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간에 부쳐
2025년이 끝나고, 한 해를 결산하는 주요 기후 보고서들이 거의 동시에 공개되었다. 「2025년 연 기후특성 보고서」(기상청, 2026.1.6), 「2025년 이상기후 보고서」(기상청·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2026.3), 「Global Climate Highlights 2025」(C3S/ECMWF, 2026.1.14), 「European State of the Climate 2025」(C3S/WMO, 2026.4.29), 「State of the Global Climate 2025」(WMO, 2026.3)가 그것이다. 농업 분야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 2026년 초 「2025년 농작물재해보험 운영 결과」를 통해 사상 최대 보험금 지급액을 공식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그 데이터들을 한국 농업의 시각에서 종합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기후변화를 “다가올 위기”로, 농업의 적응을 “선제적 준비”로 이야기해 왔다. 그러나 2025년의 데이터는 이러한 시제(時制) 자체를 바꾸어 놓았다.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본 보고서는 거시적 시야에서 출발한다. 작물별·지역별 세부 분석 이전에, 한국 농업이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를 글로벌 좌표에서 먼저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여섯 장이 깔때기처럼 점점 좁아들며 구체화된다 — 글로벌 기후 시스템에서 한반도로, 한반도에서 농업 현장으로, 그리고 적응의 실제 도구로.
이 보고서가 향후 KIFC가 발신할 정책제안서, 짓다 채널 영상, 강연 자료의 기준점이 되기를 바란다. 더 중요하게는, 한국 사회가 농업의 기후 적응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의제로 받아들이는 데 작은 토대가 되기를 바란다.
핵심 요약
이 보고서는 다음 다섯 가지 사실을 중심에 둔다.
첫째, 1.5℃의 벽은 이미 통계적으로 무너졌다. Copernicus C3S/ECMWF의 ERA5 데이터는 2023~2025년 3년 평균 지표면 온도가 산업화 이전(1850~1900) 대비 +1.5℃를 처음으로 초과했음을 확인했다(C3S, 2026). 2025년 연평균은 +1.47℃, 2024년은 +1.60℃였다. 파리협정의 1.5℃ 목표는 단년도가 아니라 장기 평균 기준이지만, 3년 평균이 이미 그 선을 넘은 것은 “초과(overshoot) 시대”가 사실상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
둘째, 한반도는 글로벌 평균보다 빠르게, 한국 바다는 두 배로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다. 한국 연평균 기온은 2024년 14.5℃(역대 1위)·2025년 13.7℃(역대 2위)·2023년 13.7℃(3위)로 53년 관측 사상 1·2·3위가 모두 최근 3년에 몰렸다(기상청, 2026). 한국 주변 해양 표층수온 상승률은 전 지구 평균의 약 2배에 달한다(환경부·기상청 「한국 기후위기 평가보고서 2025」).
셋째, 한국 농업의 “기후 영수증”이 사상 최대치를 갱신했다. 2025년 농작물재해보험 보험금 지급액은 1조 3,932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8만 1천 농가에 호당 평균 495만 원이 지급됐으며, 이는 평균 농업소득의 51.7%에 해당한다(농식품부, 2026). 손해율은 단년 114.3%, 누적 101.5%로, 보험제도 자체의 지속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넷째, 글로벌 식량 시스템도 같은 방향으로 흔들리고 있다. Hultgren et al.의 Nature 2025 논문은 농민의 적응 노력을 모두 반영해도 6대 곡물(밀·옥수수·쌀·콩·보리·카사바)의 2100년 수확량이 저탄소 시나리오에서 -11%, 고탄소에서 -24%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ESOTC 2025는 2025년 5월 유럽 대륙의 35%가 “극심한 농업 가뭄” 상태에 진입했다고 보고했다(C3S/WMO, 2026). 곡물자급률 19.5%(밀 0.8%, 옥수수 1.1%)인 한국에 이는 곧 직접 충격으로 이어지는 외부 변수다.
다섯째, 적응의 인프라는 아직 1세대 수준이다.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서비스(농진청)는 2026년 전국 155개 시·군 확대 중이며, 스마트팜·정밀농업 보급률은 시설원예의 약 25% 수준이다. 「농업·농촌 기후위기 대응법」은 2025년 제정 추진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일본이 2024년 「식량·농업·농촌기본법」을 식량안보 중심으로 개정하고 「식량공급원확보법」을 신설한 것과 비교하면, 법제도 정비의 시간차가 그대로 정책 격차로 누적되고 있다.
본 보고서는 이러한 진단을 거쳐, 2026년 한국이 단기·중기·장기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의 정책 권고로 마무리한다.
프롤로그 — 2025년이라는 분기점
53년의 관측 역사에서, 가장 더운 세 해가 모두 최근 3년에 몰렸다.
기상청이 1973년부터 운영해 온 전국 62개 관측 지점 평균 데이터에서 한국의 연평균 기온은 2024년 14.5℃ (역대 1위), 2025년 13.7℃ (2위), 2023년 13.7℃ (3위)를 기록했다(기상청, 2026.1.6). 평년(1991~2020) 12.5℃ 대비 2025년은 +1.2℃, 2024년은 +2.0℃ 높았다. 53년의 시계열에서 가장 더운 세 해가 가장 최근 3년에 연속해 나타났다는 것은 통계적 우연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세계도 같은 궤적을 밟았다. ECMWF가 운영하는 Copernicus 기후변화서비스(C3S)의 ERA5 재분석 데이터는 2023~2025년 3년 평균 지표면 온도가 산업화 이전(1850~1900) 대비 +1.5℃를 처음으로 초과했음을 확인했다(C3S/ECMWF, 2026.1.14). 단년도 기준으로 2024년 +1.60℃, 2025년 +1.47℃, 2023년 +1.46℃였다.
파리협정이 정한 1.5℃ 목표는 단년도가 아닌 장기 평균이 기준이지만, 3년 평균이 그 선을 넘은 것은 1.5℃ 초과(overshoot)가 통계적으로 임박했음을 시사한다. C3S의 카를로 부온템포 소장은 “세계는 파리협정 장기 목표를 빠르게 통과하는 중이며, 우리에게 남은 선택은 이 불가피한 초과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뿐”이라고 정리했다.
한편 같은 해 한반도에서는 단일 연도에 네 가지 거대 이상기후가 한꺼번에 발생했다. 3월 영남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산불은 약 104,000 ha의 산림을 태우며 역대 최대 피해를 기록했다(농식품부 보도자료, 2025.4.18). 여름철 폭염일수는 29.7일로 평년(11.0일)의 2.7배에 달했고, 7월 중순 집중호우는 농작물 침수 29,686 ha와 가축 폐사 약 179만 마리를 남겼다(농식품부, 2025.8). 강원 영동은 108년 만의 가뭄을 겪어 강릉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준공 이후 최저인 11.5%까지 떨어졌다(기상청, 2026.3).
그리고 농업 부문은 그 영수증을 받았다. 2025년 농작물재해보험 보험금 지급액은 1조 3,932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손해율은 단년 114.3%, 누적 101.5%에 도달했다(농식품부, 2026.1).
본 보고서는 이 분기점에서 시작한다. 우연한 한 해의 사건들이 아니라, 새로운 기후 평균값으로의 이행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2025년을 읽는다.
