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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가스 플랜트 돔과 농경지 — 축산 분뇨/순환경제 카드
KIFC 리포트

가축분뇨의 1.3%만 에너지가 된다 — 농업 바이오가스의 조건

저자사단법인 식량과기후
발행일

(v2.1)


세계는 이미 움직이고 있다

2024년 세계 바이오에너지 발전 설비는 151GW에 이르렀습니다. 한 해 발전량은 698TWh로, 전년보다 3% 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농업에서 나오는 바이오가스가 주목받습니다. 유럽에서는 재생에너지 생산의 약 8%를 바이오가스가 담당합니다. 이 분야가 만드는 일자리는 세계적으로 390만 개, 2025년 투자 규모는 160억 달러(약 21조 원)로 전망됩니다.

태양광이나 풍력이 아니라 왜 하필 농업 바이오가스일까요. 한 시설이 네 가지를 동시에 하기 때문입니다 — 폐기물을 치우고, 에너지를 만들고, 비료를 남기고, 온실가스를 줄입니다. 게다가 원료인 가축분뇨는 날씨와 상관없이 1년 내내 일정하게 나오고, 그것을 모아 나르는 체계도 이미 갖춰져 있습니다.

한국은 87%가 퇴비, 1.3%만 에너지 (2022년 기준)

가축분뇨 가운데 에너지가 되는 몫은 1.3%입니다. 나머지 87.1%는 퇴비와 액비가 되어 논밭으로 돌아가고, 11.6%는 정화해서 하천으로 내보냅니다.

문제는 가축분뇨가 바이오가스 원료가 될 수 있는 폐기물 가운데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입니다.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을 가장 적게 쓰고 있습니다.

표 1.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을 가장 적게 쓴다
원료가 될 폐기물전체에서 차지하는 몫에너지로 바뀌는 비율
가축분뇨69.3% — 가장 많음1.3% — 가장 낮음
사람 분뇨15.8%
음식물쓰레기6.9%12.5%
하수찌꺼기6.1%51.7%
동식물성 잔재물1.9%

전체 유기성 폐자원 가운데 바이오가스로 처리되는 몫은 약 5.7%이고, 여기서 한 해 3.6억 N㎥의 가스가 나옵니다. 2023년 기준 전국 바이오가스 시설은 112개소인데, 가축분뇨만 처리하는 곳은 3개소입니다.

기반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2024년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12.0%였고, 그 안에서 바이오에너지는 19.8%로 태양광(51.8%) 다음입니다. 쓸 자리는 이미 있는데 분뇨가 그 자리로 가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같은 축산국인데 왜 다를까

표 2. 세 나라를 나란히 놓으면
항목한국독일덴마크
시설 수112개소9,500개 이상약 170개소
분뇨의 에너지화율1.3%약 60%(추정)25% → 목표 60%
나라 전력 기여약 6.7% (29TWh)
도시가스 배관의 바이오메탄0%확대 중40% → 100% 목표
바탕이 된 법·계획바이오가스법 (2023)신재생에너지법 EEG (2000~)바이오가스 행동계획 BAP (1988~)

독일은 2000년 신재생에너지법(EEG)을 시행한 뒤 농장 바이오가스가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핵심은 작은 농장에도 발전차액지원제도(FIT — 정부가 정해진 값으로 오래 전력을 사주는 제도)를 과감하게 적용한 것입니다. 2014년 이후 지원이 줄면서 신규 건설은 멈췄습니다. 그래도 이미 지은 9,500곳이 지금도 나라 전력의 약 6.7%를 대고 있습니다.

덴마크는 인구 560만 명에 돼지 2,500만 마리라는 특이한 조건에서 출발했습니다. 1988년 에너지·농업·환경 세 부처가 함께 바이오가스 행동계획을 만들었고, 그 결과 2025년 현재 도시가스 배관의 40%가 분뇨에서 나온 가스입니다.

