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한국 농업 온실가스가 어디서 얼마나 나오는지, 지난 30년간 그 구조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그리고 한국의 3.2%와 세계의 30%가 왜 다른지를 공식 통계로 정리합니다.
그림 1. 한국 분야별 온실가스 배출 비중 (2022년)농업 3.2%(약 2,320만 톤)는 이산화탄소가 아니라 메탄(CH₄)과 아산화질소(N₂O)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메탄은 같은 양의 CO₂보다 온난화 효과가 28배, 아산화질소는 265배 큽니다(IPCC 5차 평가보고서 GWP-100, 국가 인벤토리 적용 기준). 출처: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GIR), 2024 공표.
1. 한국 온실가스, 어디서 얼마나
2024년 국가 온실가스 잠정 배출량은 6억 9,158만 톤으로, 2022년에 이어 7억 톤 아래를 유지했습니다. 2018년 정점(약 7억 8,390만 톤) 이후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는 2018년 대비 40% 감축인 4억 3,660만 톤입니다. 목표까지는 아직 격차가 크며, 지금까지의 감소분도 상당 부분 발전 부문(원전·재생에너지 확대)에서 나왔습니다.
그림 2. 한국 국가 온실가스 총배출량 추이 (2006 IPCC 지침)2018년을 꼭짓점으로 뚜렷한 하락세. 2030 NDC 목표(436.6백만 톤)는 NDC 이행점검 기준(1996 지침 기준연도 기반)으로 산정되어 확정·잠정 시계열과 회계 기준이 다르므로 직접 비교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출처: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GIR), 2025 잠정배출량 발표.
농업 3.2%(약 2,320만 톤)는 가축의 장내발효와 분뇨 처리, 벼 재배, 농경지 토양에서 나오는 메탄과 아산화질소를 합한 값입니다. 화석연료를 태워 나오는 이산화탄소는 여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2. 농업 온실가스, 안을 들여다보면
농업 부문 약 2,320만 톤은 크게 네 갈래에서 나옵니다. 논에 물을 가두면 혐기성 분해로 메탄이, 질소비료를 준 토양에서는 아산화질소가, 가축의 되새김 소화와 분뇨에서는 메탄과 아산화질소가 발생합니다.
그림 3. 한국 농업 부문 온실가스 세부 배출 구조 (2018년)벼재배와 축산(장내발효 + 가축분뇨)이 양대 축입니다. 출처: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GIR)·농림축산식품부.
표 1. 농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원별 특성 (2018년)
배출원
주요 가스
발생 메커니즘
비중
벼재배
CH₄
담수 논토양의 혐기성 유기물 분해
29.7%
농경지 토양
N₂O
질소비료·유기물 투입 후 토양 미생물 반응
25.8%
가축분뇨 처리
CH₄·N₂O
분뇨 저장·처리 과정의 유기물 분해
23.3%
장내발효
CH₄
반추가축(소·양)의 되새김 소화과정
21.1%
작물잔사 소각
CO₂·CH₄
수확 후 잔사 태우기
0.1%
3. 30년간의 구조 변화: 벼는 줄고, 축산은 늘었다
1990년부터 2020년까지 농업 부문 총배출량은 큰 변화 없이 유지되었습니다. 그러나 내부 구성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논 면적이 줄면서 벼재배 배출은 감소한 반면, 육류 소비가 늘면서 축산 관련 배출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그림 4. 농업 부문 배출원별 30년 변화 (1990 → 2020)벼재배는 논 면적 감소로 약 40% 줄었지만, 장내발효(51%↑)와 가축분뇨(74%↑)는 크게 늘었습니다. 쌀 중심에서 육류 중심으로 바뀐 식생활이 배출 지형에 그대로 반영되었습니다. 출처: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GIR).
배출 가스 구성도 이를 보여줍니다. 농업 부문 배출은 메탄(CH₄)이 57.7%, 아산화질소(N₂O)가 42.3%이며, 축산 확대로 메탄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4. 한국의 3.2% vs. 세계의 30%: 왜 차이가 날까
한국 국가 인벤토리에서 “농업”은 팜게이트(farm gate, 농장 울타리 안) 배출만 잡습니다. 반면 FAO는 농식품 시스템(agrifood systems) 전체를 봅니다. 비료 제조, 식품 가공, 냉장 유통, 가정 소비, 음식물 폐기까지 포함하면 규모가 크게 달라집니다.
그림 5. 글로벌 농식품 시스템 온실가스 배출 구조 (2022년)글로벌 농식품 시스템은 전 세계 인위적 온실가스의 약 29.7%를 차지합니다. 농장 밖(가공·유통·소비·폐기)에서 나오는 배출이 전체의 3분의 1. 한국의 3.2%는 팜게이트만 반영한 값입니다. 출처: FAO FAOSTAT(2024).
표 2. 농업 온실가스 — 한국과 글로벌 비교
구분
한국
글로벌
농업 부문 비중 (국가 인벤토리)
약 3.2%
약 11~12%
농식품 시스템 전체 (팜게이트+토지이용+공급망)
미산정
약 29.7%
주요 배출 가스
CH₄ 57.7% · N₂O 42.3%
CH₄ 우세 (축산 기여)
배출 추세 (2000→2022)
정체~미세 감소
절대량 증가 · 비중 감소
5. 시사점: 숫자가 가리키는 방향
감축 전략의 축이 바뀌어야 합니다. 한국 농업 온실가스는 “벼 중심”에서 “축산 중심”으로 구조가 전환되었습니다. 벼재배 메탄은 논물관리(얕게 걸러대기)로 감축 가능성이 입증됐습니다. 반면 축산 메탄 감축은 사료 개선·분뇨 자원화 등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시스템적 시야가 필요합니다. 팜게이트 3.2%만 보면 농업은 “작은 문제”처럼 보입니다. 비료 제조 에너지, 식품 냉장·가공, 음식물 쓰레기까지 포함하면 농식품 시스템의 기후 영향은 전혀 다른 규모가 됩니다. 한국도 농식품 시스템 전체 배출량을 산정하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통계 인프라가 정책의 기초입니다. 한국의 기후·토양·품종에 맞는 국가 고유 배출계수가 있어야 감축 효과를 정확히 측정하고 농민에게 인센티브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배출계수 확대는 감축 정책의 전제 조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