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메시지
한국에서 매년 발생하는 가축분뇨는 5,087만 톤(농식품부, 2024). 이 중 85%는 퇴비와 액비가 되어 농경지로 돌아가고, 에너지로 전환되는 비율은 1.3%에 그칩니다(축산환경관리원, 2025). 같은 분뇨가 독일과 덴마크에서는 마을 난방과 전기를 만듭니다. 무엇이 다를까요. 그 출발점인 ‘바이오가스’를 정리합니다.
한국 가축분뇨, 어디로 가는가
먼저 가장 중요한 그림 하나를 봅니다. 2023년 한 해 한국에서 발생한 가축분뇨가 어떻게 처리되었는지를 나타낸 분포입니다.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2023년 축산환경조사(2024)
전체의 85%가 퇴비·액비로 만들어져 농경지에 살포됩니다. 하천으로 방류되기 전 정화되는 비율이 13%이고, 바이오가스 같은 에너지로 전환되는 비율은 한 자릿수입니다.
이 한 자릿수가 무슨 의미인지 다른 각도에서 보면 더 분명해집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잡고 있는 가축분뇨 에너지화 비율은 1.3%입니다(농식품부·축산환경관리원, 2026). 정부는 이를 2030년까지 15%로 확대하는 목표를 세웠습니다(농식품부, 2026).
출처: 농림축산식품부·축산환경관리원(2026)
현재의 약 11배로 늘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갈 길이 멀고, 또 그만큼 정책의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바이오가스란 정확히 무엇인가
바이오가스는 가축분뇨·음식물쓰레기·하수찌꺼기 같은 유기성 폐자원이 공기(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될 때 발생하는 가스입니다. 이 분해 과정을 혐기소화(嫌氣消化, anaerobic digestion)라고 부릅니다.
가스의 성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성분 | 비율 | 비고 |
|---|---|---|
| 메탄(CH₄) | 50~65% | 연소 시 에너지원 — 천연가스(LNG) 주성분과 동일 |
| 이산화탄소(CO₂) | 25~50% | 정제 시 분리 |
| 수소·황화수소 등 | 미량 | 정제 단계에서 제거 |
출처: 한국에너지공단·농림축산식품부 자료 종합
표가 보여주는 핵심은 메탄입니다. 우리가 도시가스로 쓰는 천연가스(LNG)의 주성분이 바로 이 메탄입니다. 다시 말해 가축분뇨에서 나오는 가스는, 정제만 잘 하면 도시가스 배관에 그대로 흘려보낼 수 있는 같은 종류의 연료입니다. 정제된 바이오가스를 따로 바이오메탄이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혐기소화 과정에서는 가스 외에 두 가지 부산물이 더 나옵니다 — 소화액(액비로 활용)과 소화찌꺼기(고형비료로 활용)입니다. 즉 분뇨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를 빼낸 뒤에 비료의 형태로 다시 농경지로 돌아갑니다. 퇴비·액비를 곧바로 뿌리는 방식과 비교하면, 가스라는 한 단계의 가공이 추가되는 것입니다.
왜 바이오가스가 거론되는가 — 세 가지 문제의 교차점
축산분뇨 바이오가스가 정책 의제에 오른 이유는 한 가지 기능 때문이 아닙니다. 한국 축산이 동시에 안고 있는 세 가지 문제가 한 점에서 만나기 때문입니다.
출처: 기후솔루션·인하대학교(2024)
첫째, 메탄. 메탄은 이산화탄소 대비 약 80배 강한 온실효과를 갖는 단기 강력 온실가스입니다.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산정 기준이 1996년 IPCC 지침에서 2006년 지침으로 갱신되자, 가축분뇨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 배출량은 138만 톤(CO₂eq)에서 349만 톤으로 2.5배 재산정되었습니다(기후솔루션·인하대, 2024). 그동안 과소 평가되었다는 뜻입니다. 액비·퇴비의 적치·살포 자체가 메탄을 내뿜는 과정인데, 혐기소화는 이 메탄을 ‘태우기 전 단계에서 포집’하는 방식입니다.
둘째, 악취와 수질. 가축분뇨 액비를 농경지에 직접 살포하면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그대로 휘발됩니다. 농촌 악취 민원의 핵심 원인이고, 강우 시 비점오염원으로 수계에 흘러듭니다. 혐기소화는 이 휘발성 성분의 상당량을 가스 단계에서 분해·포집합니다.
