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열 히트펌프, 왜 아직 안 퍼질까 — 회수기간으로 본 보급의 현실

Abstract

보조금 70%를 받아도 지열 히트펌프가 쉽게 확산되지 않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전기요금 조건이 바뀌는 순간 회수기간이 길어지고, 농가의 실제 부담이 다시 커지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그 이유를 보조금·전기요금·등유가를 바꿔가며 회수기간을 직접 계산해 보여줍니다. 숫자가 많아 보여도 핵심은 단순합니다. 회수기간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는 보조금 자체보다 전기요금 구조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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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결론

이 글에서 먼저 기억할 숫자는 세 가지입니다. 자비 투자 25.1년, 2026년 70% 보조 7.5년, 산업용 전환 시 10.3년입니다. 즉 “보조금이 있으니 무조건 유리하다”가 아니라, 농사용 전기를 계속 쓸 수 있느냐가 경제성을 크게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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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계산해보고 싶다면 — 이 글의 시나리오를 우리 농가 조건으로 바꿔볼 수 있는 인터랙티브 계산기입니다. 시설 규모·가온일수·등유가·전기요금·보조금을 조정하면 회수기간과 누적 현금흐름이 바로 바뀝니다.

회수기간 계산기 바로가기

1. 지금 농가가 마주한 두 개의 가격

먼저 농가가 실제로 마주하는 가격부터 보겠습니다. 시설채소 농가의 31%가 난방을 하고, 그중 82%는 유류를 씁니다(농촌진흥청, 2023). 면세 등유 가격은 2021년 평균 799원/L에서 2022년 12월 1,375원/L까지 1년 만에 72% 뛰었고, 2026년 3월에도 1,256원/L 수준이었습니다(한국석유공사 오피넷, 2026년 3월 확인). 다시 말해, 과거처럼 “기름값이 다시 내려가겠지”라고 기대하기 어려운 구간에 들어온 셈입니다.

같은 기간 또 하나의 가격이 움직였습니다. 농사용(을) 전기요금입니다. 2021년 1월 저압 34.2원/kWh가 2024년 4월 59.5원/kWh까지 73.9% 상승했습니다(한국전력공사 전기요금표, 2024년 4월 시행 기준). 등유와 전기, 시설농가가 의존하는 두 에너지원이 동시에 비싸진 겁니다.

전력량요금만 3년 새 73% 인상됐습니다. 그래서 이 글의 질문은 “지열이 기술적으로 되느냐”가 아니라, 이 전기요금 아래에서도 농가가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느냐입니다.


2. 기술은 검증됐다 — 78% 절감의 의미

기술 자체는 성숙 단계를 지났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분석에 따르면 지열 히트펌프는 경유 보일러 대비 난방에너지 78%를 절감합니다. 1ha 시설 가온에 경유 198,990리터가 들어가던 것이 지열로 전환하면 19,899리터, 즉 1/10 수준으로 줄어듭니다(KREI, ‘농어업용 에너지 절감시설 보급효과’).

농촌진흥청 표준 모델은 1,000평 온실에 60RT(냉동톤) 용량, 200m 깊이 4공의 개방형 지중 열교환기를 시공하면 시스템 COPh 4.38(전기 1kWh 투입으로 열 4.38kWh 생산)을 확보한다고 보고합니다(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2023).

표 1. 경유 보일러와 지열 히트펌프의 기본 비교

지표경유 보일러지열 히트펌프
1ha 연간 연료 사용량경유 198,990 L전기 환산 (등가량의 1/10)
시스템 효율보일러 효율 약 85%COP 4.0~4.5
연료비 (1ha 기준, 등유 1,250원)약 2억 4,900만 원약 1,200만 원 (전기)
탄소 배출직접 연소전력망 간접 배출
사후관리 난이도낮음 (보편 부품)높음 (전문 정비 필요)

출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촌진흥청, 한국전력공사 자료 종합

즉 기술이 문제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지 회수기간 계산으로 들어가 봅니다.