1장.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 — 글로벌 기후 시스템의 지표
1-1. ERA5 데이터가 보여주는 1.5℃ 시대의 진입
Copernicus C3S/ECMWF가 발간한 「Global Climate Highlights 2025」(2026.1.14)는 1940년 이래 ECMWF의 ERA5 재분석 데이터에 기반해 2025년 글로벌 지표면 평균 기온이 14.97℃, 산업화 이전(1850~1900) 대비 +1.47℃였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4년의 +1.60℃에 이어 역대 3위다. 2023년과의 차이는 단 0.01℃에 불과하다.
WMO가 8개의 독립적 데이터셋(ERA5, NASA GISTEMP, NOAA GlobalTemp, HadCRUT5, Berkeley Earth, JRA-3Q, DCENT, CMST)을 합성해 발표한 「State of the Global Climate 2025」(WMO, 2026.3)는 +1.44℃ ± 0.13℃로 약간 낮게 산출했지만, 동일하게 2025년이 역대 1~3위 안에 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 데이터 출처 | 2023 | 2024 | 2025 | 3년 평균 (2023~2025) |
|---|---|---|---|---|
| C3S/ECMWF (ERA5) | +1.46℃ | +1.60℃ | +1.47℃ | +1.51℃ |
| WMO 합성 (8개 데이터셋) | +1.45℃ | +1.55℃ | +1.44℃ | +1.48℃ |
| NOAA NCEI | +1.34℃ | +1.46℃ | +1.34℃ | +1.38℃ |
| Berkeley Earth (지표 평균) | — | — | +1.45℃ | — |
표 1-1. 산업화 이전(1850~1900) 대비 글로벌 지표면 평균 기온 상승
출처: C3S/ECMWF Global Climate Highlights 2025; WMO State of the Global Climate 2025; NOAA NCEI Global Climate Report 2025; Berkeley Earth Global Temperature Report 2025
ERA5 기준 3년 평균이 1.5℃를 초과한 사실에는 두 가지 함의가 있다. 첫째, 파리협정의 1.5℃는 장기 평균이 기준이라 단년도 초과만으로는 협정 위반이 아니지만, 3년 누적 평균이 이미 그 선에 닿았다는 것은 장기 평균이 1.5℃를 항구적으로 넘는 시점이 2030년대 초반으로 다가왔음을 의미한다. ECMWF의 사만다 버지스 전략 기후 책임자는 “현재의 온난화 속도라면 파리협정의 1.5℃ 한계는 이번 10년 안에 도달할 수 있다 — 협정 체결 당시의 예측보다 10년 이상 앞당겨진 것”이라고 평가했다(ECMWF, 2026.1).
둘째, 2025년이 라니냐 해(冷年)였음에도 역대 3위라는 점이다. 통상 라니냐는 적도 태평양의 동쪽 표층수온을 낮추어 글로벌 평균 기온을 0.1~0.2℃ 가량 끌어내린다. 2025년은 약한 라니냐~중립 ENSO 조건이 연중 대부분 이어졌음에도 +1.47℃에 도달했고, C3S는 이를 “관측 사상 가장 더운 라니냐 해”로 기록했다(C3S, 2026.1).
ERA5 일별 데이터를 보면 2025년 한 해 동안 151일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상이었다. 2024년의 거의 4분의 3(약 270일)에 비하면 줄었지만, 1990년대만 해도 +1.5℃를 초과한 날이 한 해에 단 며칠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1.5℃는 이제 일상적 기록이 되었다.
1-2. 바다가 받아낸 90%의 잉여 열
지구 시스템이 흡수한 잉여 열의 약 90%는 바다가 흡수했다(WMO, 2026; Cheng et al., Advances in Atmospheric Sciences, 2026.1). 바다는 사실상 지구의 거대한 완충 장치다. 그러나 이 완충 장치에는 한계가 있다.
중국과학원 대기물리연구소(IAP/CAS)의 청 리징 연구팀이 2026년 1월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2024년 대비 2025년 전 지구 상층 2,000m 해양 열함량(OHC)은 약 23 ± 8 제타줄(ZJ) 증가했다. 이 에너지는 2024년 세계 총 전력 생산량의 약 200배에 해당한다. 2025년은 OHC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5년 연속의 해다.
해수면 온도(SST) 측면에서 ERA5 기준 60°S~60°N의 비극지 해양 평균 SST는 20.73℃, 1991~2020 평균 대비 +0.38℃로 역대 3위였다(C3S, 2026.1). 2024년 +0.51℃ 정점 이후 라니냐 진입에 따라 약간 낮아졌지만, 유럽 해역은 4년 연속으로 사상 최고 SST를 갱신했다(ESOTC 2025). 지중해, 북대서양 일부, 인도양 북부, 남대서양 일대는 2025년 한 해 평균 SST가 1958~2025년 시계열 상위 3위 안에 들었다.
| 지표 | 1991~2020 평균 | 2024 (역대 1위) | 2025 |
|---|---|---|---|
| 글로벌 비극지 SST | 20.35℃ | 20.86℃ (+0.51℃) | 20.73℃ (+0.38℃) |
| 상층 2000m 해양 열함량 | — | 사상 최고 (4년 연속) | 사상 최고 (5년 연속) |
| 북극 해빙 면적 (3월 최대) | — | — | 47년 관측 사상 최저 |
| 남극 해빙 면적 (연 평균) | — | — | 역대 3위 최저 |
표 1-2. 글로벌 해양·극지 지표 (2024~2025)
출처: C3S/ECMWF Global Climate Highlights 2025; Cheng et al. *Advances in Atmospheric Sciences* 2026; NOAA NCEI 2026
해양 온난화가 농업 보고서의 첫 장에 자리 잡아야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해수온은 곧 강수의 분포, 기단의 배치, 폭염과 태풍의 강도를 결정한다. 2025년 한반도가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 연속으로 월평균 기온 역대 1~2위를 기록한 핵심 원인 중 하나는 한반도 주변 해역의 따뜻한 해수면 온도였다(기상청, 2026.1). 한국 가을철(9~11월) 평균 해수면 온도는 22.7℃로, 최근 10년 평균보다 1.4℃ 높았다.
1-3. 극한기상의 일상화
ERA5의 일평균 기온 분포 데이터는 1990~2010년 정규분포의 중심이 1991~2020 평균 대비 0℃ 부근이었던 것이, 2020년대에 들어 분포의 중심이 +0.5~0.7℃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C3S, 2026.1). 단순한 평균값 상승이 아니라 분포 자체의 이동이며, 이는 극한기상 발생 빈도의 비선형적 증가를 의미한다.
