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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 펠릿 비료 — 비료의 지정학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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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거울 — 한국 비료안보의 빈틈

저자(사)식량과기후
최종 수정일

3부작 시리즈 2편  |  1부: 비료의 지정학  /  2부: 본 글  /  3부: 비축, 감축, 그리고 순환

한국과 일본은 비료 원료를 해외에 크게 의존하지만 공급 충격에 대비하는 제도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일본은 2022년 12월 비료를 경제안전보장추진법의 특정중요물자로 지정하고 인산암모늄과 염화칼륨의 비축을 지원했습니다. 이 글은 일본의 비축·감축·순환 정책을 거울 삼아 한국 비료안보의 빈틈과 보완 과제를 살펴봅니다.


1. 왜 일본과 비교하는가

국내 비료산업을 국내 통계와 정책만으로 평가하면 익숙한 문제에 시선이 머물기 쉽습니다. 비슷한 수입 의존 구조를 지닌 일본과 비교하면 정책 대응의 공통점과 차이가 더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이 글은 일본 농림수산성의 「비료를 둘러싼 정세」, 농림통계협회의 「포켓 비료 요람」, 일본종합연구소와 농림금융 등의 자료에서 사용하는 분석 틀을 한국에 적용합니다. 원료별 수입 의존도와 비축, 사용량 감축, 국내 자원 활용, 가격 완충 정책을 같은 기준에서 비교합니다.

비교의 초점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일본 비료 비축제도의 시행 경과이고, 다른 하나는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 양국의 비료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2. 일본의 거울로 본 한국 — 같은 취약성, 다른 가시성

일본 농림수산성의 「비료를 둘러싼 정세」는 주요 원료의 수입 의존도와 조달국, 가격 변동, 경제안보 물자 지정 여부를 함께 살핍니다. 이 분석 틀을 한국에 적용하면 두 나라의 취약성과 대응 역량을 같은 기준에서 비교할 수 있습니다.

표 1 — 일본 vs 한국 비료 의존 구조 비교
항목일본한국
요소 자급률부분 생산 (일부 자체 충당)0%
인산암모늄 자급률0%0%
염화칼륨 자급률0%0%
ha당 화학비료 사용량191 kg262 kg
중국 의존도90% (인산암모늄)60~80% (요소·인광석 합산)
경제안보 물자 지정○ (2022년 12월)× (미지정)
정부 비축 의무○ (3개월분, 162억엔 기금)× (자율)

두 나라는 비슷한 공급망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비료 원료 대부분을 수입하고 특정 국가에 대한 조달 의존도도 높아 수출 통제나 물류 차질이 발생하면 함께 흔들릴 수 있습니다. 차이는 충격이 오기 전에 시간을 벌 제도를 얼마나 마련했는지에 있습니다.

표에서 특히 주목할 항목은 비료 사용량과 경제안보 물자 지정 여부입니다.

첫째는 ha당 사용량 262kg입니다. 표의 비교 연도 기준으로 일본보다 37% 많아 같은 가격 충격에도 농가의 비용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일본은 2022년 5월 고도화성비료 가격이 전년 동월보다 55.1% 올랐고, 한국은 같은 시기 요소비료 20kg 한 포대 가격이 1만 600원에서 2만 8,900원으로 상승했습니다.

둘째는 경제안보 물자 지정 여부입니다. 이 차이는 비축의 법적 근거와 재정 지원, 민간 사업자의 역할을 구체화하는 과정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3. 일본의 답 — 경제안전보장추진법과 비축제도 3년차

핵심은 속도다. 2021년 가을 중국 요소 수출 제한 직후, 일본은 법률 → 시행령 → 보조금 → 민간 인정 사업자라는 4단계 파이프라인을 18개월 안에 만들었다.

  • 2022년 5월 경제안전보장추진법(経済安全保障推進法) 제정
  • 2022년 12월 비료를 항생물질·반도체·배터리 등과 함께 11대 특정 중요 물자(特定重要物資)로 지정
  • 2023년 7월 1차 인정 사업자 5개사 — 인산암모늄 1.7개월분, 염화칼륨 2.7개월분 비축 가동
  • 2025년 9월 염화칼륨 3개월분 목표 달성 완료, 인산암모늄 4차 모집 진행 중
  • 비축 예산 — 2022년 추경 + 2023~2025년 본예산 합계 162억엔 기금
표 2 — 일본 비료 안보 4축 정책
정책 도구예산·규모
① 비축경제안전보장추진법(経済安全保障推進法) 기반 민간 비축 + 국가 보조인산암모늄·염화칼륨 3개월분, 162억엔 기금
② 사용량 절감녹색 식료 시스템 전략(みどり食料システム戦略) — 2050년 화학비료 30% 감축농가 보조금 (절감 20% 이상 시)
③ 국내자원 활용가축분뇨 퇴비, 하수오니(下水汚泥) 인 회수(MAP법), 2030년 사용량 2배 목표국내비료자원이용확대대책사업
④ 가격 보조가격폭등 대응(価格高騰対応) 긴급대책 — 절감 농가 인상분 70% 보조788억엔 (令和4년 예비비)

