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배출량 1위는 벼도 소도 아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공표하는 농업분야 온실가스 통계에서 2022년 농업 배출량은 24.4백만 톤이다. 구성은 벼 재배 7.1, 가축 분뇨 6.7, 장내 발효 6.1, 농경지 토양 2.9백만 톤 순이고, ‘에너지’는 1.4백만 톤으로 가장 작은 항목에 속한다.
이 글은 그 ‘에너지’ 항목을 실제 연료 사용량에서 다시 계산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면세유 공급실적과 전력거래소의 판매전력량은 모두 실측 통계이므로, 여기에 배출계수를 적용하면 농업이 실제로 태운 연료와 쓴 전기의 배출량을 직접 구할 수 있다.
공식 통계가 농업 에너지로 잡는 140만 톤과, 실제 연료·전력 사용량에서 계산한 1,295만 톤 사이에는 9배의 차이가 있다. 이 차이가 어디서 생기는지가 이 글의 주제다.
기름은 ‘에너지’로, 전기는 ‘전환’으로 흩어진다
차이의 성격은 두 갈래로 나뉘며, 둘을 구분하지 않으면 숫자를 잘못 쓰게 된다.
첫째, 면세유다. 농업기계와 시설이 태운 기름에서 나온 배출은 국가 인벤토리 안에 이미 들어 있다. 다만 ‘농업’이 아니라 ‘에너지 연소’ 부문에 기록된다. 그중 농업 몫으로 분류된 것이 140만 톤인데, 면세유 공급실적으로 직접 계산하면 371만 톤이 나온다(2022년, 유종 8종 전량 기준). 차이 231만 톤은 국가 총배출량에는 이미 포함돼 있으면서 농업의 것으로는 세어지지 않는 몫이다.
이 격차는 이미 학술적으로 지적된 바 있다. 박건진 외(2024)는 2021년 농업에너지 배출량을 372.6만 톤으로 산정하고, 공식 통계 141만 톤과 231.6만 톤의 차이가 있다고 보고했다. 원인으로는 농림어업을 합산한 뒤 어업분을 빼는 방식의 한계, 농업용 화물차·굴삭기 등이 다른 부문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지목됐다. 이 글이 같은 방식으로 2021년을 계산한 값은 372.1만 톤으로, 논문 산정치와 0.13% 차이다.
둘째, 전기다. 농사용 전기를 만들면서 발전소에서 나온 배출은 전환부문에 기록된다. 이는 회계 규칙상 정상이며, 농업으로 옮겨 적으면 국가 총배출량에서 이중계상이 된다. 다만 “농업이라는 활동이 유발하는 배출”을 보려 할 때는 빠뜨릴 수 없는 몫이기도 하다.
다시 계산하면 농업 배출은 9.5% 늘어난다
면세유만 제자리로 옮겨도 농업 배출량은 눈에 띄게 달라진다.
| 구분 | 농업 배출량 | 국가 대비 비중 | 농업 내 에너지 비중 |
|---|---|---|---|
| ① 공식 인벤토리 | 24.4 | 3.37% | 5.7% |
| ② 면세유 재배치 반영 | 26.7 | 3.69% | 13.9% |
| ③ 전기 간접배출 포함(탄소발자국) | 35.9 | 4.96% | — |
면세유를 실측 기준으로 반영하면 농업 배출량은 9.5% 늘어난다. 농업 안에서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5.7%에서 13.9%로 2.4배가 된다. 전기까지 포함해 농업 활동의 탄소발자국으로 보면 국가 대비 비중은 3.37%에서 4.96%로 올라간다.
농업 온실가스 대책이 오랫동안 벼 재배 물 관리와 가축 분뇨 처리에 집중돼 온 데에는 통계적 근거가 있었다. 그 통계에서 에너지가 가장 작은 항목이었기 때문이다. 위 수치는 그 전제를 다시 보게 한다.
35년 동안 무엇이 줄고 무엇이 남았나
면세유 공급량은 2000년 230.0만㎘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 133.6만㎘까지 줄었다. 정점 대비 42% 감소다. 배출량으로 환산하면 같은 기간 607만 톤에서 350만 톤으로 줄었다. ※ 이 글의 면세유 배출량은 유종 8종 전량을 환산한 값이다. 중유·LPG·부생연료유(2024년 공급량의 4.2%)를 빼고 경유·등유·휘발유 3종만으로 보수적으로 산정하면 2024년 값은 325만 톤이 되며, 「온실가스 인벤토리 리포트 2026」은 그 기준을 쓴다. 두 값은 어긋난 것이 아니라 포함 범위가 다르다.
그러나 총량 감소만 보면 내부에서 일어난 재편을 놓친다.
