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는 실제로 얼마나 늘었나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 보급통계에 따르면 2024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68,115,782MWh다. 2017년 23,769,013MWh의 2.87배다. 같은 기간 총발전량 대비 공급 비중은 4.11%에서 10.69%로 6.58%p 올랐다.
증가는 꾸준했지만 균일하지는 않았다. 발전량이 가장 크게 뛴 해는 2020년(전년 대비 +8.9TWh)과 2024년(+7.7TWh)이다. 비중이 10%를 넘은 것은 통계 작성 이래 2024년이 처음이다.
늘어난 것은 사실상 태양광 하나다
발전설비 누적 보급용량은 2017년 12.80GW에서 2024년 41.45GW로 28.65GW 늘었다. 이 증가분의 89%가 태양광이다. 태양광은 6.44GW에서 32.00GW로 약 다섯 배(4.97배)가 됐지만, 태양광을 뺀 나머지 전원은 같은 기간 6.36GW에서 9.45GW로 3.09GW 느는 데 그쳤다.
발전량에서도 같은 구조가 나타난다. 2024년 신재생 발전량 68.1TWh 가운데 태양광이 37.4TWh로 55.0%를 차지한다. 바이오 12.1TWh, 연료전지 7.6TWh, 수력 4.3TWh, 풍력 3.7TWh가 뒤를 잇는다. 풍력은 2017년 2.17TWh에서 2024년 3.74TWh로 7년간 1.7배 느는 데 머물렀다.
따라서 “한국의 재생에너지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문장은 정확히는 “한국의 태양광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뜻이다. 이 편중은 뒤에서 다룰 계통 수용성 문제와 입지 갈등의 배경이기도 하다.
숫자가 서로 다를 때 무엇을 봐야 하나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어느 통계를 인용하느냐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 한국에너지공단 보급통계는 국가 전체의 보급 규모를 보는 통계여서 자가용 설비와 계량기가 없는 소규모 설비의 추계까지 포함한다. 반면 전력거래소·한국전력통계 기반의 발전량 통계는 사업용 설비만 집계한다(e-나라지표, 에너지원별 발전량 현황).
목표까지 남은 거리
2025년 2월 확정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전원믹스 표에서 재생에너지와 신에너지를 나눠 제시한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2030년 18.8%(120.9TWh), 2038년 29.2%(205.7TWh)다. 여기에 연료전지 같은 신에너지를 더한 신재생 기준으로는 2030년 21.7%, 2038년 32.9%(232.1TWh)가 된다. 같은 표에서 원자력은 2030년 31.8%, 2038년 35.2%다.
한국에너지공단이 집계한 2024년 신재생 실적은 10.69%다. 같은 신재생 기준으로 2038년 32.9%까지 가려면 14년간 22.2%p를 더 올려야 한다. 지난 7년간의 상승폭이 6.58%p였으니, 남은 기간에 그보다 가파른 기울기가 필요하다.
설비로 봐도 마찬가지다. 계획은 재생에너지 보급용량을 2025년 39.0GW에서 2030년 78.0GW, 2038년 121.9GW로 전망한다(2038년 태양광 77.2GW·풍력 40.7GW). 13년간 82.9GW, 연평균 6.4GW를 새로 세워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 7년의 실제 보급 속도는 연평균 4.1GW였으니 1.6배의 속도가 필요하다. 다만 출발점은 계획과 맞아 있다. 계획의 2025년 태양광 전망 32.0GW는 한국에너지공단이 집계한 2024년 태양광 실적 32.00GW와 사실상 같은 값이다.
그러나 남은 과제는 속도만이 아니다. 태양광에 편중된 설비를 어디에 세울 것인지, 발전량이 몰리는 시간대의 전력을 계통이 받아줄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수익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가 함께 결정돼야 한다. 영농형 태양광은 이 세 질문이 한 필지에서 만나는 지점이다.
계통 수용성 문제는 영농형 태양광의 계통 병목에서, 농지 밖 유휴부지의 잠재량은 간척지·접경지 태양광 100GW에서 따로 다뤘다.