3. 회수기간 계산 — 4개 핵심 시나리오

이제부터는 회수기간을 계산합니다.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아래 기준값만 잡아두면 이후 표와 그래프를 훨씬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표 2. 회수기간 계산의 기준 모델

항목
시설 규모2,000평(6,600㎡) 가온 시설하우스
설치비8억 원 (평당 약 40만 원)
시스템 수명15년
연간 등유 사용 (전환 전)40,000 L
히트펌프 운영 시 연간 전기120,000 kWh (COP 4.0 기준)
연간 유지보수비1,200만 원 (설치비의 1.5%)
배출권 추가수익100만 원 (33t × 30,000원)

출처: 식량과기후 자체 산정(2026)

기준 가격은 등유 1,250원/L, 농사용(을) 저압 59.5원/kWh로 잡습니다. 즉 현재 농가가 체감하는 중간값에 가까운 조건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시나리오 ①: 보조 0% (자비 투자)
8억 원 전액 자비. 연간 순절감 약 3,190만 원. 단순 회수기간 25.1년, 할인 적용(5%) 시 시스템 수명(15년) 안에 회수가 되지 않습니다. 자비 투자는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없습니다.

시나리오 ②: 현행 80% 보조 (국고 60% + 지방 20% + 융자 10% + 자부담 10%)
실제 농가 부담은 자부담 10% + 융자 상환 10%로 합산 20%, 즉 1.6억 원. 단순 회수 5.0년, 할인 회수 5.9년. 농가 입장에서 매력적인 조건입니다(농식품부 농업에너지이용효율화사업, 2025).

시나리오 ③: 2026 신규 70% 보조 (국고 40% + 지방 30% + 융자 20% + 자부담 10%)
보조율은 줄지만 자부담 10%는 유지. 다만 융자 비중이 20%로 늘어 농가 실효 부담은 30%, 즉 2.4억 원. 단순 회수 7.5년, 할인 회수 9.7년. 농가 부담 측면에서 보면 후퇴입니다(완주군 공고, 2025).

시나리오 ④: 70% 보조 + 농사용 전기의 산업용 전환 위험
2025년 관련 보도와 현재 한국전력 약관을 보면, 계약전력 300kW 이상 산업용(을) 구간과 1,000kW 미만 농사용(을) 구간 사이의 제도 변화 가능성은 계속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한국농어민신문 2025 보도, 한국전력 전기공급약관 2026년 5월 확인). 아래 계산은 산업용 전환 위험을 설명하기 위한 정책 시나리오로, 산업용 평균 단가를 130원/kWh로 가정했습니다. 이 경우 회수기간은 단순 10.3년, 할인 회수 14.7년으로 늘어나 시스템 수명(15년)에 거의 근접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비교는 ③과 ④입니다. 보조금 구조는 같지만 전기요금 조건이 바뀌자 회수기간이 7.5년에서 10.3년으로 늘어납니다. 이것이 보급 정체의 핵심입니다. 농가가 체감하는 결정변수는 보조금보다 전기요금입니다.


4. 9-셀 매트릭스: 등유가 × 전기요금

농가 입장에서 더 중요한 질문은 “내 조건에서는 몇 년이 걸리나”입니다. 그래서 등유 3개 가격대와 전기 3개 시나리오를 교차해 9칸으로 정리했습니다. 표를 볼 때는 가로로는 등유 가격, 세로로는 전기요금이 바뀐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표 3. 등유가 × 전기요금 9-셀 회수기간 매트릭스 (2,000평, 70% 보조)

전기요금 시나리오 등유 1,100원/L 등유 1,250원/L 등유 1,400원/L
농사용(을) 저압 59.5원/kWh9.3년7.5년6.3년
농사용(을) 고압 겨울 62.2원/kWh9.4년7.6년6.4년
산업용(을) 전환 130원/kWh13.8년10.3년8.2년

출처: 식량과기후 자체 산정(2026), 기준치 한국전력공사·오피넷·농촌진흥청·KREI

매트릭스에서 가장 짧은 칸은 오른쪽 위(등유 1,400원 + 농사용 저압, 6.3년), 가장 긴 칸은 왼쪽 아래(등유 1,100원 + 산업용 전환, 13.8년)입니다. 전기요금이 비쌀수록(아래 행으로 갈수록) 회수기간이 늘어나고, 등유가가 낮을수록(왼쪽 열로 갈수록) 회수기간이 늘어납니다. 농가가 통제할 수 없는 두 변수가 모두 정부 결정에 달려 있다는 점이 보급 정체의 핵심입니다.