바이오가스가 바꾼 세 마을

덴마크 팡엘 — 농가 18곳이 만든 에너지 공동체

1988년 지역 농가들이 스스로 모여 세운 팡엘 바이오가스 시설은 덴마크형 모델의 원형입니다. 반경 15km 안쪽 18~20개 농가에서 날마다 소·돼지 분뇨를 걷어, 하루 12,000㎥의 가스를 만듭니다.

핵심은 분뇨가 농가로 되돌아온다는 점입니다. 분뇨를 낸 농가는 삭히고 남은 소화액을 비료로 돌려받습니다. 소화액은 원래 분뇨보다 냄새가 훨씬 덜하고 영양분을 식물이 더 잘 흡수해, 화학비료 값을 15~30% 줄여 줍니다.

최근에는 규모가 더 커졌습니다. 퇴네르(Tønder) 시설은 해마다 80만 톤이 넘는 소화액을 지역 농가에 비료로 댑니다. 동시에 25,000가구가 쓸 만큼의 바이오메탄을 도시가스 배관에 직접 넣습니다.

독일 펠트하임 — 주민 130명 마을의 에너지 자립

베를린에서 차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브란덴부르크주의 농촌 마을입니다. 주민 130여 명이 사는 이곳은 전기와 난방을 모두 재생에너지로 씁니다. 풍력 55기와 태양광, 그리고 돼지분뇨 바이오가스 열병합발전(연 4.15GWh)의 조합입니다.

여기서 바이오가스가 맡는 역할이 중요합니다. 해가 지고 바람이 멎어도 분뇨는 365일 나옵니다. 태양광·풍력이 쉬는 시간을 메워 주는 전원인 것입니다.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수익은 마을로 돌아가고, 이 마을의 실업률은 0%입니다.

충남 홍성 원천마을 — 한국형 모델의 가능성

주민들이 직접 나선 국내 대표 사례입니다. 2018년 성우농장 이도헌 대표를 비롯한 주민들이 바이오가스 시설 건설에 착수해 2020년 완공했습니다. 하루 110톤의 돼지·소 분뇨를 처리해 시간당 430kW의 전기를 만듭니다.

삭히고 남은 소화액은 액비가 되어 농가로 돌아가고, 그동안 마을을 괴롭히던 악취 문제도 함께 풀렸습니다. 이 마을은 여기에 태양광과 주택 단열을 더해 에너지 자립 마을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한 시설이 푸는 네 가지

표 3. 바이오가스가 만드는 네 갈래 효과
어디에무슨 효과얼마나
에너지수입 LNG를 대신함2030년에 한 해 3,226억 원 절감 전망
기후온실가스 감축폐기물 부문 국가 감축목표의 58.8%까지 채울 수 있음
농업화학비료를 대신함소화액을 쓰면 비료값 15~30% 절감
농촌 경제일자리와 소득분뇨를 10%만 더 활용해도 342개 일자리 + 연 2,100만 유로
환경악취와 수질공기 없이 삭히면 냄새가 크게 줄고, 질소·인이 하천으로 덜 흘러감

제도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2023년 12월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가스의 생산 및 이용 촉진법」(바이오가스법)이 시행됐습니다. 핵심은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자에게 바이오가스를 의무적으로 만들게 하는 것입니다.

표 4. 누가 언제부터 얼마를 만들어야 하나
누구에게언제부터처음 목표2050년 목표
공공2025년50%80%
민간2026년10%80%

2024년에는 환경부가 인천·광주·과천·춘천·횡성·부여·목포·순천 등 8개 지자체를 통합 바이오가스 시설 대상으로 뽑았고, 2025년부터는 공모가 아니라 지정 방식으로 바꿔 속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무엇이 바뀌어야 하나

법은 생겼지만 법만으로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덴마크와 독일의 경험이 가리키는 방향은 세 가지입니다.