이 네 축 가운데 한국이 특히 주목할 부분은 ③ 국내 자원 활용입니다. 일본은 2023년 12월 개정한 「식료안전보장 강화 정책대강」에서 2030년까지 가축분뇨와 하수오니 유래 비료의 사용 확대를 제시했습니다. 비축이 단기 충격을 흡수하는 수단이라면 국내 자원 활용은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중장기 수단입니다.


4. 한국의 대응 — 같은 위기, 다른 제도

표 3 — 일본 4축 vs 한국 대응 (2021~2026)
일본 (2022~)한국 (2021~)
① 비축경제안전보장추진법 + 3개월분 의무화, 염화칼륨 달성「국가자원안전보장특별법」 제정(2024.2), 비료 원료 미명시. 단기 비축만
② 사용량 감축2050년 30% 감축 (녹색 전략)명시 목표 부재. ha당 262kg 유지
③ 국내 자원 활용하수오니·퇴비 활용 확대, 2030년 2배 목표부숙유기질비료 보조 위주. 하수오니 인 회수 인프라 부재
④ 가격 보조절감 농가에 인상분 70% 보조농협 매입 단가 보조 + 예비비 단기 투입

일본은 위기 이후 법률, 시행령, 보조금, 민간 인정 사업자를 잇는 체계를 마련했습니다. 한국도 2021년 요소수 수급 불안과 2022년 비료 가격 급등을 거쳐 2024년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을 제정했지만, 비료 원료를 상시 관리하는 비축 체계와 책임 주체는 아직 구체화할 여지가 큽니다.

핵심은 일시적 가격 지원을 넘어 평상시에도 비축 비용과 책임을 나누는 체계를 운영하는 것입니다. 일본의 사례는 법적 지정과 재정 지원, 민간 사업자의 역할을 연결했다는 점에서 참고할 만합니다.


5. 새 변수 — 중동 공급망의 불안

2026년 2월 말 중동의 군사 충돌이 확대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비료·에너지 공급망의 위험도 커졌습니다. 이 해협을 통과하거나 페르시아만에서 출발하는 주요 비료 원료의 무역 비중을 보면 잠재적 충격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 글로벌 요소 무역의 약 34~49%가 호르무즈 통과
  • 암모니아 수출의 약 23~29%가 페르시아만 출발
  • 황(인산비료 원료) 수출의 약 45~50%가 호르무즈 통과
표 4 — 미-이란 전쟁의 한일 영향 비교 (2026.2~4)
항목일본한국
IFPRI 암모니아 수입 상위국 포함
비축으로 충격 흡수 가능성○ (KCl 3개월분 가동)× (제도적 비축 부재)
가격 보조 재정 전례○ (788억엔 전례 보유)△ (단기 대응)
봄철 농가 충격 노출흡수 가능 (비축 작동)직접 노출

IFPRI의 2026년 4월 분석은 한국과 일본을 주요 암모니아 수입국으로 제시했습니다. 두 나라 모두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차질에 노출돼 있지만, 일본은 인산암모늄과 염화칼륨 비축을 지원하는 법적·재정적 틀을 먼저 마련했습니다.

비료 가격이 곡물 가격보다 빠르게 오르면 농가는 판매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비용 충격을 떠안을 수 있습니다. 비축은 이 충격을 없애지는 못하지만 추가 물량을 확보하고 지원책을 설계할 시간을 벌어줍니다. 한국도 품목별 적정 비축 기간과 방출 기준을 사전에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6. 한국의 자산 — 그린암모니아 허브의 가능성

한국의 공급망이 취약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암모니아 저장·하역 인프라와 조선·화학 산업의 역량은 새로운 공급망을 설계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자산입니다.