영농형 태양광은 무엇이 다른가
영농형 태양광은 농지 위 공간에 발전설비를 설치하면서 그 아래 또는 사이에서 작물을 계속 재배하는 방식이다. 농지를 발전소 부지로 바꾸는 일반적인 농지 태양광과 달리, 영농 활동의 지속이 사업의 전제가 된다.
그래서 영농형 태양광은 발전량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작물의 수확량과 품질, 토양과 농작업의 변화, 농기계가 드나들 수 있는 구조, 발전 수익이 농업인과 지역에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이 다섯 고리 중 하나라도 끊기면 ‘영농형’이라는 이름만으로 농업과 에너지의 공존을 보장하기 어렵다. 제도가 영농 이행 의무와 수익 환원을 함께 규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도는 전환점을 지났다
2026년 5월 7일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과 「농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식량안보 확보, 난개발 방지, 발전 수익의 농업인·농촌 주민 환원을 법 제정의 원칙으로 제시했다. 법은 2026년 6월 16일 공포를 거쳐 12월 17일 시행된다.
다만 영농 유지율, 면적 상한, 패널 높이, 사업자 요건 같은 정량 기준은 하위법령에 남았다. 법 통과를 곧바로 전국 보급 완료로 읽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법 조항의 세부 내용은 영농형 태양광법, 무엇이 담겼고 무엇이 남았나에, 일본·독일·프랑스·미국과의 제도 비교는 한국은 어떻게 추진하나 — 4개국 교훈과 2026 영농형태양광법에 정리했다.
그렇다면 현장은 어디까지 왔나
공개된 전국 통합대장은 확인되지 않는다. 태양광 인허가 자료만으로는 영농형 여부를 판정할 수 없기 때문에, 식량과기후는 정부·지자체·공공기관·대학·운영기관의 원문에서 영농형 또는 농업병행 태양광임이 직접 확인된 사례만 누적하는 검증 레지스트리를 만들었다. 2026년 8월 13일 기준 수록 건수는 29건이다.
이 29건은 전국의 사업 수가 아니다. 원문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례의 하한선이다. 그리고 29건을 사업 단계별로 나누면 진행 수준이 한눈에 달라진다.
가장 큰 덩어리는 ‘실증 이력·추진만 확인’ 13건이다. 2020~2021년 농식품부 재배모델 실증사업 대상지로 원문에 이름이 올라 있으나 이후 설비의 존속·가동 여부가 공개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 사례들이다. 현재 운영이나 실증 진행이 확인되는 것은 7건, 착공한 것은 1건뿐이다.
확인된 12,367kW의 81%는 아직 땅 위에 없다
29건 중 설비용량이 원문에 나오는 것은 11건이고, 합계는 12,367kW다. 이 값을 ‘국내 영농형 태양광 설비용량’으로 쓰면 안 된다. 단계별로 쪼개면 이유가 분명해진다.
운영·실증이 확인된 설비는 537kW다. 설치·준공까지 확인된 것을 더해도 1,317kW다. 착공한 안성 송죽마을 사업이 1,000kW, 나머지 10,050kW는 아직 착공하지 않은 계획·협의 단계다. 그중 10,000kW 한 건, 광주 본량동 기업 RE100 연계 사업이 확인 용량 전체의 81%를 차지한다.
즉 확인 용량 12,367kW를 그대로 ‘국내 영농형 태양광 설비’로 읽으면, 실제 운영이 확인된 537kW의 23배가 된다. 사업 단계를 구분하지 않은 합산이 위험한 이유다.
