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건너뛰기
마트 신선식품 매대에 당근과 콜리플라워, 아스파라거스 등 채소가 진열된 모습
KIFC 리포트

세 번째로 큰 배출국 — 음식물 쓰레기와 우리 식탁

저자사단법인 식량과기후
발행일

(v2.1)


얼마나 버려지고 있나

2022년 한 해 전 세계에서 버려진 음식은 10억 5,300만 톤입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각국 자료를 모아 낸 수치입니다. 밭에서 식탁까지 전 과정을 합치면 생산량의 약 3분의 1이 중간에 사라집니다. 돈으로 치면 해마다 약 1조 달러, 원화로 1,340조 원가량입니다.

유엔은 이 손실을 두 가지로 나눠 셉니다. 이름이 비슷해 헷갈리지만 해법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구분이 필요합니다.

표 1. 식품 손실과 음식물 쓰레기는 다른 문제다
구분어디서 생기나규모무엇으로 푸나
식품 손실
Food Loss
수확·가공·유통 — 매장에 닿기 전약 13% (FAO, 2022)저장 시설, 냉장 유통, 도로 같은 인프라 투자
음식물 쓰레기
Food Waste
소매·식당·가정 — 매장에 닿은 뒤약 19% (UNEP, 2024)구매·조리·보관 습관과 제도

한국에서는 해마다 약 500만 톤이 나옵니다. 하루 1만 4,000톤, 한 사람이 하루에 약 290g씩 버리는 셈입니다. 어디서 나오는지를 보면 답이 분명해집니다. 환경부 집계로 가정과 동네 식당에서 나오는 것이 약 70%입니다. 대형 외식업이 16%, 학교·회사 급식이 10%, 유통 단계가 4%입니다. 가정의 부엌과 동네 식당이 문제의 대부분이라는 뜻입니다.

왜 기후 문제인가

음식물 쓰레기가 기후를 데우는 경로는 두 갈래입니다.

첫째, 썩으면서 메탄이 나온다

음식물이 쓰레기 더미에 쌓이면 공기가 통하지 않는 상태에서 분해됩니다. 이때 메탄이 나옵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강한 온실가스입니다.

둘째, 그 음식을 만드느라 쓴 것이 모두 함께 버려진다

음식 1kg에는 그 무게보다 훨씬 많은 것이 들어 있습니다. 땅, 물, 비료, 씨앗, 연료, 포장재, 그리고 옮기는 데 든 에너지입니다. 음식을 버린다는 것은 이것을 통째로 버린다는 뜻입니다. FAO가 2013년에 계산한 바로는, 버려지는 음식에 전 세계 농업용수의 약 4분의 1과 농지의 약 28%가 들어가 있습니다.

두 경로를 합치면 음식물 쓰레기는 사람이 만드는 온실가스 전체의 약 8~10%를 차지합니다(FAO, 2013). 한 나라로 치면 중국과 미국 다음입니다. 한국만 따져도 환경부 통계를 바탕으로 한 추정치가 해마다 약 885만 톤(CO₂ 환산)입니다.

그냥 더 많이 기르면 되지 않나

자연스러운 의문입니다. 인구가 늘면 더 생산하면 되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길은 이미 막혀 가고 있습니다.

표 2. 더 기르는 길이 막혀 있는 네 가지 이유
무엇이어떤 상황인가
인구2050년 약 97억 명. 소득이 늘면 고기·유제품 소비도 함께 늘어, 식량 수요는 2010년보다 약 56% 많아질 전망입니다.
농지지구 육지의 약 37%가 이미 식량 생산에 쓰이고 있습니다. 수요를 채우려면 인도 면적의 두 배쯤 되는 땅이 더 필요한데, 그 땅은 대개 숲을 밀어야 나옵니다.
기후평균기온이 1℃ 오를 때마다 주요 곡물 수확량이 줄어듭니다. 폭염·가뭄·홍수가 잦아지면 생산량 자체가 들쭉날쭉해집니다.
토양새로 개간한 땅이 곧바로 좋은 농지가 되지는 않습니다. 기존 농지의 토양도 계속 나빠지고 있습니다.

덜 버리는 쪽이 더 빠르고 싸다

세계자원연구소(WRI)는 2050년에 필요한 식량과 지금의 생산 능력 사이 격차를 어떻게 메울지 계산했습니다. 여러 방법을 비교한 결과 이런 결론이 나왔습니다.

늘어나는 인구를 먹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새 농지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지금 버리는 음식을 덜 버리는 것이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농부가 쌀 1kg을 더 생산하려면 땅과 물과 비료와 시간이 새로 듭니다. 그런데 지금 버리려던 쌀 1kg을 버리지 않으면, 그 결정만으로 1kg을 생산한 것과 같아집니다. 오히려 낫습니다. 새로 기를 때 들어갈 물·비료·연료가 통째로 절약되기 때문입니다.