5. 보조금 구조의 함정 — 자부담 10%의 진실

보조금 비율 자체가 회수기간에 미치는 영향을 따로 봐야 합니다.

표 4. 보조 시나리오별 농가 실효 부담과 회수기간

보조 시나리오농가 실효 부담단순 회수할인 회수(5%)
보조 0% (자비)8.0억 원25.1년회수불가
현행 80% 보조 (자부담10%+융자10%)1.6억 원5.0년5.9년
2026 70% 보조 (자부담10%+융자20%)2.4억 원7.5년9.7년
자부담만 10% (융자 면제)0.8억 원2.5년2.8년

출처: 식량과기후 자체 산정(2026), 보조구조는 농식품부 사업시행지침 및 완주군 공고(2025)

여기서 드러나는 함정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2026년 70% 신규 보조는 종전 80% 사업보다 농가 부담이 더 큽니다. 자부담률은 10%로 같지만, 융자 비중이 10%에서 20%로 두 배 늘어납니다. 이차보전 2.0% 고정 융자라 해도, 15년 동안 갚아야 할 원금이 늘어나는 만큼 실효 회수기간은 늘어납니다(농어촌공사 시행지침, 2025).

둘째, 자비로는 누구도 들어오기 어렵습니다. 보조금이 없으면 시스템 수명(15년) 안에 회수가 불가능합니다. 즉 이 사업은 정부 보조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이고, 보조 예산이 줄거나 집행이 지연되면 신규 진입은 곧바로 둔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6. 규모 효과 — 5,000평·10,000평으로 키우면 어떻게 달라지나

지금까지는 2,000평 기준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의 농가는 규모 차이가 크기 때문에, 같은 정책도 누구에게는 유리하고 누구에게는 어렵게 작동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2,000평·5,000평·10,000평 세 규모를 같은 조건으로 비교해 보겠습니다.

규모가 커지면 평당 단가는 내려갑니다. 지중 열교환기 시공 효율, 압축기·축열조 공용, 시공 인력 효율 등 전형적인 GSHP 규모경제가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표 5. 규모별 설치비와 연간 순절감 비교

규모평당 단가총 설치비연간 등유 사용연간 순절감 (70% 보조 기준)
2,000평40만 원8.0억 원40,000 L3,200만 원
5,000평35만 원17.5억 원100,000 L8,300만 원
10,000평30만 원30.0억 원200,000 L1억 7,300만 원

출처: 식량과기후 자체 산정(2026), 2024~2025년 농식품부 시설원예 지원사업 공모·시행지침과 최근 현장 자료를 바탕으로 한 비교 시나리오

규모가 두 배 커질 때마다 회수기간은 약 1.0~1.3년씩 단축됩니다. 평당 단가 절감(규모경제)과 절감 절대액 증가, 두 효과가 결합된 결과입니다.

6-1. 그러나 자부담 절대액은 폭증한다

회수기간만 보면 대규모가 압도적으로 유리해 보입니다. 그러나 농가가 마주하는 진짜 벽은 절대 금액입니다.

표 6. 규모별 자부담 비교 — 80% 보조 vs 70% 보조

규모총 설치비80% 보조 시 자부담 (실효 20%)70% 보조 시 자부담 (실효 30%)
2,000평8.0억 원1.6억 원2.4억 원
5,000평17.5억 원3.5억 원5.2억 원
10,000평30.0억 원6.0억 원9.0억 원

출처: 식량과기후 자체 산정(2026)

10,000평 농가가 70% 보조를 받아 사업에 들어가려면 9억 원의 자부담을 마련해야 합니다. 자부담 10%에 융자 20%를 더하면 실효 부담 30%입니다. 이 수준의 자본을 동원할 수 있는 농가는 사실상 영농법인이거나 이미 다년간 누적자산을 형성한 대규모 시설농입니다.

