경제. 미국에서 실제 수익을 만든 모델은 작물 차광보다 식생관리 서비스에 가깝다. 토지를 빌려준 농가는 임대료, 방목·식생관리 계약, 축산물 판매라는 세 가지 수입원을 가질 수 있다. 식생관리 계약 수입은 에이커당 약 300~500달러다(pv magazine, 2023)3. 발전사업자에게도 양 방목은 매력적이다. 기계 예초보다 비용을 약 75% 줄이고, 예초기 비산물에 따른 모듈 파손 위험도 낮춘다. 2026년 연구는 솔라 양 방목 사업모델이 일반 농업 수익 벤치마크를 웃돈다고 보고했다3.
기후적응 — 건조지 작물 연구. 작물을 지키는 기후적응형 양립은 주로 남서부 건조지 연구에서 확인된다. 애리조나대 연구진은 2017년부터 바이오스피어2 등에서 실증을 이어 왔다. 패널 그늘의 토양수분은 노지보다 15% 높게 유지됐고, 동부콩(블랙아이드피)은 물을 절반만 쓰고도 수확이 늘었다(University of Arizona, 2024)4. 작물의 증산이 패널을 식혀 발전효율도 오르는 상호편익도 관측됐다. 다만 이는 건조 남서부 작물 중심의 연구·실증 단계이며, 보급 시장의 주류는 아니다.
따라서 미국 농가가 시장에서 인정받은 가치는 작물 생산보다 식생관리 서비스에 있다. 기후적응형 작물 양립은 가능성을 보였지만, 아직 특정 기후와 작물 조건을 벗어나지 못했다.
시장을 키운 세제, 그리고 후퇴
미국의 시장 확대는 연방 세제에 크게 기대어 있었다. 2022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태양광에 30% 투자세액공제(ITC)를 적용했고, 농촌에너지프로그램(REAP) 보조 비율을 50%로 높였다(IRA, 2022)5.
| 시점 | 조치 | 방향 |
|---|---|---|
| 2022 | IRA — ITC 30%·REAP 50% | 확대 |
| 2025 | One Big Beautiful Bill Act — 주택용 공제 종료, 인증농지 REAP 제외 | 축소 |
| 2025~ | 19개 주 커뮤니티 솔라가 공백 보완 | 주(州) 이전 |
2025년 들어 흐름이 바뀌었다. 주택용 공제가 종료되고, 인증농지에 설치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지상형 태양광은 REAP 대상에서 제외됐다(Civil Eats, 2025)5. 연방 지원이 줄어들자 커뮤니티 솔라 제도를 둔 19개 주가 빈자리를 메우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국과의 차이, 그리고 시사점
| 구분 | 일본 | 독일 | 프랑스 | 미국 | 한국(2026법) |
|---|---|---|---|---|---|
| 먼저 고정한 것 | 농지전용 허가 | 기술표준 | 법정 성과기준 | (없음) 시장·데이터 | 사업주체·토지 규율 |
| 형태를 정한 힘 | 행정·사후단속 | 표준·발전제도 | 법령 수치 | 시장 경제성 | 법·자경요건 |
| 주된 양립 형태 | 차광 작물 | 작물·과수 | 포도 등 작물 | 가축 방목 | (예정) 작물 |
미국 사례를 보면, 규율을 시장에 맡길 때 양립 형태는 경제성이 큰 쪽으로 수렴한다. 일본에서는 차광에 맞춘 작물 전환이 나타났고, 미국에서는 식생관리 수익이 큰 방목으로 쏠렸다. 한국은 2026년 「영농형태양광법」으로 사업주체와 영농의무를 먼저 규정했다. 형태가 경제 논리만 따라가지 않도록 입구에서 제약을 둔 셈이다. 미국의 연방 인센티브 후퇴도 한국에 남기는 경고가 있다. 발전단가 인센티브가 하위법령 과제로 남아 있는 만큼, 제도가 흔들릴 때 어떤 보급 모델이 버틸 수 있는지까지 설계해야 한다. 건조지 작물 실증은 기후적응형 양립의 근거를 제시하지만, 시장에서 그 형태가 선택되려면 별도의 유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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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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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EL. (2024). Lighting the Way for Agrivoltaics (약 580개소·62,000에이커·10GW, 2024.10). https://www.nrel.gov/news/feature/2024/lighting-the-way-for-agrivoltaics ; NREL Agrivoltaics. https://www.nrel.gov/solar/market-research-analysis/agrivoltaic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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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EL·American Solar Grazing Association. (2024). U.S. Solar Grazing Census (양 113,050마리·129,000에이커·500개소+·30개 주). ; Kleinman Center for Energy Policy. (2024). The Use and Potential of Agrivoltaics in the United States (규모별 용도·지역 분포). https://kleinmanenergy.upenn.edu/research/publications/the-use-and-potential-of-agrivoltaics-in-the-united-stat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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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v magazine. (2023). The economics of solar grazing (식생관리 300~500달러/에이커, 예초 대비 75% 절감, 3중 수익). https://www.pv-magazine.com/2023/08/03/the-economics-of-solar-grazing/ ; pv magazine USA. (2026). Solar sheep grazing business models outperform agricultural benchmarks. https://pv-magazine-usa.com/2026/03/25/study-finds-solar-sheep-grazing-business-models-outperform-agricultural-benchmark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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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versity of Arizona. (2024). Agrivoltaics Proves Mutually Beneficial Across Food, Water, Energy Nexus (토양수분 +15%, 동부콩 물 절반, 상호편익; Barron-Gafford, Biosphere 2, 2017~). https://news.arizona.edu/story/agrivoltaics-proves-mutually-beneficial-across-food-water-energy-nexu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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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2022) ITC 30%·REAP 50%; Civil Eats. (2025). As Federal Support for On-Farm Solar Declines (OBBBA·인증농지 REAP 제외·19개 주 커뮤니티 솔라). https://civileats.com/2025/09/16/as-federal-support-for-on-farm-solar-declines-is-community-agrivoltaics-the-future/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