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줄어드는 비료, 반토막 난 생산과 사용의 현실

연재비료가 없으면 밥이 없다시리즈 5편

Abstract

한국의 비료 생산량은 2005년 3,950천톤에서 2023년 1,750천톤으로 56% 줄었습니다. 농업용 사용량(성분량 기준)은 2000년 801천톤에서 2023년 388천톤으로 52% 감소했습니다. 수출도 2021년 정점 이후 내리막입니다. 한국 비료 산업은 수요·생산·수출 세 축이 동시에 줄어드는 축소 국면에 있습니다.


1. 생산량: 20년 만에 반토막

2005년에서 2023년까지 18년 사이, 한국의 무기질 비료 생산량은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이 감소를 이해하려면 ‘총 생산량’과 ‘농업용으로 출하된 양’을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아래 그래프는 생산량 전체 추이를 보여줍니다.

그림 1 — 한국 무기질 비료 생산량 추이 (2000~2023, 천 톤)
1,0002,0003,0004,000200020052010201520192023피크 3,9501,750 (−56%)출처: 한국비료협회·농경연 R2025-11

아래 표에서는 농업용 출하 비율 변화를 연도별로 확인합니다.

표 1 — 무기질 비료 생산량 및 농업용 출하량 추이
연도생산량(천 톤)농업용 출하(천 톤)농업용 비율
20003,7301,84249.4%
20053,9501,93549.0%
20102,8151,14040.5%
20151,9821,18459.7%
20192,3111,03044.6%
20212,2871,04645.7%
20222,0391,08453.2%
20231,75097755.8%

출처: 한국비료협회, 농경연 R2025-11 표 4-3

전체 생산량이 급감한 주된 원인은 수출·공업용 물량의 축소입니다. 농업용 출하량은 같은 기간 1,000천톤 안팎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습니다. 그 결과 농업용 비율이 2010년 40.5%에서 2023년 55.8%로 높아졌습니다. 내수 비중이 높아진 것은 수출·공업용이 먼저 줄었기 때문이지, 농업용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2. 농업용 사용량: 절반 아래로

생산량만큼 중요한 것이 실제 농경지에 뿌려지는 양입니다. 농업용 비료 소비량은 질소(N)·인산(P)·칼륨(K)의 성분량 합계로 측정합니다. 아래 그래프는 2000년부터 2023년까지 감소 흐름을 보여줍니다.

그림 2 — 농업용 비료 소비량 추이 (2000~2023, 성분량 기준, 천 톤)
200400600800200020052010201520202023801천톤388천톤 (−52%)출처: 한국비료협회·농경연 R2025-11

아래 표에서 성분별 변화와 단위면적(10a)당 사용량을 연도별로 확인합니다.

표 2 — 농업용 비료 소비량 (성분량 기준, 천 톤)
연도질소(천 톤)인산(천 톤)칼륨(천 톤)합계(천 톤)10a당(kg)
200042317120780138.1
200535416220672237.6
20102368610342523.2
20162589311546627.7
20192518611244927.3
20212609011946929.0
20222287710541025.5
2023220749438824.2

출처: 한국비료협회, 농경연 R2025-11 표 5-1

성분량 합계 기준으로 농업용 소비량은 2000년 801천톤에서 2023년 388천톤으로, 23년간 52% 감소했습니다. 감소 패턴은 두 구간으로 나뉩니다.

2000~2010년: 급락기. 정부의 비료 가격보조 축소·폐지(2005년), 2008년 원자재 가격 폭등, 친환경 농업 확대가 겹치면서 사용량이 10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2010~2023년: 정체 후 재감소. 10a당 사용량은 23~29kg으로 안정됐지만, 경지면적 자체가 줄면서 전체 사용량은 다시 내려갔습니다. 2022년 원자재 폭등 이후에는 농가 비용 부담이 커져 사용량이 추가로 줄었습니다.


3. 국제 비교: 여전히 OECD 최상위 사용국

사용량이 줄었다고 해도, ‘많이 쓰는 나라’에서 ‘덜 쓰는 나라’가 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국제 수준에서 한국이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보려면 ha당 사용량을 비교해야 합니다. 아래 그래프는 주요국과의 차이를 보여줍니다.

그림 3 — ha당 화학비료 사용량 국제 비교 (2019년, FAO)
한국262 kg/ha일본191 kg/ha세계평균122 kg/ha미국109 kg/ha캐나다79 kg/ha출처: FAO STAT

ha당 262kg(2019년)은 일본의 1.4배, 미국의 2.4배, 세계 평균의 2.1배입니다. OECD 양분수지에서도 한국의 질소 잉여는 230kg/ha(세계 1위), 인산 잉여는 46kg/ha(2위)입니다. 비료 사용량이 줄었지만 단위면적당 기준으로는 여전히 과다 시비 수준입니다.


4. 수출: 2021년 정점 이후 하락

국내 농업용 수요가 줄어드는 동안, 비료 산업을 떠받친 것은 수출이었습니다. 생산업체들은 남은 생산 물량을 해외에 팔면서 가동률을 유지해왔습니다. 그러나 이 수출도 2021년을 정점으로 꺾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래 표는 최근 수출 추이와 품목별 변화를 보여줍니다.