통계청의 2024년 농가경제조사 결과를 보면 농가의 평균소득은 5,059만7천 원, 평균부채는 4,501만6천 원이었습니다(2025년 5월 공표). 이런 수준에서 9억 원의 자부담은 대부분 개인 농가가 감당하기 매우 어려운 규모라고 보는 편이 타당합니다.

6-2. 산업용 전환 충격 — 규모와 무관하게 30% 이상 회수기간 증가

농사용(을) 전기의 산업용 전환 시나리오는 규모와 무관하게 모든 농가에 동등하게 작용합니다.

표 7. 산업용 전환 시 규모별 회수기간 증가폭

규모농사용 유지 시산업용 전환 시증가폭
2,000평7.5년10.3년+2.7년 (36% 증가)
5,000평6.4년8.4년+2.1년 (33% 증가)
10,000평5.2년6.8년+1.6년 (31% 증가)

출처: 식량과기후 자체 산정(2026)

규모가 클수록 절대 증가폭은 작지만 비율은 모두 30%대로 일정합니다. 운영비에서 전기비가 차지하는 구조적 비중이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10,000평급은 또 다른 위험에 노출됩니다. 농사용(을) 전력은 계약전력 1,000kW 미만에만 적용됩니다(한국전력 기본공급약관). 10,000평 시설하우스에 풀가온 히트펌프 시스템(약 600RT급)을 설치하면 계약전력이 1,000kW에 근접하거나 초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농사용(을) 자격을 잃고 일반용·산업용으로 자동 분류되어, 별도의 정책 변경 없이도 산업용 요금을 적용받게 됩니다.

대규모 시설농은 자부담 9억 원의 자본 진입장벽 + 산업용 전환의 자동 적용이라는 이중 벽에 동시에 부딪힙니다.

6-3. 5,000평·10,000평 농가의 9-셀 매트릭스

각 규모 농가가 직면할 수 있는 가격 변동 폭을 9-셀 매트릭스로 정리했습니다(70% 보조 가정).

먼저 5,000평입니다. 아래 표는 중형 규모 농가가 마주할 수 있는 가격 조합을 보여줍니다.

표 8. 5,000평 농가의 등유가 × 전기요금 9-셀 회수기간 매트릭스

전기요금 시나리오등유 1,100원/L등유 1,250원/L등유 1,400원/L
농사용(을) 저압 59.5원/kWh7.7년6.3년5.3년
농사용(을) 고압 겨울 62.2원/kWh7.8년6.4년5.4년
산업용(을) 전환 130원/kWh11.1년8.4년6.8년

출처: 식량과기후 자체 산정(2026)

다음은 10,000평입니다. 회수기간 숫자는 더 좋아 보이지만, 바로 뒤에서 보듯 자부담과 계약전력 리스크가 함께 커집니다.

표 9. 10,000평 농가의 등유가 × 전기요금 9-셀 회수기간 매트릭스

전기요금 시나리오등유 1,100원/L등유 1,250원/L등유 1,400원/L
농사용(을) 저압 59.5원/kWh6.2년5.2년4.4년
농사용(을) 고압 겨울 62.2원/kWh6.3년5.2년4.4년
산업용(을) 전환 130원/kWh8.8년6.8년5.6년

출처: 식량과기후 자체 산정(2026)

핵심 패턴은 규모가 커져도 동일하게 작동합니다. 등유가가 비쌀수록 회수가 빠르고, 전기요금이 비쌀수록 회수가 느려집니다. 규모는 회수기간의 절대 길이만 단축할 뿐, 시장 구조의 취약성을 해결하지 못합니다.