IPCC AR6 WG2 보고서(2022)는 이 비선형성을 다음과 같이 정량화했다:
- 농업 가뭄 발생 확률: 1.5℃ 온난화에서 2배 증가, 2℃에서 150~200% 증가
- 작물 수확 위험: 3℃ 온난화에서 2℃ 대비 3배 증가
- 기후적으로 부적합 농지: 2050년 약 10%, 2100년 SSP5-8.5에서 30% 이상
2025년에는 글로벌 차원에서 다음과 같은 굵직한 이상기후 사건이 발생했다:
- 1월 미국 LA 대형 산불 — 단일 산불로 사상 최대 경제 손실 기록
- 2월 일본 폭설 — 일부 지점 적설량 3.92m 기록
- 3월 한국 영남 동시다발 산불 — 104,000 ha 소실, 32명 사망
- 3~5월 유럽 가뭄 — ESOTC 2025: 5월 유럽 대륙의 35%가 “극심한 농업 가뭄” 상태
- 5월 그린란드·아이슬란드 폭염 — 이례적 고온
- 10월 카리브해 허리케인 — 강도 증가
- 11월 동남아(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폭우
ESOTC 2025는 유럽 대륙이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게 더워지는 대륙으로, 지난 30년간 글로벌 평균의 약 2배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되었다”고 명시했다(C3S/WMO, 2026.4). 한반도 주변 해양 표층수온이 글로벌 평균의 2배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는 환경부·기상청 「한국 기후위기 평가보고서 2025」의 진단과 정확히 같은 패턴이다.
토양 수분과 강수 분포도 양극화 양상을 보였다. ESOTC 2025에 따르면 2025년 유럽은 1992년 이래 토양 수분 측면에서 가장 건조한 3개 해 중 하나였으며, 약 70%의 강이 평균 이하 유량을 기록했다. 동시에 남부 유럽과 알프스 일부 지역은 집중호우와 홍수를 겪었다. 한반도에서도 같은 한 해에 영동 가뭄(평년 강수량의 34.2%)과 7월 중순 시간당 100mm 초과 폭우가 동시에 발생했다(기상청, 2026.1).
1-4. 작물의 한계 온도와 수확량 감소
기후 시스템의 변화가 농업 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더 이상 모델 예측의 영역이 아니다. 이는 이미 진행 중인 현실이다.
2025년 6월 Nature에 게재된 Hultgren et al.의 분석은 55개국 12,000개 이상 지역의 관측 데이터와 농민의 실제 적응 행동을 함께 모델링해 다음 결과를 도출했다:
| 시나리오 | 2100년 글로벌 6대 곡물 수확량 변화 |
|---|---|
| 저배출(net-zero 도달) | -11% |
| 고배출(현재 추세 지속) | -24% |
| 1℃ 추가 온난화당 평균 영향 | 글로벌 식량 생산력 약 -12% |
표 1-3. 농민의 적응을 반영한 6대 곡물(밀·옥수수·쌀·콩·보리·카사바) 2100년 수확량 전망
인류 칼로리의 약 2/3를 담당
출처: Hultgren, A. et al., *Nature* (2025)
이 결과의 핵심은 농민이 새로운 품종을 도입하고, 관개를 늘리고, 비료를 투입하는 등 모든 경제적 적응을 다 한 뒤에도 수확량이 감소한다는 점이다. 이전 연구들이 가정해 왔던 “완벽한 적응(perfect adaptation)” 가정이 비현실적임을 데이터로 입증한 셈이다.
품목별 영향은 비대칭적이다:
- 벼: SSP5-8.5에서 인도·방글라데시 -21%, 중국 -9.8%, 인도네시아 -6.5%
- 밀: SSP1-2.6에서 글로벌 -1.5%, SSP5-8.5에서 글로벌 -14.1%, 인도 -21.7%
- 콩: SSP5-8.5에서 미국 -30.9%, 브라질 -5.6%
- 옥수수: 적응 미반영 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10~40%
ESOTC 2025의 유럽 농업 지표는 이러한 영향이 이미 시작되었음을 보여준다. 2025년 5월 유럽 대륙의 35%가 “극심한 농업 가뭄” 상태에 진입했고, 베네룩스·프랑스 북부·독일·폴란드 서부·스웨덴이 47년 관측 사상 가장 건조한 봄 중 하나를 겪었다(C3S/WMO, 2026.4).
본 장의 결론: 글로벌 기후 시스템의 변화는 더 이상 “전망”이 아니라 “관측치”이고, 농업 생산에 측정 가능한 형태로 이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농민의 적응 노력을 모두 반영해도 수확량 감소는 회피할 수 없으며, 그 영향은 저위도 농업 지역에 비대칭적으로 집중되어 글로벌 식량 시스템 전체의 안정성을 흔든다.
2장. 한반도가 더 빨리 뜨거워지고 있다 — 한국적 특성
2-1. 한반도 기온의 가속 (2024-25 기록)
기상청은 2026년 1월 6일 「2025년 연 기후특성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 2025년 연평균 기온: 13.7℃ — 1973년 이래 역대 2위 (2024년 14.5℃에 이어)
- 평년(1991~2020) 12.5℃ 대비: +1.2℃
- 2월과 5월을 제외한 10개월 모두 평년 이상
-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 연속으로 월평균 기온 역대 1~2위
- 여름철(6~8월) 평균: 25.7℃ — 1973년 이래 역대 1위
- 가을철(9~11월) 평균: 16.1℃ — 역대 2위
| 순위 | 연도 | 평균 기온 | 평년 편차 |
|---|---|---|---|
| 1위 | 2024 | 14.5℃ | +2.0℃ |
| 2위 | 2025 | 13.7℃ | +1.2℃ |
| 3위 | 2023 | 13.7℃ | +1.2℃ |
| 4위 | 2016 | 13.6℃ | +1.1℃ |
| 5위 | 1998 | 13.5℃ | +1.0℃ |
표 2-1. 한국 연평균 기온 역대 1~5위
출처: 기상청 「2025년 연 기후특성 보고서」(2026.1.6)
환경부와 기상청이 공동으로 발간한 「한국 기후위기 평가보고서 2025」(2025.10)는 온난화 자체의 가속을 추가로 확인했다:
- 1912~2017년 기온 상승률: 0.18℃/10년
- 1912~2024년 기온 상승률: 0.21℃/10년
최근 7년(2018~2024)의 데이터를 추가했을 뿐인데 100여 년의 장기 상승률이 0.03℃/10년 빨라졌다. 평가보고서는 이를 “최근 7년간 온난화 추세가 강화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명시했다.
| 지표 | 평년(1991~2020) | 2023 | 2024 | 2025 |
|---|---|---|---|---|
| 폭염일수 (일 최고기온 33℃ 이상) | 11.0일 | 13.9일 | 30.1일 (1위) | 29.7일 (3위, 평년의 2.7배) |
| 열대야일수 (밤 최저기온 25℃ 이상) | 6.6일 | 8.1일 | 24.5일 (1위) | 16.4일 (4위, 평년의 2.5배) |
표 2-2. 한국 폭염·열대야 지표 (2023~2025)
출처: 기상청 「2025년 연 기후특성 보고서」(2026.1.6)
특히 주목할 사건들이 있다. 2025년 7월 26일, 해발고도 772m의 대관령에서 1971년 관측 시작 이래 처음으로 폭염일이 발생했다(33.1℃). 강원 강릉, 전북 전주, 경북 구미를 포함한 20개 관측지점에서 폭염일수 신기록이 세워졌다. 서울 여름철 열대야일수는 46일로 역대 1위였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더운 며칠”의 문제가 아니다. 작물의 생리·생식 임계 온도가 33~35℃ 부근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폭염일수가 평년 대비 2.5~2.7배 늘어난다는 것은 작황 안정성을 결정하는 환경 변수가 통계적으로 다른 분포로 이행했다는 뜻이다.