세계는 이미 약속했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자는 것은 개인의 결심이 아니라 국제 사회의 공식 목표입니다. 2015년 유엔 193개국이 합의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 가운데 12.3번 항목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내용은 “2030년까지 소매·소비 단계의 음식물 쓰레기를 절반으로 줄인다”입니다.

이 목표를 밀기 위한 조직도 생겼습니다. 2016년 출범한 Champions 12.3은 각국 정부·기업·연구자 대표가 모여 해마다 진도를 점검합니다. 2019년에는 10×20×30이라는 이름으로 세계 10대 유통기업이 각자 주요 공급업체 20곳과 함께 2030년까지 절반 감축을 약속했습니다.

다만 진도는 좋지 않습니다. Champions 12.3의 2025년 보고서는 세계가 이 목표에서 오히려 멀어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어디서 버려지나

버려지는 지점마다 원인이 다르고, 그래서 해법도 다릅니다.

표 3. 단계별 원인과 해법
단계왜 버려지나무엇으로 푸나
농장일손이나 값이 안 맞아 수확하지 못한 작물, 크기·모양이 규격에 안 맞아 걸러진 농산물저장·유통 시설, 겉모양 기준 완화
가공·유통보관 중 상함, 규격 미달 폐기, 냉장 유통 부족냉장 유통망 투자, 규격 유연화
소매날짜 지난 상품, 진열을 많이 하려다 남는 물량, 반품소비기한 표시, 재고 관리
식당많이 만들어 남기기, 손님이 남긴 음식, 뷔페 특성양 조절, 남기지 않는 문화
가정많이 사두고 잊어버리기, 먹다 남기기사기 전 계획, 소비기한 이해

한국에는 여기에 얹히는 사정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반찬 문화와 뷔페 문화입니다. 한 끼에 반찬 대여섯 가지가 나오고, 넉넉히 차려야 대접했다고 여기는 인식이 있고, 소포장 상품이 서구보다 적습니다. 한식이 건강한 식단으로 꼽히는데도 한 사람이 버리는 양은 많은 역설이 여기서 나옵니다.

한국은 어디에 있나

한국은 처리에서는 세계가 배우러 오는 나라입니다. 2005년 음식물 쓰레기를 땅에 그냥 묻는 것을 금지했고, 2013년부터 버린 무게만큼 돈을 내는 종량제를 전국에서 시행했습니다. 분리해서 모은 음식물 쓰레기는 사료와 퇴비, 그리고 가스로 다시 쓰입니다. 덴마크·영국·독일이 이 시스템을 보러 옵니다.

2024년에는 하나가 더 바뀌었습니다. 식품에 찍히는 날짜가 유통기한에서 소비기한으로 바뀐 것입니다. 이름만 바뀐 것이 아니라 기준이 바뀌었습니다.

표 4.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은 무엇이 다른가
구분유통기한 (옛 표시)소비기한 (2024년~)
누구 기준인가파는 사람먹는 사람
무슨 뜻인가이 날까지 팔 수 있다이 날까지 먹어도 안전하다
기간짧다더 길다
사람들이 하던 오해“날짜 지났으니 버려야지” → 멀쩡한 음식을 버림“이 날까지는 괜찮다” → 덜 버리게 됨

그런데 처리를 잘한다는 것과 적게 버린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한 사람이 버리는 양으로 보면 한국은 여전히 많은 편입니다. 그동안 정책이 “잘 처리하기”에 무게를 두고 “덜 버리게 하기”에는 덜 쏟았기 때문입니다. 소매점과 식당에서 얼마나 버리는지를 꾸준히 집계하는 체계도 아직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한국에 남은 과제는 처리가 아니라 발생량 자체를 줄이는 일입니다.

무엇부터 하면 되나

효과가 큰 것부터 순서대로 놓으면 이렇습니다.