7. 사후관리 공백 — 절감액을 갉아먹는 변수

위 계산은 유지보수비를 설치비의 1.5%(연 1,200만 원)로 가정했습니다. 이 가정이 깨지면 어떻게 될까요.

최신 공식 자료를 봐도 사후관리 문제는 끝난 이야기가 아닙니다. 농촌진흥청은 2024년 시설원예 에너지 절감 설비 운영 안내 자료를 별도로 내며 현장 애로를 정리했고, 같은 해 광주농업기술센터는 스마트팜 현장지원센터에서 유지보수 지원사업을 따로 모집했습니다. 그 배경으로는 장비 호환성 부족, 설치업체 부도, 고장 장비 수리 지연 같은 문제가 제시됐습니다. 즉, 설비를 보급한 뒤 안정적으로 운영·수리할 체계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이 점을 회수기간에 대입하면 의미가 분명해집니다. 정상 운영 시 연간 절감액 3,190만 원 수준인 사업에서는, 큰 고장 한 번이나 장기간 수리 지연만으로도 연간 절감분 상당 부분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열 히트펌프의 경제성은 설치 시점의 효율뿐 아니라, 고장 대응 속도와 유지보수 체계가 얼마나 갖춰져 있는지에 크게 좌우됩니다.

표 10. 사후관리 시나리오별 추가비용과 회수기간 변화

사후관리 시나리오연간 추가비용회수기간(70% 보조 기준)
정상 운영 (유지보수 1.5%)1,200만 원7.5년
부분 고장 발생 (보조 보일러 가동)+ 1,500만 원약 14년
압축기·열교환기 대규모 수리+ 3,000만 원회수불가

출처: 농촌진흥청(2024) 현장 애로 자료, 광주농업기술센터 유지보수 지원사업 공고(2024), 식량과기후 추정(2026)

기술 완성도와 운영 완성도는 다른 문제입니다. 현재 공개된 공식 자료만 보더라도, 현장에서는 유지보수 수요가 별도 지원사업으로 분리될 만큼 큽니다. 결국 실제 경제성은 장비 효율만이 아니라, 고장 시 얼마나 빨리 수리할 수 있는지와 지역별 지원체계가 얼마나 촘촘한지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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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읽었다면 — 이제 계산기를 열어 우리 농가 조건을 넣어보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기사 속 기준값과 다른 규모·요금·보조율을 넣으면 회수기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회수기간 계산기 바로가기

8. 시사점 — 보급 정체의 진짜 이유

지금까지의 계산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지열은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현재의 요금·보조·사후관리 구조에서는 누구에게나 쉽게 작동하는 사업이 아닙니다. 이를 조금 더 친절하게 풀면 다음 여섯 가지입니다.

첫째, 자비 투자는 불가능합니다. 어떤 규모에서도 시스템 수명(15년) 안에 회수가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 시장은 정부 보조 없이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둘째, 70% 보조는 80% 보조보다 농가 부담이 더 큽니다. 자부담률은 같지만 융자 비중이 두 배가 되어 실효 부담이 증가합니다. 2026년 정책 전환의 명백한 후퇴입니다.

셋째, 농사용 전기의 산업용 전환은 모든 규모의 농가에 30% 이상 회수기간 증가를 가져옵니다. 7.5년 회수가 14.7년으로, 5.2년 회수가 6.8년으로 늘면 농가 입장에서 경유 보일러 유지가 합리적 선택이 됩니다. 보조금 정책과 요금 정책이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넷째, 규모 경제는 작동하지만 진입장벽이 함께 커집니다. 10,000평 농가는 5.2년 회수라는 매력적인 숫자를 얻지만, 자부담 9억 원이라는 자본 장벽을 넘어야 합니다. 이는 영농법인급에서만 작동하는 모델입니다.

다섯째, 사후관리 공백이 회수 모델을 파괴합니다. 한 번의 대규모 고장이 회수기간을 두 배로 만들거나 회수 불가 상태로 떨어뜨립니다. 일본 JA 같은 권역 정비망이 없는 한국에서는 이 리스크가 농가에 100% 전가됩니다.