2-2. 강수의 양극화 — 평균은 비슷한데 분포가 깨졌다
2025년 한국의 연 강수량은 1,325.6mm로, 평년(1991~2020) 대비 100.4%였다(기상청, 2026.1). 단순한 연 합계만 보면 “정상 범위”다. 그러나 세부 분포를 보면 한반도의 강수 패턴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가 드러난다.
첫째, 같은 한 해 안에 극심한 호우와 가뭄이 동시에 발생했다. 7월 중순에는 가평·서산을 비롯한 전국 15개 지점에서 시간당 100mm가 넘는 기록적 국지성 집중호우가 발생했다(기상청·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2025년 이상기후 보고서」, 2026.3). 같은 시기, 강원 영동 지역의 여름철 강수량은 평년의 34.2%(232.5mm)에 불과했다.
강릉의 주 수원지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준공 이후 최저인 11.5%까지 떨어졌고, 단계적 제한급수가 시행됐다. 이 가뭄으로 농림작물 158.8 ha가 직접 피해를 입었다.
둘째, 강수의 시간적 집중이 심화되고 있다. 「2024년 이상기후 보고서」(기상청, 2025)에 따르면 2024년 여름 강수량의 78.8%가 장마철에 집중됐고, 이러한 집중도는 1973년 이후 처음 나타난 수준이었다. 강수 일수는 줄어드는 반면, 한 번 내릴 때의 강도가 커지는 패턴이 통계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래 전망을 보면 이 양극화는 강화된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산출한 1km 격자 기후변화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이 전망한다:
- 연강수량: SSP1-2.6에서 +3%, SSP5-8.5에서 +18% 증가 (2081~2100, 현재 대비)
- 강수일수: 5.6~6일 감소
같은 양의 비가 더 적은 날에 더 강하게 내린다는 의미다. 농업 측면에서 이는 침수·토양 유실 위험과 작기 사이 가뭄 위험이 동시에 커지는 이중 부담이다.
2-3. 한국 바다는 더 빨리 뜨거워진다
「한국 기후위기 평가보고서 2025」가 발신한 가장 강력한 메시지 중 하나다:
한국 주변 해양 표층수온 상승률 = 전 지구 평균의 약 2배
이 사실의 무게는 1장에서 다룬 글로벌 해양 온난화의 맥락에서 두 배가 된다. 글로벌 바다가 90%의 잉여 열을 흡수하면서 이미 사상 최고 OHC를 5년 연속 갱신하는 중인데, 한국 바다는 그보다 두 배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다.
| 연도 | 한국 주변 SST | 비고 |
|---|---|---|
| 2024 | 18.6℃ | 최근 10년 중 1위 |
| 2025 | 17.7℃ | 2위 |
| 최근 10년 평균 (2016~2025) | 약 17.0℃ | — |
표 2-3. 한국 주변 해역 연평균 해수면 온도 (2024~2025)
출처: 기상청 「2025년 연 기후특성 보고서」(2026.1.6)
특히 2025년 가을철 해수면 온도는 22.7℃로 최근 10년 평균보다 1.4℃ 높았다. 해양 온난화는 한국 수산업에도 직접 타격을 입혔다:
- 2011~2024년 14년 누적 피해: 고수온 3,472억 원 + 저수온 308억 원
- 2024년 단년 양식생물 폐사 피해: 1,430억 원 — 단년 사상 최대
- 이상고수온 발생일: 2024년 182.1일 — 10년 평균(50.4일)의 3.6배
연근해 어업 생태계도 변하고 있다. 1980년대 연근해어업 어획량 151만 톤에서 2020년대 91만 톤으로 감소했으며, 노무라입깃해파리 출현량은 2024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미래 전망: 「한국 기후위기 평가보고서 2025」는 SSP5-8.5 시나리오에서 2100년까지 한국 주요 양식 밀집 해역의 수온이 약 4~5℃ 상승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는 김·전복·굴 등 한국 대표 양식 품종의 적합 수온대를 사실상 벗어나는 수준이다.
2-4. 미래 시나리오에서의 한반도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IPCC AR6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산출한 1km 격자 한반도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이 전망한다:
| 시기 | 지표 | SSP1-2.6 (저배출) | SSP5-8.5 (고배출) |
|---|---|---|---|
| 2021~2040 (가까운 미래) | 연평균 기온 상승 | +1.6℃ 안팎 | +1.6℃ 안팎 (시나리오 차이 미미) |
| 2081~2100 (먼 미래) | 연평균 기온 상승 | +2.6℃ | +7.0℃ |
| 2081~2100 | 한국 평균기온 (현재 대비) | +2.3℃ | +6.3℃ |
| 2081~2100 | 연강수량 (현재 대비) | +3% | +18% |
| 2081~2100 | 폭염일수 | 약 2배 | 3~4배 (최대 86일 이상) |
| 2081~2100 | 한국 주변 양식 해역 수온 상승 | (중간) | +4~5℃ |
표 2-4. SSP 시나리오별 한반도 기후 전망 (2081~2100, 현재 대비)
출처: 농촌진흥청 농업기상정보 SSP 기후변화 시나리오 (2024 공개); 환경부·기상청 「한국 기후위기 평가보고서 2025」
이 표에서 가장 무거운 함의는 “가까운 미래(2021~2040)에는 시나리오별 차이가 거의 없다”는 첫 줄이다. 지금 당장 글로벌 차원에서 어떤 감축 시나리오를 채택하든, 2040년까지의 한반도 기온 상승은 사실상 확정된 변수로 봐야 한다. 적응 정책이 감축 정책과 별도로, 동시에, 그리고 즉시 추진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SSP5-8.5 시나리오에서 21세기 말 한반도는 사실상 “아열대화”된다. 폭염일수가 현재 11일에서 70~80일 이상으로 늘어나면, 한국식 노지 농업은 작기와 작목 자체를 재정의해야 한다. 낙관적인 SSP1-2.6 시나리오에서도 연평균 기온은 +2.6℃ 상승한다. 따라서 본 보고서가 제시할 적응 전략은 “1.5℃ 시나리오를 가정하지 않는다”. 적어도 한반도에서는 +2.6~+3℃ 시나리오가 현실적인 설계 기준선이다.
본 장의 결론: 한반도는 글로벌 평균보다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고, 한국 바다는 그보다 두 배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다. 강수는 양극화되어 한 해에 가뭄과 호우가 동시에 발생한다. 가까운 미래는 어떤 감축 시나리오에서도 +1.6℃ 상승이 사실상 확정되었기에, 적응 정책의 시급성은 감축 정책과 별개로 즉시 작동해야 한다.