| 지역 | 사업 | 용량 | 확인된 단계 | 작물·특징 |
|---|---|---|---|---|
| 충북 청주 | 오창읍 실증시험단지 | 97kW | 운영·실증 확인 (2025.10) | 양배추, 농기계 작업 고려 구조 |
| 제주 | 서부농업기술센터 실증시험포 | 40kW | 운영·실증 확인 (2021) | 마늘·양파·양배추, 차광률 30% 이내 |
| 전남 순천 | 승주읍 수도작 실증단지 | 50kW | 운영·실증 확인 (2026.6) | 벼, 자가소비 전력 활용 예정 |
| 경북 경산 | 영남대학교 LED 보광 실증단지 | 50kW | 운영·실증 확인 (2024) | 보리·배추 |
| 울산 울주 | 두서면 구량리 1호 | 300kW | 준공·운영 전환 (2022.5) | 논 3곳, 벼 |
| 전남 | 전라남도농업기술원 시설 | 400kW | 구축 확인 (2020.5) | 작물별 재배법·미기상 연구 |
| 충남 태안 | 주민지원 설비 | 350kW | 설치 확인 | 발전수익을 마을 발전기금에 활용 |
| 경북 상주 | 영농형 태양광 실증 | 30kW | 실증 이력 확인 (2025년 이전) | 현재 운영 여부 미공개 |
| 경기 안성 | 현매리 송죽마을 주민참여형 | 1,000kW | 착공 (2026.7.30) | 마을 협동조합 주도 |
| 전남 순천 | 서면 구만리 밭작물 실증단지 | 50kW | 조성 계획 (2026.6) | 작물 미공개 |
| 광주 광산 | 본량동 기업 RE100 연계 | 10,000kW | 민관협의·제도정비 (2026.3) | 약 16만㎡, 농민 참여 모델 협의 중 |
세 가지 흐름, 그리고 하나의 공백
첫째, 실증의 초점은 발전량이 아니라 작물과 농작업이다. 청주 오창, 제주 서부농업기술센터, 전남농업기술원, 완주 농촌진흥청 사례는 모두 수량·품질, 차광률, 토양 환경, 농기계 작업성을 함께 살핀다. 영농형 태양광이 농업을 해치지 않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둘째, 주민참여형이 새 축으로 등장했다. 안성 송죽마을은 부지 임차부터 인허가, 시공사 선정, 준공 뒤 수익 활용까지 마을 협동조합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2026년 7월 착공했다. 광주 본량동은 농민 참여와 기업 RE100을 연결하는 대규모 모델을 협의 중이다. 핵심은 발전 수익이 외부 사업자에게만 돌아가지 않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다.
셋째, 확인되지 않는 항목이 확인되는 항목보다 많다. 29건 가운데 설치·가동 시점은 26건(90%)에서 확인되지만, 정작 규모를 말해주는 설비용량은 11건(38%)에서만 확인된다.
재배 작물 16건(55%), 상세 위치 15건(52%), 운영 주체 15건(52%)도 절반 남짓이다. 영농형 태양광의 성패를 가르는 것이 ‘작물이 계속 자라는가’와 ‘수익이 누구에게 가는가’인데, 두 항목이 가장 많이 비어 있다.
지역 분포에도 같은 한계가 적용된다. 확인 사례는 전남 8건, 경기 5건, 전북·경북 각 4건 순이지만, 표에 없는 시도는 사업이 없는 곳이 아니라 조사가 끝나지 않은 곳이다.
영농형 태양광이 통과해야 할 세 가지 검증
이 세 축은 서로 바꿔 쓸 수 없다. 발전량이 높아도 농업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면 영농형이라고 보기 어렵다. 작물 재배가 가능해도 계통 접속이 지연되면 사업은 멈춘다. 수익성이 있어도 지역 주민과 임차농을 배제하면 갈등이 남는다.
| 축 | 확인할 지표 | 통과 질문 |
|---|---|---|
| 농업 | 수확량, 품질, 토양, 농기계 작업성, 차광률 | 작물이 계속 자라는가 |
| 전력 | 발전량, 계통 연계, 출력 제어, 자가소비·ESS | 만든 전기를 안정적으로 쓸 수 있는가 |
| 지역사회 | 소유 구조, 수익 배분, 임차농 보호, 주민 동의 | 수익과 결정권이 농가·지역에 남는가 |
다음 단계는 설치 면적이 아니라 동시 성과다
영농형 태양광의 다음 단계는 더 많은 패널을 세우는 일만이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네 가지다.
- 사업별 공개 대시보드. 위치, 용량, 설치·가동일, 작물, 발전량, 수확량, 운영 주체, 수익 배분 구조를 같은 표에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은 이 가운데 절반이 비어 있다.
- 작물·지역별 장기 실증. 한 해 수확량만으로 적합성을 판단하지 말고, 기후·토양·재배 방식·농기계 동선을 포함해 여러 해를 비교해야 한다.
- 계통과 저장장치의 동시 설계. 계통 여유, 자가소비, ESS, 전력구매계약(PPA) 가능성을 입지 선정 단계부터 검토해야 한다.