  1. 부처 칸막이를 없앤다

    지금은 분뇨가 나오면 농림축산식품부, 시설을 지으면 환경부, 전기를 팔면 산업통상자원부, 소화액을 비료로 인증하면 농촌진흥청입니다. 한 덩어리 사업이 네 곳에 흩어져 있습니다. 독일의 EEG는 에너지·농업·환경을 하나의 법으로 묶었습니다. 덴마크도 1988년 세 부처가 함께 계획을 세운 것이 출발점이었습니다. 범부처 컨트롤타워가 필요합니다.

  2. 농가에 실질적인 몫을 준다

    덴마크 농가는 분뇨를 내면 대가를 받거나 조합원 배당을 받습니다. 독일은 75kW 미만 소규모 농장에도 높은 FIT를 보장했습니다. 한국에는 아직 농가가 분뇨를 낼 경제적 이유가 약합니다. 분뇨 공급에 대한 적정 대가, 소규모 농장형 시설에 대한 지원 상향, 소화액의 공식 비료 인증과 품질 기준이 함께 필요합니다.

  3. 여러 농가가 함께 쓰는 시설을 기본으로 삼는다

    개별 시설이 수지를 맞추려면 젖소 500두, 돼지 2,000두 규모는 되어야 합니다(미국 EPA 기준). 한국 축산 규모에서는 여러 농가가 함께 참여하는 통합형이 현실적입니다. 환경부 사업이 이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2022~2024년 3년간 뽑힌 지자체가 15곳뿐입니다. 2030년까지 최소 50개소로 늘리고, 가축분뇨·음식물쓰레기·하수찌꺼기를 함께 처리하는 모델을 표준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다음 이야기 — 하늘로 가는 바이오에너지

바이오가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지속가능항공유(SAF)가 있습니다. 2024년 세계 SAF 생산량은 13억 리터로 전년(6억 리터)의 약 2.2배가 됐지만, 전체 항공유 수요의 0.3%에 그칩니다. 농업 잔재물이 핵심 원료로 주목받고 있고, EU는 2025년 2%, 2050년 70%를 의무로 섞도록 정해 두었습니다.

SAF가 무엇이고 농업과 어떻게 이어지는지는 지속가능항공유(SAF) 입문에서 따로 다룹니다.

시리즈와 같이 읽기

축산분뇨 바이오가스를 세 편으로 나눠 다룹니다. 이 글은 그중 세 번째로, 바이오가스가 농촌 경제와 제도에서 굴러가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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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World Bioenergy Association. (2025). 2025 Global Bioenergy Statistics.
  • International Energy Agency. (2024). Renewables 2024. Paris: IEA.
  • 농림축산식품부. (2022). 가축분뇨 처리현황.
  • 에너지경제연구원. (2022). 유기성 폐자원 에너지화 현황 및 활성화 방안.
  • 환경부. (2023). 유기성 폐자원 바이오가스화 시설 현황.
  • 환경부. (2023).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가스의 생산 및 이용 촉진법」 시행령·시행규칙.
  • 한국에너지공단. (2024). 2024 신·재생에너지 보급통계.
  • Fachverband Biogas. (2024). Branchenzahlen 2024. 독일바이오가스협회.
  • Danish Energy Agency. (2024). Biogas in Denmark 2024. 덴마크에너지청.
  • Fangel Bioenergy A/S. Plant Factsheet — Fangel Biogas. Odense, Denmark.
  • Neue Energien Forum Feldheim. Energy Self-Sufficient Village of Feldheim. Brandenburg, Germany.
  • Larsen, S. U. et al. (2022). Socio-economic impacts of expanded agricultural biogas in Denmark. Sustainability.
  • IATA. (2025). SAF Production Outlook 2025.
  • European Commission. (2023). ReFuelEU Aviation Regulation (EU 2023/2405).

본 자료는 사단법인 식량과기후(KIFC)가 작성했습니다. 수치는 기준 연도와 집계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