3장. 한국 농업이 받고 있는 충격 — 통계로 보는 피해
3-1. 농작물재해보험, 사실상의 “기후 영수증”
농작물재해보험은 2001년 사과·배 두 품목으로 시작해 2025년 76개 품목으로 확장된 한국의 대표적인 농가 경영안정 안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3년의 데이터는 이 제도가 점점 더 기후변화 영향의 정량적 영수증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지표 | 2023 | 2024 | 2025 |
|---|---|---|---|
| 보험금 지급액 | 1조 1,749억 원 | 1조 271억 원 | 1조 3,932억 원 (사상 최대) |
| 보험금 수령 농가 | 20만 8천 호 | 24만 5,146명 | 28만 1천 명 |
| 호당 평균 수령액 | 약 565만 원 | 419만 원 | 495만 원 |
| 가입 농가 (전체) | 58만 5천 호 | 59만 3천 호 | 63만 2천 명 |
| 가입률 (면적 기준) | 52.1% | 54.4% | 57.7% |
| 손해율 (단년) | — | — | 114.3% |
| 누적 손해율 | — | — | 101.5% |
표 3-1. 농작물재해보험 운영 실적 (2023~2025)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보도자료(2025.1.22, 2025.2.3, 2026.1); 농업정책보험금융원
호당 평균 수령액 495만 원은 2025년 평균 농업소득의 51.7% 수준이다(농식품부, 2026.1). 즉 농업소득의 절반에 해당하는 충격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손해율 측면에서 2025년 단년 114.3%, 누적 101.5%는 보험제도 자체의 지속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진 수치다. 손해율 100% 이상은 보험료보다 보험금이 더 많이 나간다는 뜻이고, 이는 정부 재정 지원과 재보험 구조에 의해 메워지고 있다.
3-2. 2025년 사이클: 산불·폭염·호우·가뭄의 연쇄
2025년 한반도 농업이 겪은 충격을 한 장면으로 압축하면, 통계상 독립적이지 않은 네 가지 거대 이상기후가 불과 8개월 사이에 연쇄적으로 발생했다.
(1) 3월 영남 동시다발 산불 — 역대 최대 피해 산림 손실
| 항목 | 피해 규모 |
|---|---|
| 산림 소실 면적 (잠정) | 약 104,000 ha (서울 면적의 1.7배) |
| 사망자 | 32명 |
| 농작물 피해 | 1,952 ha |
| 가축 피해 | 22,000 마리 |
| 농기계 피해 | 17,158 대 |
| 농업 분야 복구비 (2025 추경) | 1,064억 원 |
표 3-2. 2025년 3월 영남 산불 농업 부문 피해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보도자료(2025.4.18); 한국농촌경제연구원 「KREI 이슈+」 제36호(2025.6.12)
농업 측면에서 가장 뼈아픈 것은 사과·복숭아·자두 등 다년생 과수의 손실이다. 묘목을 다시 심더라도 결실까지 4~7년이 소요되며, 그 사이 농가 소득은 거의 소멸에 가까워진다.
(2) 여름 폭염 — 5개월 연속 고온, 역대 1위
2025년 여름철(6~8월) 평균 기온 25.7℃는 1973년 관측 사상 1위다. 폭염이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 연속으로 이어지면서 농가 피해도 누적됐다:
- 농촌 온열질환자(논·밭·비닐하우스): 371명 — 전년 동기(213명)의 약 1.7배
- 가축 폐사 신고(가축재해보험): 1,337,000마리 (7월 말 기준)
(3) 7월 중순 집중호우 — 농작물 침수 3만 ha 가까이
| 항목 | 피해 규모 |
|---|---|
| 농작물 침수 | 29,686 ha |
| 농경지 유실·매몰 | 1,447 ha |
| 가축 폐사 | 약 179만 마리 |
| 농기계 피해 | 7,311 대 |
| 수리시설(저수지·배수장 등) 피해 | 979 곳 |
| 농업 분야 복구비 총액 | 2,724억 원 |
표 3-3. 2025년 7월 중순 집중호우 농업 피해 및 복구계획
출처: 농식품부 보도자료(2025.8.17); 정책브리핑 「농식품부, 농가 극한 호우 피해 복구에 2724억 원 투입」(2025.8.18)
(4) 강원 영동 가뭄 — 108년 만의 극심한 가뭄
- 영동 지역 여름철 강수량: 평년 대비 34.2% (232.5mm)
- 강릉 오봉저수지 저수율: 준공 이후 최저 11.5% (단계적 제한급수 시행)
- 농림작물 피해: 158.8 ha
네 사건의 상호 연관성. 산불·폭염·호우·가뭄은 통계상 독립적 사건이 아니다. 2025년 봄철의 고온건조가 산불의 토양 조건을 만들었고, 같은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이 영동 가뭄과 7월 호우의 위치를 결정했다. 단일한 기후 시스템 변화가 한반도 여러 지역에 다른 형태로 출현한 것이다.
3-3. 폭염이라는 단일 변수의 다중 충격
폭염은 단일 변수처럼 보이지만 농업 시스템에 다층적으로 작용한다. 2025년 사례를 통해 그 메커니즘을 정리한다.
(1) 농민의 신체 — 온열질환과 사망
「2024년 온열질환감시체계 운영결과」(질병관리청, 2024.10)에 따르면 2024년 온열질환자 3,704명 중 농업 분야가 667명(약 18%), 사망자 34명 중 농업 분야가 11명(32.4%)이었다. 농업 분야의 사망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는, 한국 농업인의 평균 연령이 65세를 넘기 때문이다. 2024년 농업 온열질환자의 연령 분포는 60대(25.2%), 70대(22.5%), 80세 이상(21.7%)이 합쳐 약 70%였다.
2025년에는 이 추세가 더 가팔라졌다. 7월 말 기준 농촌 지역 온열질환자가 371명으로 전년 동기(213명)의 1.7배에 도달했다.
(2) 가축 — 폭염 폐사
2024년 폭염으로 가축 1,689,000마리가 폐사했다. 2025년에는 7월 말 기준으로 이미 1,337,000마리가 폐사 신고됐고, 폭염이 10월까지 이어졌기에 연간 누적은 더 컸을 가능성이 높다. 축종별로는 고온에 취약한 돼지·육계·산란계의 피해가 집중적이다.
(3) 작물 — 작황 부진과 일소 피해
폭염은 작물에 다음과 같은 형태로 영향을 미친다:
- 사과·배 등 과수: 일소(日燒) 피해 — 강한 직사광에 과실 표면이 화상 입어 상품성 상실
- 잎채소(상추·배추 등): 고사·유실
- 벼: 등숙기 고온 장해 → 등숙률·미질 저하
(4) 노동력 — 고령농 농업의 한계
폭염의 가장 깊은 함의는 한국 농업의 노동 모델 자체에 대한 위협이다. 한국 농가의 평균 연령은 2024년 기준 약 67세, 70세 이상 비중이 약 40%다(통계청 농림어업조사, 2024). 폭염일수가 평년의 2.7배로 늘어나는 환경에서 고령농의 야외 노동은 생명에 위협이 되는 작업 환경이 됐다.
3-4. 작목 적지의 북상이라는 거시 변동
기온 상승은 작물 재배의 지리적 분포 자체를 바꾼다. 농촌진흥청의 분석에 따르면:
연평균 기온이 1℃ 상승할 때마다 농작물 재배 적지는 약 81 km 북상하고, 해발고도는 154 m 상승한다.
