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메시지
영농형 태양광에는 하나의 정답이 아니라 여러 가지 해답이 있을 수 있습니다. 프랑스는 2023년 APER법으로 ‘농업이 주(主), 발전이 부(副)’라는 원칙을 법적으로 못박았고, 독일은 EEG 입찰제 안에 농업PV 전용 카테고리를 만들어 시장 경쟁으로 풀었습니다. 일본은 1952년 농지법(農地法) 위에 시행규칙(통달)을 얹어 13년간 운영해왔지만, 2024년 부적정 운영 사례 적발 이후 규제를 다시 조이는 중입니다. 세 나라가 선택한 길은 다르지만, 모두 한 지점으로 수렴합니다 — 영농의 지속성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
세 나라의 제도 한눈에 보기
같은 목표 — 농업과 발전의 양립 — 를 향한 세 가지 다른 방법입니다.
세 나라 모두 2023~2024년에 큰 제도 변화를 겪었습니다. 그러나 접근 방식은 매우 다릅니다. 프랑스는 법률 단계에서 정의를 명문화하고 시행령으로 정량 기준을 못박는 ‘톱다운’ 방식을 택했습니다. 독일은 시장 경쟁(입찰)에 환경 기준을 결합한 ‘인센티브’ 방식을 택했습니다. 일본은 통달(通達, ministerial notification) 기반의 점진적 개정을 13년간 누적해온 ‘경험축적’ 방식에 가깝습니다.
프랑스 — APER법으로 정의를 못박다
| 항목 | 내용 |
|---|---|
| 근거 법률 | 「재생에너지 가속화법(APER법)」 (2023.3.10), 시행령 Decree No. 2024-318 (2024.4.8 공포, 5.9 시행) |
| 법적 정의 | “에너지 코드(Energy Code) L. 314-36조”가 영농형 태양광을 명문 정의 — 농지에서 발전하는 시설로, 농업생산에 지속적으로 기여 |
| 4가지 서비스 | 다음 중 1개 이상 제공 필수: ① 농업적 잠재력·영향 개선 ② 기후변화 적응 ③ 기상재해 방어 ④ 동물 복지 개선 |
| 정량 기준 | 패널 점유율 40% 미만 / 수확량 90% 이상 유지 / 비활용 면적 10% 미만 / 농가 평균소득 유지 |
| 운영 기간 | 최대 40년 + 2년씩 5회 갱신 = 최대 50년 |
| 모니터링 | ADEME(환경에너지관리청)이 매년 농업·발전 실적 점검. 6년차 1회, 이후 5/3/1년 주기 검사 |
| 위반 시 제재 | 전력매매계약 해지 또는 시설 철거 |
출처: 프랑스 공식관보 Decree No. 2024-318 (2024.4.9), CMS Expert Guide(2025), Pinsent Masons Out-Law(2025)
프랑스는 “농업이 주(主), 발전이 부(副)”라는 원칙을 법조문에 직접 넣었습니다.
핵심은 농업 우선의 명문화입니다. APER법은 영농형 태양광을 “농지에서 농업생산에 지속적으로 기여하는” 시설로 정의했습니다. 시행령은 이 추상적 정의를 4가지 서비스 중 1개 이상 제공 + 4가지 정량 기준 충족이라는 구체 조건으로 구체화했습니다. 이 조건들을 충족하지 못하면 “농업PV(agrivoltaisme)”가 아니라 단순 “농업양립형(agricompatible)”으로 분류되어 별도 규제를 받습니다(Feedgy, 2024).
독일 — EEG 입찰제 안에 농업PV 카테고리를 만들다
| 항목 | 내용 |
|---|---|
| 근거 법률 | 「재생에너지법(EEG)」 2023, 「태양광패키지 1(Solarpaket I)」 (2024.4.26 가결) |
| 제도 구조 | EEG 입찰(Marktprämie) 안에 농업PV 전용 카테고리 신설 |
| 자격 요건 | 최소 환경 기준 5개 중 3개 이상 충족 (생물다양성 관리, 야생동물 통로 유지, 점유율 제한 등) |
| 입찰 상한 | 일반 지상형 PV 프로젝트 상한 20MW → 50MW로 상향(2024) |
| 농지 PV 총량 한도 | 농지 위 PV 누적 설비용량 80GW (2025년 3월 기준 10GW로 여유 충분) |
| 우대 기술 | 동서향 수직 양면 패널(vertical bifacial east-west) — EEG 2023상 우선순위, 작물 차광 영향 최소 |
| 지원 방식 | 20년 시장프리미엄 계약. 1MW 이하는 입찰 면제, 자동 FIT 적용 |
출처: 독일 EEG 2023 본문(climate-laws.org), RatedPower(2024.5, 2025.2), Strategic Energy Europe(2025.5)
독일은 “어떻게 농업을 보호할 것인가”가 아니라 “농업PV에 어떻게 인센티브를 줄 것인가”로 접근했습니다.
