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F(Sustainable Aviation Fuel, 지속가능항공유)는 항공유의 탈탄소 대안입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050년 국제항공 탄소중립을 결의했고(2022), 한국은 2027년 국제선 1% 혼합 의무화로 첫발을 뗍니다. 이 페이지는 SAF의 정의부터 원료, 공정별 종류, 정책 동향까지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한 입문 자료입니다.
왜 SAF가 필요한가
항공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의 약 2~3%를 차지합니다. 비중 자체는 크지 않지만, 배출을 줄이기가 가장 어려운 ‘난감축(hard-to-abate) 부문’으로 꼽힙니다.
자동차나 철도는 전기로 동력을 바꿀 수 있지만, 항공기는 사정이 다릅니다. 배터리의 무게당 에너지는 제트연료의 수십 분의 1 수준이어서, 장거리 비행에 필요한 에너지를 배터리로 실으면 그 무게 때문에 비행기가 뜨기 어렵습니다. 수소 항공기는 기체와 공항 인프라를 새로 설계해야 해 본격 도입은 2030년대 후반 이후로 전망됩니다.
그래서 주목받는 것이 SAF입니다. 기존 항공기·엔진·급유 시설을 그대로 두고도 탄소를 줄일 수 있는, 현재 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ICAO의 2050 Net Zero 결의 (2022) — 2022년 10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제41차 ICAO 총회는 국제항공 부문의 2050년 탄소중립을 장기목표(LTAG, Long-Term Aspirational Goal)로 채택했습니다. 동시에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도 강화했습니다. SAF 확대는 이 목표 달성의 핵심 수단으로 명시되었습니다.
| 수단 | 작동 원리 | 기존 인프라 | 상용화 시점 | 주요 한계 |
|---|---|---|---|---|
| SAF | 지속가능 원료로 만든 대체 항공유 | 그대로 사용 | 현재 상용화 | 원료 확보, 높은 가격 |
| 수소 항공기 | 수소 연소 또는 연료전지 추진 | 기체·공항 재설계 | 2030년대 후반~ | 저장·인프라 부담 |
| 전기 항공기 | 배터리 전기 추진 | 신규 기체 필요 | 소형·단거리에 한정 | 배터리 에너지밀도 |
| 운항·기체 효율 개선 | 경량화, 항로·운항 최적화 | 적용 가능 | 현재 진행 중 | 감축 폭이 제한적 |
| 탄소상쇄 (CORSIA) | 배출량을 외부 감축분으로 상쇄 | 즉시 적용 | 현재 운영 중 | 실질적 배출 감축은 아님 |
SAF란 무엇인가, 정의와 작동 원리
정의 — SAF(지속가능항공유)는 화석연료가 아닌 지속가능한 원료로 생산한 항공유로, 화석 항공유의 탈탄소 대안입니다. 화학적 성질이 기존 제트연료와 거의 같아 현재의 항공기와 엔진에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① ‘Drop-in’ 연료 — 갈아끼울 필요가 없다
SAF의 가장 큰 장점은 ‘드롭인(drop-in) 연료’라는 점입니다. 기존 항공기, 엔진, 공항의 급유 시설을 전혀 바꾸지 않고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며, 화석 항공유와 섞어서 급유합니다. 수소나 전기와 달리 새로운 인프라 투자가 필요 없어, 지금 당장 적용 가능한 수단입니다.
② 탄소를 줄이는 원리 — ‘연소’가 아니라 ‘생애주기’
비행기 엔진에서 SAF가 연소될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의 양 자체는 화석 항공유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차이는 연료를 만들기까지의 전 과정, 즉 ‘생애주기(Life Cycle)’에서 발생합니다. 식물 원료는 자라면서 대기 중 CO₂를 흡수하고, 폐식용유 같은 폐기물 원료는 어차피 버려질 자원을 재활용합니다. 생애주기 전체로 계산하면 SAF는 원료와 공정에 따라 화석 항공유 대비 최대 약 80%까지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습니다.
③ ASTM D7566 — 국제 품질 규격
SAF는 항공 안전을 위해 국제표준 ASTM D7566 규격을 충족해야 합니다. 현재 이 규격은 SAF를 화석 항공유와 최대 50%까지 혼합하도록 허용하며, SAF만 100% 단독으로 쓰는 사용 인증은 진행 중입니다.