농촌진흥청 「작물별 재배지 변동 예측 지도」(SSP5-8.5 시나리오)의 주요 전망:
- 사과 — 2070년대 한반도 재배 적지 사실상 소멸
- 2050년대: 강원 지역의 극소수에서만 재배 가능
-
2070년대: 한반도 내 재배 적지 사실상 소멸
-
배 — 주산지가 전남 → 충남 → 경기로 연속 북상
- 전남 배 재배지 2010년 3,297 ha → 2020년 1,734 ha (-47.4%)
-
주산지가 전남에서 충남으로, 다시 경기로 이동 중
-
감귤 — 제주를 넘어 전남·수도권까지 확대
- 전남 노지 감귤 재배지 3배 증가
-
서울에서 노지 감귤 재배 시작
-
열대 작물 — 아열대·열대 작물의 국내 재배 본격화
- 구아바, 파파야, 애플망고 등 시범 재배 확대
이 변화는 산업 생태계 전체의 재편을 강요하는 변화다. 사과 저장·유통 인프라가 대구·청송에 집중되어 있는데, 재배지가 강원·경기로 북상하면 이 인프라의 위치 가치가 떨어지고 새로운 위치에 재구축해야 한다. 주산지 이동은 가공업체 입지, 농협·지역 농업거버넌스, 숙련 노동력 분포까지 연쇄적으로 흔든다.
본 장의 결론: 한국 농업은 보험금 사상 최대 1조 4천억 원이라는 영수증을 받았고, 이는 평균 농업소득의 절반에 해당한다. 2025년의 산불·폭염·호우·가뭄은 독립 사건이 아니라 단일한 기후 시스템 변화의 다중 발현이었다. 폭염은 농민 신체·가축·작물·노동 모델 모두를 동시에 위협한다. 작목 적지의 북상은 단순한 재배지 이동을 넘어 산업 생태계 전체의 재편을 강요한다.
4장. 글로벌 식량안보가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
4-1. 식량 수입국 한국의 노출 구조
한국 농업의 기후 충격은 국내 통계만으로 파악할 수 없다. 한국은 칼로리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거대 식량 수입국이며, 글로벌 식량 시스템의 기후 충격이 곧 한국의 농업·가공·축산 산업의 비용 충격으로 직결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통계로 본 세계 속의 한국농업」(2024)에 따르면 한국의 최근 3개년(2021~2023) 평균 곡물자급률은 19.5%다.
| 곡물 | 한국 자급률 | 비고 |
|---|---|---|
| 쌀 | 약 100% | 매년 잉여 |
| 보리 | 30% 안팎 | 사료용은 사실상 100% 수입 |
| 밀 | 0.8% | 미국·캐나다·호주에서 90% 이상 수입 |
| 옥수수 | 1.1% | 사료용은 100% 수입 |
| 콩(대두) | 약 7% | 미국·브라질에서 수입 |
표 4-1. 한국 주요 곡물 자급률 (2021~2023 평균)
출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통계로 본 세계 속의 한국농업」(2024); FAO AMIS 데이터 기반
이 자급률 구조의 핵심은 하나다. 한국 사료용 곡물의 거의 전량이 해외에 의존한다. 한국 축산업은 국내에서 생산된 사료가 거의 없는 산업이다. 옥수수·대두박·소맥피의 95% 이상이 미국·브라질·아르헨티나·호주에서 수입된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 구조의 취약성을 실증했다 — 흑해 곡물 회랑이 흔들렸고, 비료 가격이 4배 이상 폭등했다. 기후 충격은 단발성 전쟁보다 상시·다발적이라는 점에서 더 까다롭다.
4-2. 2050년의 식량 시스템
UN과 FAO는 2050년 세계 인구 96억 명을 먹이려면 식량 생산이 현재 대비 60~100% 증가해야 한다고 추정해 왔다. 그러나 1장에서 인용한 Hultgren et al.의 Nature 2025 분석은 농민의 적응 노력을 모두 반영해도 6대 곡물 수확량이 2100년까지 -11~-24% 감소한다고 보았다.
수요 +60~100%인데 공급이 -11~-24% 감소한다는 것은 2050년의 식량 시스템이 구조적 공급 부족 상태로 진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역별 비대칭은 더 가파르다:
-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곡물: 2050년 -10~20%, 2080년 -25%까지 가능
- 남아시아 쌀·밀: 2050년 -10~15% (열 스트레스, 몬순 변화)
- 중·고위도(캐나다·러시아·중국 북부·북유럽): 일부 적지 확장 — 새로운 지정학적 곡물 강국 부상 가능성
이 통계는 두 가지를 시사한다. 첫째, 글로벌 식량 시장의 지정학적 재편. 캐나다·러시아·중국 북부의 적지 확장은 이 지역들의 식량 협상력을 높인다. 둘째, 가격 변동성의 항구화. 매년 발생할 수 있는 부분적 수확 감소는 글로벌 곡물 가격의 변동성을 끌어올린다. 한국처럼 가격 통과(pass-through)율이 높은 수입 의존 국가에는 이 변동성이 가장 큰 위협이다.
4-3. 가격·무역 충격의 전달 메커니즘
기후 충격이 한국 농업·식품 시스템에 도달하는 경로는 크게 네 가지다.
(1) 직접 가격 전달 — 글로벌 곡물 가격 상승 → 약 3~6개월 시차 → 한국 사료가격·축산물·가공식품 가격 상승.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시 한국 사료가격이 약 30% 상승했다.
(2) 비료·농약·종자 비용 충격 — 2022년 비료 원료(요소·염화칼륨) 가격이 단기간에 4배 이상 폭등했다. 농산물 가격은 오르고 투입재 비용도 동시에 오르면 농가 마진은 양면 압박을 받는다.
(3) 글로벌 가치사슬의 단절 — 베트남·태국 쌀, 우크라이나 해바라기유, 가나·코트디부아르 카카오 등 특정 지역 의존 공급망이 기후 충격에 멈출 수 있다.
(4) 인도주의·이주 압력 — 저위도 식량 부족이 이주·분쟁·국제 인도주의 부담을 증대시킨다.
이 네 경로 중 한국 농업 정책이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은 (1)과 (2)의 완충장치다. 전략비축, 수입 다변화, 비료·종자 국산화, 자급률 제고가 그 도구다. 그러나 한국이 단기간에 곡물자급률을 OECD 평균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에, 수입 의존을 전제로 한 회복탄력성(resilience) 설계가 정책의 중심에 놓인다.
4-4. 일본 비교 — 법제도 정비의 시차
한국과 일본은 식량 수입 의존 구조, 농업 인구 고령화, 영세 농지 규모에서 가장 유사한 나라이지만, 기후·식량안보 대응의 법제도 정비에서는 시간차가 발생하고 있다.
일본의 최근 법제도 변화 (2024~2025):
- 2024년 5월: 「식량·농업·농촌기본법」 개정 — 1999년 제정 이후 25년 만의 전면 개정. 핵심: 식량안보를 법의 최상위 목표로 격상
- 2024년 6월: 「식량공급원확보법」 신설 — 위기 시 정부가 농가에 증산 명령을 내릴 수 있는 법적 근거 확보
- 2024년: 「지역계획」(地域計画) 전국 수립 — 농지의 미래 사용을 마을 단위에서 합의하는 제도
한국의 현재 단계 (2025~2026):
- 「농업·농촌 기후위기 대응법(가칭)」: 2025년 제정 추진 중
- 「식량안보 기본법」: 부재
- 「농지법」 전면 개정: 농특위 농지제도 TF에서 논의 중이나 아직 입법화되지 않은 상태
| 영역 | 일본 | 한국 |
|---|---|---|
| 식량안보 기본법 | 식량·농업·농촌기본법 (1999 제정, 2024 전면 개정) | 부재 |
| 위기 시 식량공급법 | 식량공급원확보법 (2024 신설) | 부재 |
| 농업 환경·GHG 통합법 | 미도리법 (2022) + 지역계획 (2024~) | 「농업·농촌 기후위기 대응법」 (제정 추진 중) |
| 농지의 미래 사용 합의 | 지역계획 마을 단위 수립 의무화 (2024~) | 농특위에서 공동경영체 등 논의 중 |
표 4-2. 한·일 농업·식량안보 법제도 비교 (2026년 5월 기준)
출처: KREI 「KREI 이슈+」; 일본 농림수산성; 한국 농림축산식품부
이 비교에서 가장 중요한 함의는 법제도 정비의 시간차가 곧 정책 격차로 누적된다는 점이다. 일본은 2024년 식량안보를 법적 최상위 목표로 격상한 시점부터 모든 농업 정책 결정이 그 프레임 안에서 이루어진다. 반면 한국은 2026년 현재까지도 식량안보가 법적 정의 없이 행정적 표어 수준에 머물러 있다.