표 5. 효과가 큰 순서대로
순위무엇을왜 효과가 큰가
1장 보기 전에 냉장고를 열어보고, 일주일 먹을 것을 대강 그려두기버릴 음식을 애초에 사지 않는 것이라 가장 근본적입니다.
2날짜만 보고 버리지 않기. 소비기한은 “이 날까지 안전하다”는 뜻멀쩡한 음식이 날짜 오해로 버려지는 양이 가장 큽니다.
3싸다고 대용량을 사지 않기싸게 산 만큼 더 버리면 오히려 손해입니다.
4남은 재료로 요리하기, 채소·고기별 보관법 익히기이미 산 것을 끝까지 쓰는 단계입니다.
5모양이 못난 농산물 사기맛과 영양은 같습니다. 소비자가 사면 유통 기준이 바뀝니다.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일도 있습니다. 학교와 공공 급식의 잔반 줄이기를 지지하고, 날짜가 임박한 식품을 기부할 수 있는 통로를 넓히자고 요구하고, 한국이 SDG 12.3 목표를 실제로 지키는지 확인할 수 있는 통계 체계를 만들라고 요구하는 것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음식물 쓰레기는 기후 문제 중에서 개인의 선택이 결과에 가장 직접 닿는 영역입니다. 발전 방식이나 산업 구조는 개인이 바꾸기 어렵지만, 오늘 저녁 냉장고를 열어 남은 것을 먹는 결정은 그대로 결과가 됩니다. 줄일 여지가 그만큼 가까이 있다는 뜻입니다.

수업과 워크숍에서 쓰기

이 자료는 시민·청소년 교육용으로 만들었습니다. 시간에 따라 다음과 같이 구성할 수 있습니다.

표 6. 수업 시간별 구성안
시간구성중심 자료
40분도입 5분 → 얼마나 버리나 10분 → 왜 기후 문제인가 10분 → 덜 버리기 10분 → 정리 5분그림 1·2
60분위 구성 + 국제 목표 + 효과 순서 점검그림 1·2, 표 5
90분위 구성 + 조별 ‘내가 버린 음식 일기’ 실습 + 발표전체

토론 질문으로는 다음을 권합니다.

  • ‘음식물 쓰레기가 세계 3위 배출국’이라는 비유는 무엇을 잘 보여주고, 무엇을 가릴 수 있는가?
  • 덜 버리는 쪽이 더 효율적이라면, 왜 현실에서는 더 많이 생산하자는 말이 더 크게 들리는가?
  • 반찬과 뷔페 문화를 지키면서 버리는 양을 줄일 방법이 있는가?
  • 못난이 농산물이 더 비싸다면 그래도 살 것인가?
  • 개인의 실천과 제도의 변화 중 어느 쪽이 먼저인가?

예상되는 질문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배출하면 괜찮은 것 아닌가요?

분리배출은 뒷정리이지 해결이 아닙니다. 한국처럼 잘 모아서 사료·퇴비·가스로 다시 쓰면 매립보다 훨씬 낫지만, 그 음식을 기르는 데 이미 쓴 땅·물·비료·연료는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잘 버리는 것보다 덜 버리는 것이 언제나 앞섭니다.

소비기한이 지난 음식은 정말 먹으면 안 되나요?

소비기한은 ‘정해진 방법으로 보관했을 때 이 날까지는 안전하다’는 기한입니다. 그 날이 지났다고 반드시 상한 것은 아니지만, 안전을 보장하던 근거가 사라진 것이므로 눈·코로 확인하고 판단해야 합니다. 반대로 기한 안이어도 보관을 잘못했다면 상할 수 있습니다. 날짜는 참고이고 최종 판단은 상태입니다.

바이오가스로 만들면 오히려 좋은 것 아닌가요?

버릴 수밖에 없는 몫을 처리하는 방법으로는 좋습니다. 공기가 통하지 않는 곳에서 미생물로 분해해 나온 가스를 모아 연료나 전기로 쓰는 방식이고, 덴마크·독일·스웨덴은 지역 난방의 상당 부분을 이렇게 공급합니다. 다만 이것은 이미 생긴 쓰레기를 덜 나쁘게 처리하는 것이지 안 생기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은 아직 사료·퇴비로 쓰는 비율이 더 높습니다.

못난이 농산물은 왜 버려지나요?

크기·모양·색이 유통 규격에 맞지 않아 걸러진 농산물입니다. 맛과 영양은 같습니다. 규격이 생긴 이유는 상자에 담고 진열하고 값을 매기기 편해서인데, 그 편의 때문에 해마다 상당한 양이 팔리지 못하고 버려집니다. 사는 사람이 늘면 유통 기준도 따라 바뀝니다.

개인이 줄여봐야 얼마나 되겠어요?

한국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의 약 70%가 가정과 동네 식당에서 나옵니다. 공장이나 발전소가 아니라 부엌입니다. 이 영역은 제도가 바꿔줄 수 있는 부분보다 개인이 바꿀 수 있는 부분이 더 큽니다.

시리즈 안내

이 글은 「식품과 기후」 네 편 가운데 마지막 ④번입니다. 앞의 세 편은 각각 무엇을 먹는가(①), 어디서 오는가(②), 어떻게 기르는가(③)를 다룹니다.

관련 읽을거리

함께해주세요

식품과 기후를 함께 읽는 교육자료를 계속 받아보시려면 뉴스레터를 구독해 주세요.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