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이후 비료 원자재 가격은 5번의 큰 위기를 겪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2020년대 들어 가격이 오르면서 동시에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달러 강세(환율 상승)까지 겹치면 한국 농가가 부담하는 원화 가격은 국제 시세보다 훨씬 더 큰 폭으로 움직입니다.
1. “비료 가격이 왜 이렇게 출렁이지?” — 먼저 알아둘 것
비료 원자재 가격을 이해하려면 두 가지 개념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① 평균 가격 (level): 한 시기 동안 가격이 얼마였는지. 예: 1990년대 요소 평균 약 110~125달러 → 2020년대 421달러.
② 변동성 (volatility): 그 시기 동안 가격이 얼마나 출렁였는지. 농경연 보고서는 이를 “변이계수”(표준편차 ÷ 평균)로 측정했습니다. 변이계수 0.05는 매우 안정적, 0.50 이상이면 가격이 심하게 출렁였다는 의미입니다.
2. 50년간의 가격: 4단계 상승
197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50년 동안 비료 원자재 가격은 어떻게 변해왔을까요. 연대별 평균 가격을 보면 상승이 얼마나 구조적으로 진행됐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아래 그래프는 주요 원자재 4종의 연대별 평균 단가를 비교합니다.
아래 표에서 연대별 수치와 시기별 특징을 함께 확인합니다.
| 시기 | 요소 | 인광석 | DAP | 염화칼륨 | 특징 |
|---|---|---|---|---|---|
| 1970년대 | $107 | $33 | $148 | $53 | 1·2차 석유파동 충격 |
| 1980~1990년대 | $110~125 | $33~38 | $168~170 | $87~110 | 장기 안정기 |
| 2000년대 | $212 | $83 | $282 | $212 | 애그플레이션·금융위기 |
| 2010년대 | $292 | $119 | $292 | $313 | 중국 수출관세 도입 |
| 2020년대 | $421 | $184 | $562 | $460 | 러-우 전쟁·중국 수출제한 |
출처: World Bank Commodity Markets, 농경연 R2025-11
요소 가격은 1990년대 평균 110~125달러에서 2020년대 평균 421달러로 약 3~4배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DAP는 168~170달러 → 562달러(약 3.3배), 염화칼륨은 110달러 → 460달러(4.2배) 상승했습니다.
특히 1980~1990년대는 비료 원자재 가격이 20년 가까이 안정되었던 시기입니다. 그러다 2000년대부터 본격적인 상승 국면이 시작됐습니다.
3. 5번의 위기 — 어떤 일이 있었나
위기 1 — 1차 석유파동 (1973년 10월)
OPEC이 원유 가격을 인상하자 요소·암모니아 생산에 핵심 원료인 천연가스 가격도 함께 급등했습니다. 1970년대 요소 변이계수는 0.747로 매우 격렬했습니다.
위기 2 — 2차 석유파동 (1979년)
이란 혁명이 도화선이었습니다. 1차 파동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또 한 번 가격이 흔들렸습니다.
위기 3 — 애그플레이션 + 금융위기 (2007~2009년)
신흥국 곡물 수요 증가, 바이오연료 확대로 옥수수·대두 가격이 급등하자 농민들이 비료를 더 사기 시작했고, 그 수요 증가가 비료 원자재 가격으로 전이됐습니다. 2000년대 인광석 변이계수는 1.209(역대 최고), DAP는 0.768로 폭발적 변동성을 보였습니다.
위기 4 — 중국 수출관세 (2010년 12월~2011년 6월)
중국이 자국 비료 산업 보호를 위해 비료 원자재에 110%의 수출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단기간이었지만 가격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위기 5 — 러-우 전쟁 + 중국 수출 제한 (2022년~)
2022년 2월 러-우 전쟁 발발로 러시아·벨라루스 수출이 위축됐고, 중국의 요소·DAP 수출 제한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2022년 한 해에만 비료 원자재 가격이 전년 대비 거의 2배 뛰었습니다.
4. 2020년대의 새로운 현상: 가격도 오르고, 변동성도 크다
2020년대 비료 시장의 변화는 단순한 가격 상승이 아닙니다. 평균 가격이 오르는 동시에 가격의 출렁임(변동성)도 함께 커졌습니다. 변이계수는 가격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값이 클수록 가격 흔들림이 심하다는 의미입니다. 아래 그래프는 1990년대(안정기)와 2020년대(현재)의 변이계수를 원자재별로 비교합니다.
아래 표에서 원자재별 수치를 1990년대와 2020년대로 직접 비교합니다.
| 원자재 | 1990년대 | 2020년대 | 변동성 변화 |
|---|---|---|---|
| 요소 | 0.054 | 0.460 | 8.5배 증가 |
| 인광석 | 0.105 | 0.526 | 5.0배 증가 |
| DAP | 0.159 | 0.286 | 1.8배 증가 |
| 염화칼륨 | 0.054 | 0.573 | 10.6배 증가 |
출처: 농경연 R2025-11 그림 3-2
1990년대에는 변이계수가 0.054~0.159로 매우 안정적이었습니다. 2020년대에는 0.286~0.573으로 뛰었습니다. 평균 단가가 400달러인 시장에서 가격이 200~600달러 사이를 오간다는 의미입니다.
