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농지전용 허가로 길을 열었고, 독일은 기술표준을 먼저 세웠다. 프랑스는 법정 성과기준으로 농지를 통제했고, 미국은 시장에 형태 선택을 맡겼다. 한국은 2026년 「영농형태양광법」으로 사업주체와 농지 규율을 먼저 묶었다. 이제 쟁점은 법의 존재가 아니라, 그 법이 어떤 보급 모델을 허용하고 어떤 영농을 걸러낼 것인가에 있다.
다섯 나라, 무엇을 먼저 고정했나
| 구분 | 일본 | 독일 | 프랑스 | 미국 | 한국(2026법) |
|---|---|---|---|---|---|
| 먼저 고정한 것 | 농지전용 허가 | 기술표준(DIN) | 법정 성과기준 | 시장·데이터 | 사업주체·토지 규율 |
| 영농 보증 방식 | 사후 보고·단속 | 표준 정의 | 수확 90%·피복 40% | (없음) | 자경·영농의무·과징금 |
| 발전 인센티브 | FIT(축소) | EEG 9.5ct | 입찰 | IRA(후퇴) | 하위법령 과제 |
| 주된 양립 형태 | 차광 작물 | 작물·과수 | 포도 등 | 가축 방목 | (예정) 작물 |
다섯 나라의 차이는 출발점에서 갈린다. 한국은 농지를 발전에 열되, 누가·어디서·어떻게 할지를 먼저 법으로 묶는 방식을 택했다.
한국법의 뼈대
2026년 5월 7일 「영농형태양광법」 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6개월 뒤 시행될 예정이다(농식품부, 2026)1. 법은 영농형 태양광을 허용하되, 농지가 발전사업의 단순 부지로 바뀌지 않도록 여러 잠금장치를 둔다.
최초 5년+연장 18년
임차농 보호
추정·2021
자경 의무와 임차농 보호 장치는 농지 수익이 외부 자본이 아니라 경작자에게 돌아가도록 설계됐다.
| 항목 | 내용 |
|---|---|
| 사업주체 | 실경작 농업인(임차농 포함)·주민참여협동조합, 재생에너지지구에선 농업법인 |
| 대상 부지 | 농업진흥지역 외 농지 원칙, 재생에너지지구는 진흥지역도 허용 |
| 농지 사용 | 타용도 일시사용허가 최대 23년(8년에서 연장), 3년마다 갱신·영농 이행 전제 |
| 임차농 보호 | 임대차 자동갱신, 임대료 인상 5% 상한, 표준계약서 |
| 영농 의무·제재 | 영농 없는 발전 금지, 위반 시 과징금·사업정지·취소, REC 환수·원상복구, 주민환원 |
한국의 선택과 강점
한국법은 일본의 약점을 의식한 설계에 가깝다. 일본은 농지 일시전용 허가로 길을 열었지만, 설치자와 경작자가 분리된 구조에서 부실영농이 누적됐다. 2023년도말 존속 설비 기준 설치 주체의 73%는 발전사업자였고, 하부 농지의 24%에서 영농 지장이 확인됐다(농림수산성, 2025). 한국은 사업주체를 자경 농업인·주민협동조합으로 제한하고, 영농 의무와 제재를 법에 넣었다. 문제를 사후 단속으로만 다루지 않고 입구에서 줄이려 한 것이다. 임차농 보호(자동갱신·임대료 5% 상한)도 농지 약자 보호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남은 과제
법은 틀을 세웠지만, 제도의 성패는 아직 빈칸에 남아 있다.
첫째, 영농 실효성을 판정할 기술표준이 없다. 프랑스는 수확량 90% 유지를 법령에 넣었고, 독일은 DIN SPEC으로 영농 우선을 기술적으로 정의했다. 한국은 아직 영농 이행 검증을 행정 재량과 확인기관에 맡기는 구조다.
둘째, 발전단가 인센티브가 확정되지 않았다. 영농형 전용 REC 가중치 등 단가 설계가 하위법령 과제로 남아 있어, 최대 23년 사용기간만으로 사업성이 충분히 성립할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셋째, 소농·소규모 분산 구조의 보급 한계다. 진흥지역 외 농지와 자경 요건은 호당 경지 1.50ha, 고령농 52.6%(통계청, 2023)의 현실과 맞물린다. 개별 농가 단위로만 접근하면 실제 보급 가능 규모가 작아질 수 있다.
한계를 넘는 새 접근 — 공동영농 연계
개별 소농 단위로는 규모가 나오지 않는다. 해법은 공동영농 연계다. 들녘경영체나 주주형 공동영농으로 농가를 묶으면, 개별 소농으로는 어려운 규모를 확보하고 농기계 투입과 이모작도 쉬워진다. 경북 문경 영순지구는 공동영농으로 110ha를 이모작으로 전환해 농업생산액을 3배로 늘린 사례다(경북일보, 2024). 여기에 영농형 태양광의 발전 수익이 결합되면 고령·소농의 참여 유인은 커진다. 이 접근의 구조와 근거는 별도 시리즈에서 본격적으로 다룬다.
시사점
영농형 태양광은 농지 보전과 에너지 전환이 충돌하는 지점에 놓여 있다. 한국은 2026년 법으로 첫 틀을 세웠다. 그러나 법률 문구만으로 영농은 보장되지 않는다. 기술표준이 없으면 형식적 경작을 걸러내기 어렵고, 단가 설계가 불안하면 농가가 아니라 자본이 먼저 움직인다. 보급 경로가 개별 소농에만 머물면 규모도 나오지 않는다. 법은 이미 통과됐다. 진짜 시험은 하위법령과 보급 모델이 이 세 빈칸을 어떻게 채우느냐에서 시작된다.
영농형 태양광, 세계의 데이터로 따라갑니다
식량과기후는 일본·독일·프랑스·미국의 영농형 태양광 제도와 데이터를 분석해 2026년 법 시행을 앞둔 한국의 선택을 정리합니다. 다음 분석을 먼저 받아 보거나, 의견을 보내거나, 운영에 힘을 보태 주세요.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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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 (2026.5.7).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국회 통과 보도참고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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農林水産省. (2025). 営農型太陽光発電設備設置状況等について(令和5年度末現在) (영농 지장 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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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23). 농림어업조사(호당 경지 1.50ha, 고령농 52.6%); 보급 잠재량 682GW: 신동원 외(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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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일보. (2024.5.23). 전국 최초 주주형 공동영농 모델… 농가소득 ‘껑충’ (문경 영순지구 110ha 이모작, 생산액 3배). ※ 공동영농 연계 상세는 별도 시리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