SAF는 무엇으로 만드나, 원료
SAF가 얼마나 친환경적인지는 결국 ‘어떤 원료로 만드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원료는 크게 폐기물·부산물, 식물 자원, 그리고 전기 기반 합성 원료로 나뉩니다.
- 폐기물·부산물 — 폐식용유, 동물성 유지, 음식물·도시 폐기물. 추가 토지가 필요 없어 현재 SAF의 대부분을 차지.
- 식물 자원 — 볏짚·옥수수대 등 농림업 잔재물, 사탕수수·옥수수 등 당·전분 작물, 미세조류.
- 전기 기반 합성 — 재생전기로 만든 그린수소와 포집한 CO₂를 결합. 원료 제약이 거의 없는 차세대 경로.
| 원료군 | 대표 원료 | 주요 공정 | 장점 | 한계·쟁점 |
|---|---|---|---|---|
| 폐기물 유지 | 폐식용유(UCO), 동물성 유지 | HEFA | 추가 토지 불필요, 즉시 활용 가능 | 공급량이 한정적, 확보 경쟁 심화 |
| 농림업 잔재물 | 볏짚, 옥수수대, 임업 부산물 | FT | 잠재량 풍부, 식량과 비경쟁 | 수집·전처리 비용 부담 |
| 도시 고형폐기물 | 생활폐기물 내 유기물 | FT | 폐기물 처리와 연계 가능 | 성분이 불균질함 |
| 당·전분 작물 | 사탕수수, 옥수수 | ATJ, SIP | 기존 발효 인프라 활용 | 식량과 경쟁(food vs fuel) 우려 |
| 미세조류 | 조류에서 추출한 유지 | HC-HEFA | 단위 면적당 생산성이 높음 | 아직 연구·실증 단계 |
| 그린수소 + CO₂ | 재생전기, 포집한 CO₂ | PtL (e-SAF) | 원료 제약이 거의 없음 | 높은 비용, 대규모 재생전력 필요 |
공정별 종류, SAF는 어떻게 만드나
같은 SAF라도 어떤 원료를 어떤 방식으로 가공하느냐에 따라 공정이 나뉩니다. 국제규격 ASTM D7566은 현재 7개의 생산 경로를 부속서(Annex)로 인증하고 있으며, 아래는 그중 대표적인 공정입니다.
대표 공정 4가지
- HEFA — 폐식용유·동식물성 유지를 수소로 처리. 현재 전 세계 SAF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용화된 주력 공정.
- FT — 목질계·폐기물을 가스로 만든 뒤 액체 연료로 합성(피셔-트롭쉬). 잔재물·폐기물을 쓸 수 있어 잠재력이 큼.
- ATJ — 에탄올·이소부탄올 같은 알코올을 제트연료로 전환(Alcohol-to-Jet). 기존 발효 산업과 연계 가능.
- PtL / e-SAF — 재생전기로 만든 그린수소와 포집한 CO₂를 결합해 합성. 원료 제약이 적지만 아직 비용이 높은 단계.
| 공정 | 풀이 | 주요 원료 | ASTM 부속서 | 혼합 한도 | 상용화 수준 |
|---|---|---|---|---|---|
| HEFA-SPK | 수첨처리 에스터·지방산 | 폐식용유, 동·식물성 유지 | 부속서 2 | 50% | 상용화 (현 SAF 대부분) |
| FT-SPK | 피셔-트롭쉬 합성 파라핀 | 목질계·고형 바이오매스, 폐기물 | 부속서 1 | 50% | 초기 상용화 |
| ATJ-SPK | 알코올-투-제트 | 에탄올·이소부탄올(당·전분) | 부속서 5 | 50% | 초기 상용화 |
| SIP | 합성 이소파라핀 | 발효당 | 부속서 3 | 10% | 제한적 사용 |
| CHJ | 촉매 수열분해 제트연료 | 동·식물성 유지 | 부속서 6 | 50% | 실증·초기 단계 |
| PtL / e-SAF | 전력 기반 합성연료 | 그린수소 + 포집 CO₂ | FT 경로로 인증 | 50% | 시범·초기 단계 |
혼합 한도는 화석 항공유와 섞을 수 있는 최대 비율(부피 기준)이며, ASTM D7566 규격에 따른 값입니다. SPK는 합성 파라핀계 등유(Synthetic Paraffinic Kerosene)를 뜻합니다.