농경연 보고서: “2020년대에는 평균 가격이 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 가격 상승과 불안정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5. 가격이 함께 움직이는 이유: 동조성의 강화
비료 원자재 가격은 서로, 그리고 원유·곡물 가격과도 함께 움직입니다. 이 동조성이 시간이 지나면서 얼마나 강해졌는지를 보면 현재 위험 구조가 더 선명하게 보입니다. 아래 표는 1979~1999년과 2000~2025년 두 시기의 가격 상관계수를 비교합니다. 값이 1에 가까울수록 두 가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의미입니다.
| 가격 쌍 | 1979~1999년 | 2000~2025년 | 동조성 강화 |
|---|---|---|---|
| 요소 ↔ DAP | 0.77 | 0.90 | ↑ |
| 요소 ↔ 염화칼륨 | 0.34 | 0.83 | ↑↑ |
| DAP ↔ 원유 | 0.37 | 0.75 | ↑↑ |
| 요소 ↔ 옥수수 | 0.65 | 0.78 | ↑ |
| 인광석 ↔ DAP | 0.55 | 0.64 | ↑ |
출처: 농경연 R2025-11 표 3-2·3-3
2000년 이전에는 상관계수가 0.3~0.7 수준으로 적당히 연동되었지만, 이후에는 대부분 0.7~0.9로 강화되었습니다.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암모니아·요소 생산에 천연가스가 핵심 원료라 원유·가스 가격이 오르면 비료 가격도 따라 오릅니다. 둘째, 곡물 가격이 오르면 농민들이 더 많이 심기 위해 비료를 더 사면서 비료 가격도 따라 오릅니다. 셋째, 글로벌 금융 자본이 원유·곡물·비료를 같은 포트폴리오로 묶어 거래합니다.
비료 위기는 항상 다른 위기와 동시에 옵니다. 농가가 가장 어려울 때 비료가 가장 비쌉니다.
6. 환율의 함정: 달러 가격은 떨어졌는데 원화 부담은 그대로
국제 가격만 보면 상황이 개선된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농가가 실제로 부담하는 것은 원화 가격입니다. 달러 단가가 내려가도 환율이 오르면 원화 부담은 줄어들지 않습니다. 아래 표는 2021년을 기준으로 요소 달러 단가·환율·원화 환산액·부담지수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 시점 | 요소 단가($/톤) | 환율(원/$) | 원화 환산(원/톤) | 부담지수 |
|---|---|---|---|---|
| 2021년 상반기 (기준) | 354 | 1,117 | 395,418 | 100 |
| 2022년 하반기 (폭등) | 868 | 1,346 | 1,168,328 | 296 |
| 2023년 하반기 | 386 | 1,322 | 510,292 | 129 |
| 2024년 하반기 | 395 | 1,377 | 543,915 | 138 |
출처: 한국비료협회·한국은행, 부담지수는 저자 환산 (2021 상반기=100 기준)
2024년 하반기 요소의 달러 가격은 395달러로, 2022년 폭등기(868달러)의 45.5%까지 떨어졌습니다. 달러 기준으로는 정상화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같은 기간 환율은 1,117원에서 1,377원으로 23% 상승했습니다. 그 결과 원화 환산 부담지수는 여전히 138 — 2021년 대비 38% 더 높습니다.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는 보통 달러가 강해집니다(안전자산 선호). 즉 국제 비료 시세가 오를 때 환율도 함께 오르고, 한국 농가의 부담은 이중으로 커지는 구조입니다.
시사점: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① 가격은 더 자주, 더 크게 출렁일 것이다. 1990년대 같은 안정기는 다시 오기 어렵습니다. 2020년대의 평균 가격 상승과 변동성 증가는 새로운 정상(new normal)으로 보아야 합니다.
② 충격은 항상 함께 온다. 비료·원유·곡물 가격이 함께 움직이므로, 비료 한 가지에만 대응하는 정책은 부족합니다.
③ 환율 변수가 결정적이다. 국제 시세가 안정되어도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 농가 부담은 줄지 않습니다. 가격차손 보전, 비축 활용 등 환율 충격을 흡수할 정책 수단이 필수입니다.
④ 2022년 같은 폭등기를 또 만나게 될 것이다. DAP·KCl 전략 비축, 조기경보시스템, 수입선 다변화는 “혹시 모를 대비책”이 아니라, 언젠가 반드시 겪게 될 사건에 대한 준비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 모든 위험이 한국의 식량안보로 어떻게 전이되는지 — 공급망이 끊기면 무엇이 일어나는지 산업연관분석 결과를 통해 살펴봅니다.
시리즈 전체 — 비료가 없으면 밥이 없다
- 한국 비료 산업의 구조를 해부하다
- 줄어드는 비료 — 반토막 난 생산과 사용의 현실
- 원자재 전량 수입, 세계 비료 생산은 어떻게 편중되어 있나
- 50년간의 가격 폭등사와 환율의 함정 (이 글)
- 비료와 식량안보, 공급망이 끊기면 무엇이 일어나나
참고문헌
- 김정승·박지연·안주영(2025). 「무기질 비료 산업의 지속성 확보를 위한 과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R2025-11.
- 한국비료공업협회. 「비료와 식량」 각 호.
- World Bank Commodity Markets — 원자재 월별 가격 시계열 (1970.1~2025.3).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 환율 시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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