2000년과 2024년을 비교하면 경유 −47.2%, 중유 −83.9%, 윤활유 −97.5%, 휘발유 −35.7%다. 반면 LPG는 2,533t에서 15,574t으로 6.1배가 됐고, 2015년 통계에 처음 등장한 부생연료유는 2020년 25,913㎘까지 늘었다가 2024년 24,343㎘로 다시 줄었다.
난방유는 전기로 대체되지 않았다
시설원예 난방이 기름에서 전기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은 현장에서 널리 이야기되는 변화다. 데이터는 이를 부분적으로만 뒷받침한다.
면세유를 난방·건조용(등유·중유·부생연료유)과 동력용(경유·휘발유)으로 나누면, 줄어든 쪽은 동력용이다. 난방·건조용은 2010년 288,367㎘에서 2024년 381,165㎘로 오히려 32% 늘었다.
난방·건조용 유류의 움직임은 단조롭지 않다. 2000년 539,224㎘에서 2010년 288,367㎘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가, 2020년 472,179㎘로 64% 반등했고, 다시 2024년 381,165㎘로 줄었다. 감소와 반등이 번갈아 나타난다.
이 시기 국제 유가는 2011~2014년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다가 2015~2020년 크게 낮아졌다. 난방유 사용량이 줄어든 구간과 유가가 높았던 구간, 다시 늘어난 구간과 유가가 낮았던 구간이 대체로 겹친다. ※ 이 통계만으로 인과를 확정할 수는 없지만, 연료 선택이 상대가격에 반응해 양방향으로 움직였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전환이 설비 교체로 굳어졌다면 유가가 내려가도 되돌아오지 않는다. 되돌아왔다는 것은 상당 부분이 기존 설비를 유지한 채 연료만 오간 결과일 수 있다는 뜻이다.
2015년, 전기가 기름을 넘어섰다
유류와 전기를 같은 열량 단위로 놓으면 농업에너지의 무게중심이 언제 옮겨갔는지 볼 수 있다.
| 연도 | 면세유 | 농사용 전기 | 합계 | 전기 비중 |
|---|---|---|---|---|
| 2010 | 69,231 | 38,355 | 107,586 | 35.7% |
| 2015 | 54,879 | 56,529 | 111,408 | 50.7% |
| 2020 | 50,480 | 68,504 | 118,984 | 57.6% |
| 2022 | 50,638 | 77,112 | 127,750 | 60.4% |
| 2024 | 47,847 | 75,918 | 123,765 | 61.3% |
2015년을 전후로 전기가 유류를 넘어섰고, 2024년에는 농업에너지의 61.3%가 전기다. 농사용 전력 판매량은 2001년 6,142GWh에서 2025년 21,523GWh로 250%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판매전력량 증가율은 113%였으므로, 농업의 전력 수요는 국가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늘었다. 전체 판매전력량에서 농사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2.38%에서 3.92%로 올라갔다.
배출량에서도 전기의 몫이 더 크다. 2022년 농업에너지 배출 1,295만 톤 가운데 전기가 924만 톤으로 71.4%를 차지한다. 농업의 탄소 문제가 상당 부분 전력 부문의 문제가 됐다는 뜻이다.
이는 농업이 손해만 보는 구조는 아니다. 전력의 배출계수가 내려가면 농업 배출도 함께 내려가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
| 연도 | 판매량(GWh) | 전력배출계수(tCO₂eq/MWh) | 간접배출(만 톤) |
|---|---|---|---|
| 2018 | 18,504 | 0.5404 | 1,000 |
| 2020 | 19,029 | 0.4484 | 853 |
| 2021 | 20,603 | 0.4509 | 929 |
| 2022 | 21,420 | 0.4312 | 924 |
| 2023 | 20,763 | 0.4173 | 866 |
2018년과 2023년을 비교하면 농사용 전력 사용량은 12.2% 늘었는데 배출량은 오히려 13.4% 줄었다. 같은 기간 전력배출계수가 0.5404에서 0.4173으로 22.8% 낮아진 결과다. 발전 부문의 탈탄소가 농업 배출을 대신 줄여준 셈이다.
뒤집어 보면 이렇다. 농업에너지 배출의 71%는 농업이 직접 통제하기 어려운 변수에 달려 있다. 농업 부문의 계획이 전력 수요 관리와 농촌 재생에너지를 다루지 않으면, 줄일 수 있는 배출의 대부분은 다른 부문의 손에 남는다.
면세유 혜택은 이미 줄고 있다
제도 자체의 무게도 달라지고 있다. 면세유의 리터당 면세 혜택은 2010년 590.3원에서 2024년 427.0원으로 명목 기준 28% 줄었다.
