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 원료 가격을 읽을 때는 가격 수준과 변동성을 구분해야 합니다. 국제가격이 내려가더라도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국내 조달비용은 충분히 낮아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50년의 가격 흐름을 따라가며 두 지표와 환율의 관계를 쉽게 설명합니다.
1970년대 이후 비료 원료 가격은 에너지 위기, 곡물 수요 확대, 수출 제한과 전쟁을 거치며 여러 차례 급등했습니다. 2020년대에는 이전 안정기에 비해 평균 가격과 변동성이 모두 높아졌습니다. 한국에서는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더해져 달러 표시 국제가격과 원화 조달비용이 다르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1. 가격 수준과 변동성은 어떻게 다른가
비료 원료 가격을 읽을 때는 ‘얼마나 비싼가’와 ‘얼마나 자주 크게 움직이는가’를 나누어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① 평균 가격(price level)은 일정 기간의 전반적인 가격 수준입니다. 예를 들어 요소의 연대별 평균은 1990년대 약 110~125달러에서 2020~2025년 3월 평균 421달러로 높아졌습니다.
② 변동성(volatility)은 같은 기간 안에서 가격이 얼마나 크게 오르내렸는지를 뜻합니다. 보고서는 표준편차를 평균으로 나눈 변이계수를 사용했습니다. 값이 클수록 평균에 비해 가격의 흔들림이 컸다는 의미이며, 품목이나 기간이 다를 때 변동성을 비교하는 데 유용합니다.
2. 50년 장기 흐름으로 본 가격 수준
1970년대부터 2025년 3월까지의 명목 달러 가격을 연대별 평균으로 묶으면 장기적인 수준 변화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물가를 반영한 실질가격이 아니며, 2020년대 값은 아직 끝나지 않은 기간의 평균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아래 그래프는 주요 원자재 4종의 연대별 평균 단가를 비교합니다.
아래 표에서 연대별 수치와 시기별 특징을 함께 확인합니다.
| 시기 | 요소 | 인광석 | DAP | 염화칼륨 | 특징 |
|---|---|---|---|---|---|
| 1970년대 | $107 | $33 | $148 | $53 | 1·2차 석유파동 충격 |
| 1980~1990년대 | $110~125 | $33~38 | $168~170 | $87~110 | 장기 안정기 |
| 2000년대 | $212 | $83 | $282 | $212 | 애그플레이션·금융위기 |
| 2010년대 | $292 | $119 | $292 | $313 | 중국 수출관세 도입 |
| 2020년대 | $421 | $184 | $562 | $460 | 러-우 전쟁·중국 수출제한 |
명목 달러 기준으로 요소의 연대별 평균은 1990년대 110~125달러에서 2020~2025년 3월 421달러로 높아졌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DAP는 약 168~170달러에서 562달러, 염화칼륨은 약 110달러에서 460달러로 상승했습니다. 이 비교는 장기 방향을 보여주지만 각 연대 안의 고점과 저점을 모두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1980~1990년대는 다른 시기보다 평균 가격과 변동성이 낮았습니다. 2000년대 이후에는 곡물 수요, 에너지 가격, 무역정책과 지정학적 충격이 겹치며 가격 수준과 변동성이 다시 커졌습니다.
3. 가격을 크게 움직인 다섯 차례의 충격
위기 1 — 1차 석유파동 (1973년 10월)
원유 가격 급등과 에너지 시장 불안은 암모니아·요소의 원료비와 생산비를 끌어올렸습니다. 1970년대 요소의 변이계수는 0.747로, 이후 안정기보다 가격 변동이 훨씬 컸습니다.
위기 2 — 2차 석유파동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원유 공급 불안이 커지면서 에너지 집약적인 비료 생산비도 다시 압박을 받았습니다.
위기 3 — 애그플레이션 + 금융위기 (2007~2009년)
신흥국의 곡물 수요 증가와 바이오연료 확대, 에너지 가격 상승, 제한된 생산능력이 함께 작용했습니다. 2000년대 인광석 변이계수는 1.209, DAP는 0.768로 집계돼 연대 평균에 비해 가격의 흔들림이 매우 컸습니다.
위기 4 — 중국 수출관세 (2010년 12월~2011년 6월)
중국은 국내 공급을 우선하기 위해 일부 비료 품목에 계절별 수출관세를 적용했고 한때 세율이 110% 수준까지 높아졌습니다. 주요 수출국의 정책 변화가 국제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위기 5 — 러-우 전쟁 + 중국 수출 제한 (2022년~)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러시아·벨라루스 제재, 중국의 요소·인산이암모늄(DAP) 수출 관리가 공급 불안을 키웠습니다. 품목과 비교 시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2022년 주요 비료 원료 가격은 전년보다 크게 상승했습니다.
4. 2020년대에는 가격 수준과 변동성이 함께 높아졌다
2020년대 비료 시장의 변화는 단순한 가격 상승이 아닙니다. 평균 가격이 오르는 동시에 가격의 출렁임(변동성)도 함께 커졌습니다. 변이계수는 가격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값이 클수록 가격 흔들림이 심하다는 의미입니다. 아래 그래프는 1990년대(안정기)와 2020년대(현재)의 변이계수를 원자재별로 비교합니다.
아래 표에서 원자재별 수치를 1990년대와 2020년대로 직접 비교합니다.
| 원자재 | 1990년대 | 2020년대 | 변동성 변화 |
|---|---|---|---|
| 요소 | 0.054 | 0.460 | 8.5배 증가 |
| 인광석 | 0.105 | 0.526 | 5.0배 증가 |
| DAP | 0.159 | 0.286 | 1.8배 증가 |
| 염화칼륨 | 0.054 | 0.573 | 10.6배 증가 |
1990년대에는 변이계수가 0.054~0.159로 매우 안정적이었습니다. 2020년대에는 0.286~0.573으로 뛰었습니다. 예를 들어 변이계수 0.5는 표준편차가 평균의 절반 정도라는 뜻입니다. 가격이 반드시 특정 범위 안에서 움직인다는 뜻은 아니지만 이전보다 예측과 구매 시점 결정이 어려워졌음을 보여줍니다.