독일 방식의 특징은 시장 경쟁입니다. 별도 정의 조항보다 입찰 카테고리와 환경 기준 충족 의무로 농업과 발전의 양립을 유도합니다. 2024년 4월 가결된 태양광패키지(Solarpaket I)는 농업PV 등 특수 PV 전용 카테고리를 강화했고, 일반 지상형 PV의 입찰 상한도 50MW로 두 배 이상 늘렸습니다. 독일이 특히 주목하는 기술은 동서향 수직 양면 패널입니다. 패널을 농지에 수직으로 세워 동서 양방향에서 발전하면서 작물 차광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EEG 2023에서 우선순위 지위를 부여받습니다.
일본 — 13년의 경험에서 다시 규제를 조이다
| 항목 | 내용 |
|---|---|
| 근거 법률 | 「농지법」(農地法, 1952년 제정), 농림수산성 통달(2013.3 최초, 2018·2021 개정), 「농지법 시행규칙」 개정(2024) |
| 핵심 개념 | “솔라쉐어링(영농형 발전)” — 기둥으로 지지되는 시설 아래에서 영농 지속 |
| 농지 일시전용 기간 | 3년 → 10년 (2018년 개정, 일정 요건 충족 시) |
| 수확량 기준 | 주변 농지 평균 대비 80% 이상 유지 — 매년 자치단체에 보고 |
| 기술 기준 | 패널 최소 높이 2m / 햇빛 통과율 확보 / 농기계 운용 가능한 구조 |
| 위반 시 제재 | 시정명령 → 시설 철거 / 2024년 8월 342개소 FIT·FIP 보조금 정지(20개 사업자) |
| 2026년 신규 검토 | 차광률 30% 미만 / 패널 높이 약 3m / 지주 간격 4~5m (식량작물 우선 권고) |
출처: 일본 농림수산성 통달(2013, 2018, 2021), Doedt et al.(2024), pv magazine(2026.3.12), Japan Energy Hub(2024.8.8)
일본은 13년의 운영 경험에서 부적정 사례를 발견하고, 다시 기준을 강화하는 단계입니다.
일본은 가장 오래된 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2013년 첫 통달 이후 2018년 일시전용 기간을 3년→10년으로 연장했고, 2021년 수직 패널 예외 규정 등을 도입했습니다. 그러나 2024년 8월, 농림수산성이 점검한 결과 약 20%의 영농형 태양광 시설에서 농지 미경작·시설 미철거 등 부적정 운영이 확인됐습니다. 정부는 즉시 342개소(20개 사업자)의 FIT·FIP 보조금을 정지했습니다(Japan Energy Hub, 2024.8). 2026년 3월에는 농림수산성이 새로운 기술 벤치마크를 발표했습니다 — 차광률 30% 미만, 패널 높이 약 3m, 지주 간격 4~5m(PV Magazine, 2026.3).
세 나라가 수렴하는 지점
제도 형식은 달라도 핵심 원칙은 같습니다.
세 나라의 제도 형식(법률·시행령·통달)은 모두 다릅니다. 그러나 세 제도를 면밀히 살펴보면 네 가지 원칙으로 수렴합니다.
첫째, 수확량·생산량의 정량 기준입니다. 프랑스는 90%, 일본은 80%, 한국 시행령 검토안은 모듈 면적비 30% 미만(전기신문, 2026.2). 수치는 다르지만 “영농이 실제로 유지되는가”를 객관 지표로 검증하겠다는 방향은 같습니다.
둘째, 영농 의무 미이행에 대한 실질적 제재입니다. 프랑스는 매매계약 해지·시설 철거, 독일은 시장프리미엄 회수, 일본은 FIT·FIP 정지. 한국 영농형태양광법(2026.5.7 통과)도 시정명령 → 과징금 → 사업정지 → 사업권 취소의 4단계 제재 체계를 도입했습니다.