표 3 — 무기질 비료 수출 추이 (천 톤)
연도총 수출복합비료황산암모늄
20181,381590580
20191,257614438
20201,274665417
20211,558753603
20221,213617377
2023992601234

출처: 한국비료협회, 농경연 R2025-11 그림 5-1 기반

2021년 1,558천톤에서 2023년 992천톤으로 2년 만에 36% 감소했습니다. 복합비료 수출은 600천톤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황산암모늄은 2021년 603천톤에서 2023년 234천톤으로 급감했습니다. 중국·러시아 등 원자재 생산국이 완제품을 직접 수출하기 시작하면서 가격경쟁이 심화된 결과입니다. 국내 생산을 뒷받침하던 마지막 완충재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5. 농가 부담: 사용량은 줄어도 비용은 그대로

생산·수출이 줄어드는 동시에, 농업인이 체감하는 비료 비용은 오히려 올라갔습니다. 사용량은 줄었지만 단가가 뛰면서 실제 지출액은 늘었기 때문입니다. 아래 표는 10a당 비료비와 전체 경영비에서 차지하는 비중 변화를 보여줍니다.

표 4 — 10a당 비료비 및 경영비 중 비중
연도10a당 비료비(천 원)경영비 중 비중생산비 중 비중
201664.45.12%4.43%
201965.84.47%3.89%
202171.84.71%4.11%
2022103.27.55%6.62%
202388.86.09%5.29%

출처: KOSIS 농산물 생산비, 농경연 R2025-11 표 5-5 (48개 품목 가중 평균)

2022년 원자재 가격 폭등기에 10a당 비료비는 103.2천원으로, 2019년(65.8천원) 대비 57% 급등했습니다. 2023년에 88.8천원으로 내려왔지만, 2019년 수준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이 충격은 품목마다 달리 나타났습니다. 쌀·노지배추·시설파프리카처럼 비료 투입 비중이 큰 작목일수록 원자재 가격 충격을 직접 흡수해야 했습니다.


6. 향후 전망: 총량 정체, 비종 전환

앞으로의 비료 수요는 어떻게 될까요. 농경연은 경지면적 전망과 과거 시계열 모형을 결합해 2033년까지의 사용량을 추정했습니다. 두 가지 변수가 핵심입니다. 경지면적은 줄어드는 반면, ha당 사용량은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습니다. 아래 표가 그 전망치입니다.

표 5 — 국내 비료 사용량 향후 전망
연도농지면적(천 ha)ha당 사용량(kg)전체 사용량(천 톤)
20241,593245~248391~396
20271,573250~254391~399
20301,554252~260391~403
20331,530254~264389~404

출처: 농경연 R2025-11 표 5-7 (KREI-KASMO 농지면적 전망 + AR 모형)

전체 사용량은 390~400천톤 수준에서 정체 또는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이 예측에는 ① 양분관리제(양분총량제) 도입, ② CRF·기능성 비료로의 전환 가속 같은 정책·시장 변화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정책 방향에 따라 실제 수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7. 비종별 명암: 새 비료의 등장

총량이 줄어드는 흐름 속에서도 빠르게 성장하는 비종이 있습니다. 농경연이 농업인 630명을 대상으로 신규 비종 사용 동향을 조사했습니다. 아래 표는 4종 복합비료와 미량요소 복합비료에 대한 농업인 응답입니다.

표 6 — 신규 비종 사용 동향 농업인 설문 (630명)
비종“사용량 증가 중”“비슷하게 유지”“감소 중”
4종 복합비료18.9%55.9%17.4%
미량요소 복합비료15.7%59.2%11.5%

출처: 농경연 R2025-11 설문조사, 표 5-3·5-4

설문 결과는 공급량 데이터가 보여주는 방향과 맞아떨어집니다. 완효성 비료(CRF)는 연평균 +12.7%, 기능성 비료는 +66.6% 성장하는 반면, 맞춤형(-11.2%)과 일반복합(-7.1%)은 빠르게 줄고 있습니다. CRF에 대해서는 “가격이 비싸도 사용하겠다”는 응답이 68.7%였고, 주된 이유는 노동력 절감(57.7%)이었습니다. 고령화된 농업인에게 CRF는 이미 “비싸도 쓸 수밖에 없는 비료”가 되고 있습니다.


시사점: 줄어드는 것과 바뀌는 것

한국 비료 산업에서 줄어드는 것은 분명합니다.

  • 생산량: 3,950 → 1,750천톤 (-56%)
  • 농업용 사용량(성분량): 801 → 388천톤 (-52%)
  • 수출량: 1,558 → 992천톤 (-36%, 2021→2023)
  • 농지면적: 향후 10년간 계속 감소 전망

그러나 바뀌는 것도 있습니다. CRF·기능성 비료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농업인의 수요는 “양(quantity)”에서 “질(quality·편의성)”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전환이 산업의 축소 속도를 상쇄할 만큼 빠르지 않다는 점입니다. 현재 7개 생산업체가 매년 적자를 내면서 버티고 있는데, 추가로 업체가 빠져나가면 CRF 같은 고부가가치 비료를 생산할 국내 기반 자체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 산업을 지탱하는 원자재 — 요소·암모니아·인광석·DAP·염화칼륨 — 의 세계 생산이 얼마나 소수 국가에 집중되어 있는지 데이터로 들여다봅니다.


참고문헌

  1. 김정승·박지연·안주영(2025). 「무기질 비료 산업의 지속성 확보를 위한 과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R2025-11.
  2. 한국비료공업협회. 「비료연감」·「비료와 식량」 각 호.
  3. 농협경제지주. 「비료사업 통계요람」 각 연도.
  4. KOSIS 국가통계포털. DT_2KAA419 비료생산량 / e-나라지표 (idx_cd=2422) 화학비료 사용량.
  5. FAO STAT. 2019년 기준 ha당 비료 사용량 국제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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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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