본 장의 결론: 한국 농업의 기후 충격은 국내 통계만으로 측정되지 않는다. 곡물자급률 19.5%·밀 0.8%·옥수수 1.1%인 구조에서 글로벌 식량 시스템의 기후 충격은 곧 한국의 사료·축산·가공식품 가격 충격으로 직결된다. 한국이 채택할 수 있는 전략은 자급률 제고만이 아니라 수입 의존을 전제로 한 회복탄력성 설계다. 일본의 2024년 법제도 정비는 한국에 거의 동일한 모델을 제시한다.
5장.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 — 기후적응 농업과 스마트농업
5-1. 기후적응 농업의 4대 축
기후적응 농업(Climate-Adaptive Agriculture)은 일반적으로 다음 네 가지 축으로 정리된다.
(1) 품종 — 내건성·내고온성·내염성 품종 육종
농진청은 내고온성 벼(‘진수미’, ‘한아름2호’ 등), 내고온성 사과(‘루비에스’, ‘이지플’ 등), 아열대 작물 시험 재배 등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한 품종을 개발해 보급률 30%까지 도달하는 데 평균 15~20년이 걸린다. 한국의 농업 R&D 지출은 GDP 대비 약 0.6%로 OECD 평균(약 1.0~1.5%)에 비해 낮은 수준이며, 기후 적응 품종 개발의 속도가 기온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 재배 기술 — 간단관개·멀칭·차광망·미세살수
농식품부는 2주 이상 간단관개 실시 농지 면적을 2030년까지 61%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2021 농업·농촌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 2024년 기준 보급률은 약 30~40% 수준이다.
(3) 시설 — 스마트팜·시설 현대화
스마트팜 보급률은 2024년 기준 시설원예의 약 25% 수준이다(농식품부). 정부는 2030년까지 50%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영세 농가의 초기 투자 부담(1ha 기준 약 5억~10억 원), 운영 인력의 디지털 역량 격차, 데이터 표준화 미비가 한계로 작용한다.
(4) 공간 — 작목 전환과 적지 재배치
가장 어려운 축이다. 일본의 「지역계획」은 마을 단위에서 농지의 미래 사용을 집단적으로 합의하는 제도로 이 문제에 대응한다. 한국에서는 농특위에서 주주형공동농업 등 구조 전환 방안을 논의 중이다.
5-2. 디지털·정밀 농업의 역할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운영하는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서비스」(agmet.kr)는 한국 기후 적응 인프라의 핵심이다. 기상청의 동네예보(5km×5km)를 농진청이 재분석해 30m×30m 농장 단위로 기상예보와 재해 예측 정보를 산출한다.
보급 진척: – 2024년: 110개 시·군 – 2026년 말: 155개 시·군으로 확대 예정(권재한 농진청장, 2024.8.20) – 향후 농협 등 민간에 Open API로 정보 개방 계획
전북도농업기술원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전북특별자치도의 농업 재해 피해액이 2017년 약 8억 5천만 원에서 2022년 76억 원으로 약 9배 증가했다. 이러한 피해 증가 추세에서 조기경보 시스템의 가치는 명확하다.
스마트팜을 넘어 위성 원격탐사·IoT 센서·AI 병해충 예찰·드론의 통합이 필요하다. 이 모든 디지털 인프라가 작동하려면 데이터 표준화·접근권·소유권의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현재 한국 농업 데이터는 정부 기관(농진청·농식품부·통계청), 농협 시스템, 민간 스마트팜 업체에 분산되어 있고 호환성이 낮다.
KIFC가 일관되게 제안해 온 원칙: 농업인이 자신의 데이터에 대한 접근권과 통제권을 가지며, 이 데이터가 공익적 연구·정책 결정에 활용될 때 농업인이 배제되지 않는 거버넌스 구조. 이는 기술 문제이자 정치 문제다.
5-3. 보험·금융 인프라의 재설계
3장에서 본 농작물재해보험 손해율 114%는 현재 보험 구조의 한계를 보여준다.
(1) 농업수입안정보험의 본격 도입 (2025)
자연재해 + 시장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입 손실을 함께 보장하는 농업수입안정보험은 2025년 전면 도입됐다(농식품부, 2025.2). 2026년에는 20개 품목으로 확대된다.
(2) 지수형 보험(Parametric Insurance) 도입 검토
기존 보험은 실손 보상 방식이라 손해 평가에 시간·비용이 많이 든다. 지수형 보험은 사전 정의된 기상 지수(누적 강수량·평균 기온·태풍 등급 등)가 임계값을 넘으면 자동 지급되는 방식이다. 농진청 조기경보 시스템의 30m 격자 데이터가 핵심 인프라가 될 수 있다.
(3) 보험 사각지대 해소
현재 가입률은 2025년 57.7%까지 상승했지만, 영세·고령 농가의 가입 문턱, 가입 가능 품목의 한계, 일부 자연재해(가뭄·일조 부족 등)의 보상 기준 미비가 남아 있다.
5-4. 구조 개혁이 동반되어야 한다
기술과 보험만으로는 부족하다. 한국 농업의 다음 세 가지 구조적 조건은 어떤 기후 적응 기술도 단독으로 해결할 수 없다.
(1) 고령화: 농가 평균 연령 67세, 70세 이상 비중 약 40%(통계청, 2024). 폭염 노동을 감당할 수 없는 인구 구조.
(2) 영세 경영규모: 농가 평균 경영면적 약 1.5 ha. 스마트팜·정밀농업의 규모 경제가 작동하기 어려운 구조.
(3) 농지 세분화: 한 농가가 여러 필지를 분산 보유. 작목 전환·기계화 비효율.
이 셋이 결합한 결과, 기후 적응 기술의 단위 비용이 비현실적으로 높아진다. 영세 고령 농가에 1억 원짜리 스마트팜을 보급하라는 정책은 작동하지 않는다. 따라서 KIFC가 일관되게 강조해 온 농지 통합·임대차 활성화·주주형공동농업 같은 구조 개혁이 기후 적응의 전제 조건이다.
또한 감축과 적응의 동시 추진(Climate-Smart Agriculture, CSA)이 중요하다. 한국 메탄 발생량의 44%가 농업 부문에서 나온다(2018 기준). 한국 농업은 기후변화의 피해자(낮은 자급률 → 글로벌 충격 노출)이자 가해자(메탄 44%)라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두 과제를 통합한 정책 패키지가 필요하다.