여섯째, 청년농·소농은 어떤 규모에서도 진입할 수 없습니다. 2,000평 자부담 2.4억, 5,000평 5.2억, 10,000평 9억 — 모두 청년농 평균 자산을 넘어섭니다. 결과적으로 보조금은 자본력 있는 대규모 시설농에 집중되고, 농가 양극화가 심화됩니다.

처방은 보조율 인상이 아니라 보조 구조와 요금 구조의 재설계입니다.자부담 정액 상한제(예: 5,000만 원 이내) 도입으로 청년농·소농 진입 통로 확보, ② 농사용 전기 신재생 연동 우대 요금제 신설로 산업용 전환 리스크 차단, ③ 농어촌공사·농협 권역별 사후관리 센터 의무화, ④ 영농형 태양광·ESS·히트펌프 통합 패키지 사업 신설, ⑤ 공동이용 모델(저탄소에너지 공동이용시설) 확대로 영세농의 규모경제 효과 공유 — 이 다섯 가지가 결합돼야 시장이 작동합니다.

기술은 78% 절감을 이미 증명했습니다. 남은 건 정책 설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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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노트 (방법론)

  • 회수기간 산정 방식: 단순 회수기간(자부담 ÷ 연간 순절감액)과 할인 회수기간(NPV, 할인율 5%) 두 가지 병기
  • 연간 순절감액 = 기존 연료비 – 히트펌프 전기비 – 유지보수비 + 배출권수익
  • 민감도 변수: 시설 규모(3단계: 2,000평·5,000평·10,000평), 등유가(3단계), 전기요금(3단계), 보조금 비율(4단계)
  • 규모별 평당 단가: 2,000평 40만 원, 5,000평 35만 원, 10,000평 30만 원 — 지중 열교환기·시공 인력 효율의 규모경제 반영
  • 고정 변수 (평당 기준): 등유 사용량 20L/평, 히트펌프 전기 60kWh/평(COP 4.0), 유지보수율 1.5%, 시스템 수명 15년, 절감률 78%, 배출권 수익 500원/평
  • 단순화 가정: 인플레이션 미반영, 등유·전기 가격은 분석 시점 가격을 수명 기간 동안 일정하다고 가정 (실제로는 모두 상승 추세이므로 회수기간은 다소 단축될 가능성)
  • 데이터 출처: 한국전력공사 전기요금표(2024년 4월 시행 기준) 및 전기공급약관(2026년 5월 확인), 한국석유공사 오피넷(2026년 3월 확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촌진흥청(2023~2024), 농림축산식품부 농업에너지이용효율화사업 시행지침(2025), 광주농업기술센터 유지보수 지원사업 안내(2024), 통계청 2024년 농가경제조사 결과(2025년 5월 공표)

본 분석은 전국 평균 기준의 시나리오 모델이며, 개별 농가의 실제 회수기간은 작목·지역·시설 형태·계약전력 등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농업용 면세 등유 가격 자료. 2026년 3월 확인.
  • 한국전력공사. 농사용(을) 전기요금표. 2024년 4월 시행 기준.
  • 한국전력공사. 전기공급약관. 2026년 5월 확인.
  •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농어업용 에너지 절감시설 보급효과」.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시설원예 지열 히트펌프 관련 표준 모델 및 운영 자료. 2023.
  • 농촌진흥청. 시설원예 에너지 절감 설비 운영 안내 및 현장 애로 자료. 2024.
  • 농림축산식품부. 농업에너지이용효율화사업 시행지침. 2025.
  • 완주군. 2025년 관련 공고 기준 보조사업 안내 자료.
  • 광주농업기술센터. 스마트팜 현장지원센터 유지보수 지원사업 안내. 2024.
  • 통계청. 「2024년 농가 및 어가경제조사 결과」. 2025년 5월 공표.
  • 한국농어민신문. 농사용 전기요금 제도 개편 관련 보도. 2025.

References &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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