셋째, 정기 모니터링과 검증 체계입니다. 프랑스는 ADEME가 6년차 첫 검사 후 5/3/1년 주기로 검증합니다. 일본은 매년 자치단체 보고. 한국도 농지관리원·한국농어촌공사가 영농 이행 확인 체계를 운영할 예정입니다.
넷째, 농업이 주, 발전은 종속이라는 원칙입니다. 프랑스는 이를 법조문에 직접 명시했고, 일본은 통달과 점검 실무로 관철해왔으며, 한국 영농형태양광법도 4단계 제재 체계로 같은 원칙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주는 시사점
검증 체계의 디테일이 제도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일본은 13년 운영 후에야 부적정 운영 사례를 대규모로 발견했고, 다시 규제를 조이는 부담을 지고 있습니다. 프랑스가 시행령에서 ADEME가 주도하는 다단계 검증 체계를 명시한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한국이 9월 시행 예정인 시행령에서 농지관리원·한국농어촌공사의 영농 이행 확인 체계를 어느 수준으로 설계할지가 향후 제도 안정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입니다.
작목별 차등 기준의 도입 여부가 한 갈림길입니다. 일본의 2026년 신규 벤치마크는 작목 무관 일률 기준(차광률 30%, 높이 3m)에 가깝지만, 프랑스 시행령은 가축형(livestock)을 별도로 분리해 ‘사료작물 생산량·방목률’ 등 작목 특성을 반영한 지표를 사용합니다. 한국 시행령 검토안은 현재 일본 방식에 가까워 보이는데, 작목별 감수율 편차가 큰 한국 농업 구조에서 추가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기술 트렌드도 제도 설계에 영향을 미칩니다. 독일이 동서향 수직 양면 패널에 우선순위를 부여한 것은 차광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발전량을 확보하는 기술적 해법을 정책으로 인센티브화한 사례입니다.
맺음말
세 나라의 사례는 한 가지 사실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영농형 태양광 제도는 법 통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프랑스는 시행령을 1년 늦게 공포해야 했고, 일본은 13년 운영 후 다시 규제를 조이고 있습니다. 독일조차 EEG를 2000년 첫 제정 이후 10여 차례 개정해왔습니다.
한국 영농형태양광법은 2026년 5월 7일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9월 시행을 목표로 진행될 시행령 제정은 단지 한국의 첫 영농형 태양광 제도를 완성하는 작업이 아니라, 14년의 시행착오를 거친 세 나라의 경험이 어떻게 한국적 맥락에 적용되는지를 결정하는 작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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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프랑스
- Décret n° 2024-318 du 8 avril 2024 (프랑스 공식관보, 2024.4.9)
- Loi n° 2023-175 du 10 mars 2023 relative à l’accélération de la production d’énergies renouvelables (APER법)
- CMS Expert Guide to Agrivoltaics and Floating Photovoltaics in France (2025.4)
- Pinsent Masons Out-Law(2025.10), “Rising opportunities for agrivoltaic energy projects under France’s regulatory strategy”
- Feedgy(2024.5.29), “Decree No. 2024-318 of April 8, 2024: New Rules for Agrivoltaism in France”
독일
- Erneuerbare-Energien-Gesetz (EEG) 2023, climate-laws.org
- Solarpaket I (2024.4.26 가결, Bundestag·Bundesrat)
- RatedPower(2025.2), “Germany’s Solarpaket 1: New incentives for solar in the DACH region”
- Strategic Energy Europe(2025.5), “Germany launches solar tender exceeding 2.2 GW”
일본
- 일본 농림수산성 통달(2013.3, 2018.5, 2021.3) 영농형 태양광(솔라쉐어링) 관련
- Doedt, Tajima, Iida(2024.2), “Agrivoltaics in Japan: A Legal Framework Analysis”
- pv magazine(2026.3.12), “Japan establishes national benchmarks for agrivoltaics as sites expand”
- Japan Energy Hub(2024.8), “FIT and FIP temporarily suspended for over 300 agrisolar power plants”
- Renewable Energy Institute(2025.6), “Revitalizing Agriculture with Solar Sharing”
한국 비교 자료
-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2026.5.7 본회의 통과)
- 농림축산식품부 보도자료(2026.5.7)
- 전기신문(2026.2.26), “영농형·햇빛소득마을 정부 가이드라인 3월 첫 공고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