- 농업인·주민이 사업의 주체가 되는 구조. 협동조합, 임차농 보호, 주민 수익 환원 원칙이 사업 구조 안에 들어가야 한다. 안성 송죽마을 방식이 예외가 아니라 표준이 되어야 한다.
이 글이 데이터를 다루는 방식
- 국가 재생에너지 통계는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 보급통계 하나를 기준으로 했다. 사업용 설비만 집계하는 통계와 값을 섞지 않았다.
- 영농형 태양광은 공개된 전국 단일 통합대장이 확인되지 않아, 개별 사례를 1차 출처로 검증해 누적했다. 일반 태양광 인허가 자료만으로는 영농형 여부를 판정하지 않았다.
- 원문에 없는 용량·작물·가동일·운영주체는 추정하지 않고
미공개로 남겼다. - 계획·협의·실증·가동 사례를 같은 통계로 합산하지 않았다. 사업 단계 분류 기준과 건별 근거는 레지스트리에 공개한다.
- 실적과 목표의 비교는 신재생 기준(2024년 10.69% → 2030년 21.7% → 2038년 32.9%)으로 맞췄다. 재생에너지만 기준의 값(2030년 18.8%·2038년 29.2%)은 그림에 별도 계열로 병기했다. 두 값은 어느 하나가 틀린 것이 아니라 신에너지 포함 여부가 다른 것이며, 계획 원문의 전원믹스 표가 둘을 나눠 싣고 있다.
이 페이지의 통계와 사업 목록은 공개되는 공식 데이터와 1차 출처를 기준으로 계속 검증한다. 신규 사업의 착공·가동, 설비용량, 재배 작물, 발전량, 제도 변화가 확인되면 판본을 올려 갱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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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과기후는 영농형 태양광 개별사업 레지스트리를 공개 1차 출처만으로 계속 넓히고 있습니다. 원문으로 확인되는 사업을 알고 계시면 알려주세요. 다음 판본에 검증 절차를 거쳐 반영하겠습니다.
참고문헌
-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신·재생에너지 보급통계」 연도별 발전량(2017~2024) 및 연도별 발전설비 누적 보급용량(2017~2024). knrec.or.kr
- 산업통상자원부(2025.2.21),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주요내용」 — 8쪽 ‘발전량 및 발전비중 전망’ 표(재생e·신e 분리 표기), 5~6쪽 ‘재생에너지 보급전망’ 표(2025년 39.0GW → 2038년 121.9GW). korea.kr 보도자료 별첨
- e-나라지표, 「에너지원별 발전량 현황」 지표 설명 —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사업용 설비 기준 집계(자료: 전력통계월보, 한국전력통계).
- 농림축산식품부 보도자료(2026.5.7), 「영농형 태양광법 국회 본회의 통과」.
- 농림축산식품부 보도자료(2026.7.30), 「안성 현매리 송죽마을 주민참여형 영농형 태양광 착공」.
- 농림축산식품부(2021.3), 「2020년 자체평가 결과보고서」 — 영농형 태양광 재배모델 실증사업 대상지·작물.
- 농림축산식품부(2021.11.22) 설명자료 — 2021년 재배모델 실증연구 대상 지역·작물.
- 농촌진흥청 영농현장정보 게시물(2022.4.26) — 전라남도농업기술원 400kW 영농형 태양광 구축.
-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서부농업기술센터(2021.9.28), 원예작물 영농형 태양광 재배모델 실증시험 자료.
- 순천시 보도자료(2026.6.29), 승주읍 수도작·서면 구만리 밭작물 영농형 태양광 실증단지.
- 광주광역시(2026.3.11), 본량동 기업 RE100 연계 영농형 태양광 상생협약 자료.
- 한국전력공사, 태안 영농형 태양광 주민지원 설비 사업 소개.
- 영남대학교 보도자료(2019.7.17), 농업 생산성 향상 태양광 개발 실증단지.
-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2025.2.28), 지방 탄소중립 이행계획 자료 — 재배모델 실증단지 선정 시군.
- 사단법인 식량과기후, 「국내 영농형 태양광 개별사업 레지스트리」(2026-08-13 판, 29건) 및 수집 방법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