셋째, 에너지. 정제된 바이오가스는 발전, 도시가스 그리드 주입, 수송연료, 그리고 최근에는 청정수소 생산 원료로까지 활용됩니다. 농촌 지역에서 발생한 폐기물이 그 지역의 에너지가 되는 모델입니다.
요컨대 퇴비·액비는 분뇨를 ‘처분’하지만, 바이오가스는 분뇨를 ‘가공’합니다. 같은 자원에서 같은 비료를 얻으면서 동시에 메탄을 잡고 에너지를 만들어 냅니다.
한국이 지금 서 있는 좌표
출처: 환경부(2024)
이 숫자들이 한국의 좌표를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전국의 유기성 폐자원 바이오가스화 시설은 총 112개소(환경부, 2024). 이 가운데 가축분뇨 단독 처리 시설은 3개소입니다. 다만 음식물·하수찌꺼기와 함께 처리하는 통합시설(46개소)에 가축분뇨가 일부 투입되는 사례가 있어, 가축분뇨가 들어가는 시설은 이보다는 많습니다. 그래도 분뇨 발생량 대비 처리 용량은 여전히 작은 규모입니다.
기후솔루션과 인하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농가에서 나오는 돼지 분뇨 가운데 공공부문 바이오가스 시설로 투입되는 비율은 14%에 불과합니다(기후솔루션·인하대, 2024). 가축분뇨의 39%를 차지하는 가장 큰 발생원이 돼지인데, 그 처리는 여전히 위탁 처리(62%)와 퇴·액비화에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법은 먼저 와 있습니다. 2023년 12월 31일 시행된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가스의 생산 및 이용 촉진법」(이하 바이오가스법)은 공공·민간 의무생산자에게 바이오가스 생산목표를 부여합니다. 민간 의무생산자에는 돼지 25,000두 이상을 사육하는 농가, 처리용량 200㎥/일 이상의 가축분뇨 처리시설 운영자가 포함됩니다(환경부, 2024).
| 구분 | 적용 시점 | 시작 목표율 | 2050년 목표율 |
|---|---|---|---|
| 공공 부문 | 2025.1.1 | 50% | 80% |
| 민간 부문 | 2026.1.1 | 10% | 80% |
출처: 환경부,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가스의 생산 및 이용 촉진법 하위법령(2023)
표가 보여주는 것은 법-인프라의 시차입니다. 법은 의무생산을 부과하지만, 가축분뇨를 받아 처리할 시설은 아직 부족합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공동자원화·에너지화 시설을 30개소까지 확충하고 통합 바이오가스화 시설을 140개소로 늘리는 로드맵을 세웠습니다(환경부, 2023; 농식품부, 2026).
시사점
여기까지의 데이터는 세 가지 좌표를 가리킵니다.
첫째, 한국은 가축분뇨를 에너지로 보지 않고 있던 처리체계에서 출발했습니다. 85%를 비료로 돌리는 구조는 농경지가 충분하던 시대에 설계된 것입니다. 농경지가 줄고(2030년 134만 ha 추정), 사육 두수는 유지·증가하며, 살포지가 좁아지는 지금은 그 구조가 작동 한계에 다가서고 있습니다.
둘째, 법은 빠르고 인프라는 느립니다. 바이오가스법은 시행되었고, 2025년부터 공공 부문에 50%의 생산 목표가 부과됩니다. 그러나 가축분뇨 단독 시설은 3개소이고, 에너지화 비중은 1.3%입니다. 이 격차를 메우는 5~10년이 한국 축산환경 정책의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
셋째, 바이오가스는 단지 에너지 정책의 한 갈래가 아니라 메탄 감축·악취·수질·에너지 자립이 한 점에서 만나는 자리입니다. 어느 한 부처(환경부, 농식품부, 산업부) 단독으로는 풀리지 않는 주제입니다.
이 글은 출발점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같은 문제를 30년 전에 마주한 나라들 — 독일과 덴마크가 어떻게 분뇨를 마을 에너지로 바꿔냈는지를 데이터로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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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농림축산식품부, 2023년 축산환경조사 결과(2024)
- 농림축산식품부·축산환경관리원, 2026년 가축분뇨 자원화·에너지화 사업설명회 자료(2026)
- 환경부, 2023년 유기성폐자원 바이오가스화시설 현황(2024)
- 환경부,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가스의 생산 및 이용 촉진법 하위법령(2023)
- 기후솔루션·인하대학교, 지구를 데우는 가축분뇨: 지속가능한 농축산을 위한 해결 과제(2024)
- e-나라지표, 가축분뇨 발생 및 처리 현황(국립환경과학원, 2025 갱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