→ 항공기 급유
글로벌 정책 동향
SAF 시장은 시장 원리만으로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화석 항공유보다 비싸기 때문에, 각국은 혼합 의무화와 세제 지원으로 수요와 생산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가장 강력한 의무화 제도인 ReFuelEU Aviation을 시행해, EU 공항에서 출발하는 모든 항공편에 SAF 혼합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합니다. 미국은 의무화 대신 SAF Grand Challenge라는 생산 확대 목표와 세액공제(IRA) 중심으로 접근합니다. 영국도 2025년부터 자체 SAF 의무화를 도입했습니다.
| 국가 / 기구 | 핵심 정책 | 주요 목표 |
|---|---|---|
| ICAO | 장기목표(LTAG), CORSIA | 국제항공 2050년 탄소중립 (2022년 채택) |
| 유럽연합(EU) | ReFuelEU Aviation (의무화) | 2025년 2% → 2030년 6% → 2035년 20% → 2050년 70% 혼합 의무 |
| 미국 | SAF Grand Challenge, IRA 세액공제 | 2030년 연 30억 갤런, 2050년 350억 갤런 생산 |
| 영국 | SAF Mandate (의무화) | 2025년 도입, 2030년 10% 목표 |
| 한국 | SAF 확산 전략·혼합 의무화 | 2027년 국제선 1%로 시작, 단계적 확대 |
한국의 SAF 현황
한국은 2027년부터 국내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항공편에 SAF 1% 혼합을 의무화합니다. 의무화 로드맵을 발표한 것은 아시아에서 처음이며, 유럽에 이어 세계 두 번째입니다.
정부는 1%에서 시작해 단계적으로 비율을 높일 계획입니다. 2030년에는 3~5%, 2035년에는 7~10%를 목표로 제시했으며, 구체적인 수치는 국내 생산 능력과 글로벌 시장 상황을 고려해 추후 확정됩니다. SK에너지,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사들은 이미 SAF 생산과 수출에 나서고 있습니다.
혼합 의무
혼합 의무
혼합 의무
과제와 전망
SAF는 기술적으로 검증된 현실적 대안이지만, 본격 확산까지는 넘어야 할 벽이 있습니다.
- 가격 — SAF는 아직 화석 항공유의 약 2~5배 비쌉니다. 이 비용 격차를 줄이는 것이 확산의 핵심 과제입니다.
- 공급 — 전 세계 SAF 생산량은 아직 항공유 전체 사용량의 1%에도 못 미칩니다. 생산설비 확충이 시급합니다.
- 원료 — 폐식용유 등 한정된 원료를 두고 국가·산업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 기술 — e-SAF 등 차세대 공정의 비용을 얼마나 빨리 낮추느냐가 장기 전망을 좌우합니다.
그럼에도 전망은 분명한 방향을 가리킵니다. 각국의 의무화와 세제 지원, 기술 발전이 맞물리면서 SAF 시장은 2030년대에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SAF는 항공 부문이 2050년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에서 당분간 대체 불가능한 핵심 수단입니다.
이제 본론으로 — 한국의 농업·기후·산업이 어떻게 연결되는가
참고문헌
- ICAO (2022), Long-term global aspirational goal (LTAG) for international aviation.
- European Commission (2023), ReFuelEU Aviation Regulation.
- ASTM International, D7566 — Standard Specification for Aviation Turbine Fuel Containing Synthesized Hydrocarbons.
- 대한민국 정부 (2025), SAF 확산 전략 및 국제선 혼합 의무화 로드맵.
- U.S. DOE/DOT/USDA (2022), SAF Grand Challenge Roadmap.
- ATAG (2024), Facts & Figures — Aviation and Climate Change.
- IEA (2024), Aviation — Energy System.
본 자료는 일반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입문용 정리이며, 정책·수치는 발표 시점에 따라 변동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