면세유의 혜택은 ‘면제해 주는 세금’이므로, 일반 유류세가 내려가면 자동으로 함께 줄어든다. 정부는 2021년 11월 유류세를 20% 인하한 뒤 2022년 5월 추가 인하를 거쳐 7월에는 법정 최대인 37%까지 확대했고, 이후 단계적으로 축소하며 인하 조치를 이어오고 있다. 같은 기간 경유의 리터당 면세 혜택은 2021년 641.3원에서 2022년 538.2원, 2023년 483.2원으로 내려갔다.
전체 소비자를 위한 유류세 인하가 면세유를 쓰는 농가의 상대적 이점은 오히려 줄이는 구조다. 면세유 제도를 ‘유지할 것인가 폐지할 것인가’로 묻기 전에, 제도의 실질 지원력이 이미 축소돼 왔다는 사실을 함께 놓을 필요가 있다.
제도 설계를 둘러싼 쟁점 자체는 「면세유와 농사용 전기, 어디로 가야 할까」에서 따로 다뤘다.
측정되지 않으면 전환되지 않는다
농업이 쓰는 기름과 전기의 탄소발자국은 2022년 1,295만 톤으로, 농업의 어떤 단일 배출원보다 크다. 그런데 이 배출은 농업 통계에서는 140만 톤으로만 보인다. 유류는 에너지 부문에, 전기는 전환 부문에 나뉘어 기록되기 때문이다.
이 분류는 국제 기준에 따른 것이고 그 자체로 잘못은 아니다. 문제는 결과다. 농업계에서는 에너지가 자기 의제로 여겨지지 않고, 에너지 정책에서는 농업이 작은 부문으로 취급된다. 어느 쪽의 계획에도 온전히 들어가지 않는 영역이 생긴다.
데이터가 가리키는 지점은 세 가지다.
첫째, 산정 체계다. 면세유 공급실적은 유종별·지역별로 집계되는 실측 통계이고, 이 글의 산정치가 선행 연구와 0.13% 차이로 일치하는 것에서 보듯 활용 가능한 자료다. 농림어업 합산 후 어업분을 빼는 현행 방식 대신 이 자료를 직접 쓰면 농업 에너지 배출량을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둘째, 난방이다. 난방·건조용 유류는 줄지 않았고 유가에 따라 오갔다. 연료를 바꾸는 것으로는 되돌아올 여지가 남는다. 히트펌프·지열처럼 설비 자체를 바꾸는 전환이라야 상대가격이 변해도 유지된다.
셋째, 전력이다. 농업에너지 배출의 71.4%가 이미 전기에서 나오고, 2018~2023년 배출 감소는 대부분 발전 부문의 탈탄소가 만들어낸 결과였다. 농업이 스스로 줄이려면 농사용 전기의 수요 관리와 농촌 재생에너지가 농업 부문 계획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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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자료의 한계 — ① 전력 간접배출은 소비단 기준 단년도 확정계수를 적용했고, 2019·2024년 계수는 공표되지 않아 배출량 산정은 2020~2023년으로 한정했다(2010·2015·2024년은 열량 기준으로만 다뤘다). 발전단 기준(2023년 0.3844)을 쓰면 값이 낮아진다. ② 면세유 원표의 유종별 값을 합하면 ‘계’ 열과 ±1~2 단위 어긋나는 곳이 있어, 모든 총계는 원표 ‘계’ 열의 공표값을 그대로 사용했다. ③ 유가와 난방유 사용량의 관계는 시기 중첩만 확인한 것으로 인과관계가 아니다.
- 농림축산식품부, 「2025 농림축산식품 주요통계」, (5) 농업기계용 면세유류 공급실적, p.280~281 (자료: 농업정책관 농업경영정책과).
- 농림축산식품부, 「농업분야 온실가스 배출량 통계(2024년 인벤토리)」, 2025.8.5 (자료: 농촌탄소중립정책과).
- 한국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EPSIS), 「판매전력량 – 계약종별」, 2001~2025.
- 박건진·이은지·김필수·김정·남재작·최상진, 「농업 에너지 부문 온실가스 및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산정방법 개선에 관한 연구」, Journal of Climate Change Research, 15(6), 2024, pp.1129–1148.
- IPCC, 2006 IPCC Guidelines for National Greenhouse Gas Inventories, Vol.2 Energy (순발열량·CO₂ 배출계수 기본값).
- 기후에너지환경부·국가온실가스통계관리위원회, 연도별 확정 전력배출계수(소비단 기준), 2025.12.18 공표 — 2018년 0.5404, 2020년 0.4484, 2021년 0.4509, 2022년 0.4312, 2023년 0.4173 tCO₂eq/MWh.
- 에너지경제연구원, 「유류세 인하 정책의 효과와 시사점」, 에너지경제연구, 22(1), 2023 (유류세 한시 인하 경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