세계은행은 농가의 부담을 판단할 때 비료 가격만 볼 것이 아니라 비료 가격과 농산물 가격의 비율, 즉 구매력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농산물 가격이 약한 상태에서 비료 가격이 오르면 같은 가격 상승이라도 농가 수익성에 더 큰 압박이 됩니다.
5. 비료·에너지·곡물 가격의 연관성이 커진 이유
비료 원자재 가격은 서로, 그리고 원유·곡물 가격과도 함께 움직입니다. 이 동조성이 시간이 지나면서 얼마나 강해졌는지를 보면 현재 위험 구조가 더 선명하게 보입니다. 아래 표는 1979~1999년과 2000~2025년 두 시기의 가격 상관계수를 비교합니다. 값이 1에 가까울수록 두 가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의미입니다.
| 가격 쌍 | 1979~1999년 | 2000~2025년 | 동조성 강화 |
|---|---|---|---|
| 요소 ↔ DAP | 0.77 | 0.90 | ↑ |
| 요소 ↔ 염화칼륨 | 0.34 | 0.83 | ↑↑ |
| DAP ↔ 원유 | 0.37 | 0.75 | ↑↑ |
| 요소 ↔ 옥수수 | 0.65 | 0.78 | ↑ |
| 인광석 ↔ DAP | 0.55 | 0.64 | ↑ |
표에 제시된 가격 쌍은 2000년 이후 대체로 더 높은 상관계수를 보였습니다. 상관계수는 두 가격이 함께 움직인 정도를 보여주지만 한 가격이 다른 가격을 직접 움직였다는 인과관계까지 증명하지는 않습니다. 연관성이 커진 배경은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습니다.
첫째, 천연가스는 암모니아·요소의 원료이자 생산 에너지원이어서 가스 가격이 질소비료 원가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둘째, 곡물 가격과 재배면적 전망은 비료 수요에 영향을 줍니다. 셋째, 전쟁·물류 차질·달러 가치 같은 공통 요인이 에너지·곡물·비료 시장에 동시에 작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료 가격만 따로 보기보다 에너지·곡물·물류·환율을 함께 살펴야 공급망 위험을 더 정확히 판단할 수 있습니다.
6. 환율 효과: 달러 가격 하락이 원화 부담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 때
국제 가격만 보면 상황이 개선된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농가가 실제로 부담하는 것은 원화 가격입니다. 달러 단가가 내려가도 환율이 오르면 원화 부담은 줄어들지 않습니다. 아래 표는 2021년을 기준으로 요소 달러 단가·환율·원화 환산액·부담지수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 시점 | 요소 단가($/톤) | 환율(원/$) | 원화 환산(원/톤) | 부담지수 |
|---|---|---|---|---|
| 2021년 상반기 (기준) | 354 | 1,117 | 395,418 | 100 |
| 2022년 하반기 (폭등) | 868 | 1,346 | 1,168,328 | 296 |
| 2023년 하반기 | 386 | 1,322 | 510,292 | 129 |
| 2024년 하반기 | 395 | 1,377 | 543,915 | 138 |
2024년 하반기 요소의 달러 가격은 395달러로, 2022년 폭등기(868달러)의 45.5%까지 떨어졌습니다. 달러 기준으로는 정상화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같은 기간 환율은 1,117원에서 1,377원으로 23% 상승했습니다. 단순 환산한 부담지수는 138로, 기준 시점인 2021년 상반기보다 38% 높았습니다. 이 지수는 국제 요소 가격과 환율만 곱한 값이므로 운임·보험료·유통비나 정부 지원을 포함한 실제 농가 구매가격과는 다릅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질 때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국제 비료 가격의 하락 효과가 원화 기준으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원화가 강해지면 같은 달러 가격에서도 국내 조달 부담은 낮아질 수 있습니다.
시사점: 가격 위험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① 하나의 가격 전망에 의존하지 않아야 합니다. 최근의 높은 변동성을 고려해 구매 시점과 계약 기간, 비축 물량을 나누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② 여러 지표를 함께 봐야 합니다. 비료 원료 가격뿐 아니라 천연가스·곡물·해상운임·수출규제도 함께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③ 원화 기준 조달비용을 관리해야 합니다. 국제 시세가 안정돼도 원·달러 환율이 높으면 국내 부담은 천천히 낮아질 수 있습니다. 가격 안정 지원과 비축 운영에는 환율 조건도 반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④ 급등 가능성에 대비한 선택지를 미리 마련해야 합니다. 인산암모늄(DAP)·염화칼륨 비축, 조기경보, 수입선 다변화는 충격의 발생 확률과 비용을 함께 낮추는 수단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 모든 위험이 한국의 식량안보로 어떻게 전이되는지 — 공급망이 끊기면 무엇이 일어나는지 산업연관분석 결과를 통해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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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김정승·박지연·안주영(2025). 무기질 비료 산업의 지속성 확보를 위한 과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R2025-11.
- 한국비료공업협회. 「비료와 식량」 각 호.
- World Bank. Commodity Markets Pink Sheet — Historical Monthly Data.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환율과 원료가격이 농업투입재에 미치는 영향: 비료.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원·달러 환율 시계열.
- World Bank(2025). Fertilizer markets soften but remain constrained by trade polici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