일본은 발전·선박연료용 청정암모니아 도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2023년 2월 미쓰비시상사·롯데케미칼·RWE는 미국 텍사스에서 청정암모니아 생산 프로젝트를 공동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이 협력은 한국 기업이 동아시아 청정암모니아 공급망의 한 축을 담당할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울산은 대규모 암모니아 저장·하역 인프라를 갖추고 있습니다. 2026년에는 재생에너지 기반 암모니아의 도입과 암모니아 추진선 연료 공급 사례가 이어지며 청정암모니아 허브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울산의 암모니아 인프라는 동아시아의 에너지 전환과 비료 공급망을 연결할 잠재력이 있습니다. 다만 이 가능성이 실제 비료안보로 이어지려면 저장·수입 인프라와 농업용 원료 공급을 연결하는 제도와 계약이 필요합니다.

다만 현재 한일 청정암모니아 협력은 선박연료와 발전연료 중심입니다. 농업용 원료 공급은 별도로 설계되지 않았습니다. 에너지용 공급망이 비료안보에도 기여하려면 농업용 물량과 가격, 우선 공급 조건을 계약에 반영해야 합니다.


7. 한국 비료안보를 위한 5가지 과제

(1) 비료 원료를 「국가자원안전보장특별법」 핵심 자원에 즉시 추가
현행 법체계에서 비료 원료를 관리 대상에 포함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가능하다면 시행령과 고시를 통해 대상 품목과 관리 기준을 구체화해야 합니다.

(2) 농협 중심의 한국형 비축 체계
농협경제지주와 비료업체의 기존 저장·유통망을 활용해 공공 비축과 민간 분산 비축을 결합할 수 있습니다. 목표 물량과 예산은 품목별 수입량, 저장 비용, 재고 회전 주기를 바탕으로 별도 산정해야 합니다.

(3) 녹색 전략 한국판 — 정밀시비 의무화 우선, 30% 감축은 단계적
토양검정 기반 시비 처방을 먼저 확대하고, 작물별 감축 가능성과 수량 영향을 검증한 뒤 단계적인 사용량 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농촌진흥청과 지방 농업기술센터의 토양검정 인프라를 출발점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4) 하수오니 인 회수 — 환경부·농식품부·국토부 3부 협력 사업화
하수오니에서 인을 회수하는 시설을 광역 하수처리장 단위로 시범 도입하고, 비료 원료의 안전 기준과 품질 인증, 수요처 확보를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5) 한일 그린암모니아 공동 공급망에 농업용 분기 라인 명시
산업통상자원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 공동 협의체를 구성해 청정암모니아 공급망에서 농업용 수요를 별도로 검토하고, 비상시 우선 공급 원칙을 협력 의제에 포함해야 합니다.


8. 거울이 보여준 것

한일 비교에서 확인되는 결론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차이는 자원보다 제도에서 벌어집니다. 두 나라 모두 주요 비료 원료를 수입하지만 일본은 법적 지정과 재정 지원, 민간 사업자를 연결해 비축 체계를 운영했습니다. 한국도 일시적 대응을 상시 관리 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공급망 불안은 비료안보를 더 미룰 수 없다는 신호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가 흔들리면 한국과 일본 모두 충격을 받습니다. 비축은 만능 해법이 아니지만 대체 조달과 농가 지원을 준비할 시간을 확보하는 안전판이 됩니다.

일본의 사례를 그대로 옮기는 것이 답은 아닙니다. 한국의 수입 구조와 농협 유통망, 화학·항만 인프라에 맞춰 비축 주체와 목표 물량, 방출 기준, 비용 분담 방식을 구체화해야 합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위기 때마다 임시 대책을 되풀이하는 일이 아니라 평상시에 작동하는 제도를 설계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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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일본 농림수산성. 「肥料をめぐる情勢 令和7년 9월판」.
  2. 농림통계협회. 「ポケット肥料要覧 2024·2025」.
  3. 일본종합연구소. 「농업자재 안정공급 확보 조사」(2022).
  4. 농림금융. 「肥料をめぐる動向と今日的課題」(2023.5).
  5. 야노경제연구소(矢野経済研究所). 비료 시장 분석(2023.8).
  6. IFPRI. Iran War Fertilizer Brief (2026.4).
  7. CSIS. Iran Fertilizer Supply Chain Report (2026.3).
  8. CNBC, Fortune, World Bank Pink Sheet. 비료 가격 시계열 (2026.4 기준).
  9. 한국비료협회. 「비료연감」 각 호. 관세청 수입 통계.
  10. 산업통상자원부. 「국가자원안전보장특별법」 시행 현황 (2025.2~).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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