6장. 정책 권고 — 2026년 한국이 해야 할 것
6-1. 즉시 (1~2년 이내)
[정책 권고 1] 「농업·농촌 기후위기 대응법」 즉시 제정
현행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은 농업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농촌 피해 보상·복구, 적응 기반 구축, 감축 의무를 통합한 농업 부문 특별법의 제정이 시급하다. 일본의 2024년 법제도 정비와의 시간차를 1년 내 좁혀야 한다.
[정책 권고 2] 농작물재해보험 손해율 안정화 + 사각지대 보완
- 영세·고령 농가 가입 문턱 완화 (보험료 차등 지원 확대)
- 가뭄·일조부족 등 보상 기준 미비 재해의 발동 기준 명료화
- 재보험 구조 재설계
[정책 권고 3]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 100% 커버리지 + Open API 민간 활용
2026년 말 155개 시·군 확대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2027년부터는 농협·민간 스마트팜·디지털 플랫폼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Open API를 정식 개방한다.
[정책 권고 4] 농업 노동 폭염 안전 기준 명료화
폭염 시간대 농작업 제한, 농촌 무더위 쉼터 의무 운영, 폭염 시 농업인 산재 인정 기준 명료화. 농진청·농식품부·고용노동부의 부처 간 협력 체계 구축.
6-2. 중기 (3~5년)
[정책 권고 5] 작목 적지 재편 종합계획 수립
농촌진흥청 「작물별 재배지 변동 예측 지도」를 정책 결정의 기준 자료로 격상하고, 사과·배·감귤·인삼·고랭지 채소 등의 적지 변동에 대응한 종합계획을 5년 단위로 갱신한다. 일본의 「지역계획」을 참고해, 마을·시군 단위의 작목 전환 합의 절차를 도입한다.
[정책 권고 6] 수입안정보험·지수형 보험의 본격 도입
2025년 시작된 수입안정보험을 2030년까지 30개 품목으로 확대한다. 농진청 30m 격자 기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지수형 보험의 시범 도입(2027 목표) → 본격 도입(2030 목표).
[정책 권고 7] 스마트팜·정밀농업 보급률 50% 달성
2030년까지 시설농업의 스마트팜 보급률 50%, 정밀농업 기술 농가 보급률 30%를 달성한다. 영세 고령 농가의 단독 도입이 어려운 만큼, 공동 운영·임대 모델을 정책적으로 지원한다.
[정책 권고 8] 식량공급망 다변화 + 전략비축 확대
미국·캐나다·호주에 집중된 곡물 수입원을 우크라이나·아르헨티나·브라질·동남아 등으로 다변화한다. 곡물·비료·종자의 전략비축 수준을 현재 약 2~3개월분에서 6개월분으로 확대 검토한다.
6-3. 장기 (2030~2050)
[정책 권고 9] (한국형) 식량안보 기본법 제정
식량안보를 법적 최상위 목표로 격상하고, 위기 시 정부의 증산·수입·비축 명령 권한을 명시한다. 일본 「식량공급원확보법」(2024)의 한국형 적용.
[정책 권고 10] 농업 GHG 감축 + 토양 탄소 저장 통합 인센티브
벼 간단관개, 저메탄 사료, 무경운, 풋거름작물, 돌려짓기 등 감축·탄소저장 활동에 대한 통합 인센티브 시스템 구축. 농가별 탄소 회계 시스템과 연동.
[정책 권고 11] 농업 R&D 지출 OECD 평균 회복
GDP 대비 0.6% 수준인 농업 R&D 지출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기후 적응 품종 개발은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리는 적응 도구이며, 지금의 R&D 부족은 2040~2050년의 적응 실패로 직결된다.
[정책 권고 12] 농지 통합·공동경영 등 구조개혁의 입법화
주주형공동농업, 농지 임대차 활성화, 농지의 미래 사용에 대한 마을 단위 합의(한국형 지역계획)의 법적 기반 구축. 영세 고령 농업 구조의 한계를 직접 다루지 않으면 어떤 적응 기술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 시점 | 정책 권고 |
|---|---|
| 즉시 (1~2년) | ① 농업·농촌 기후위기 대응법 제정; ② 농작물재해보험 재설계; ③ 조기경보 100% 커버리지 + Open API; ④ 농업 노동 폭염 안전 기준 |
| 중기 (3~5년) | ⑤ 작목 적지 재편 종합계획; ⑥ 수입안정·지수형 보험 본격 도입; ⑦ 스마트팜 50%·정밀농업 30%; ⑧ 식량공급망 다변화·전략비축 |
| 장기 (2030~2050) | ⑨ 식량안보 기본법 제정; ⑩ 감축·탄소저장 통합 인센티브; ⑪ 농업 R&D OECD 평균 회복; ⑫ 농지 통합·공동경영 입법화 |
표 6-1. 정책 권고 12개 항목 요약
에필로그 — 2026년의 우리는 무엇을 알고 있는가
이 보고서가 정리한 데이터는 세 가지 사실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기후변화는 더 이상 “다가올 위협”이 아니다. 한반도 연평균 기온의 53년 관측 사상 1·2·3위가 최근 3년에 몰렸고, 글로벌 3년 평균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를 넘어섰으며, 한국 농업의 기후 영수증은 사상 최대 1조 4천억 원에 도달했다.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둘째, 한반도는 글로벌 평균보다 빠르게, 한국 바다는 두 배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다. 그리고 그 속도는 가속하고 있다. 1912~2017년의 0.18℃/10년 상승률은 1912~2024년 데이터를 더하니 0.21℃/10년으로 빨라졌다. 이는 2040년의 한반도가 어떤 감축 시나리오에서도 +1.6℃ 추가 상승이 사실상 확정되어 있다는 사실의 다른 표현이다.
셋째, 한국 농업의 적응 인프라는 아직 1세대 수준이다. 농작물재해보험은 손해율 114%로 지속가능성 위기에 진입했고, 「농업·농촌 기후위기 대응법」은 아직 제정 단계이며,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는 2026년에야 전국 155개 시·군에 도달한다. 일본이 2024년 식량안보를 법적 최상위 목표로 격상한 시점에서 한국은 식량안보 기본법조차 갖고 있지 않다.
이 세 가지 사실 앞에서 본 보고서가 마지막으로 던지는 질문이다.
2026년의 우리는 충분히 알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데이터는 더 이상 부족하지 않다. 분석도 충분하다. 부족한 것은 시간이다. 가까운 미래(2021~2040)의 +1.6℃ 상승이 어떤 감축 시나리오에서도 확정되어 있다는 사실은, 적응 정책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결단의 영역에 들어왔음을 의미한다.
이 보고서가 정리한 사실들은, 결국 농업의 이야기가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의 이야기다.
참고문헌
한국 정부·기관 자료
- 기상청 (2026.1.6). 「2025년 연 기후특성 분석 결과」. 보도자료.
- 기상청·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2026.3). 「2025년 이상기후 보고서」.
- 환경부·기상청 (2025.10). 「한국 기후위기 평가보고서 2025」.
- 농림축산식품부 (2025.1.22). 「지난해 농업재해보험금 1조 1,749억원 지급」. 보도자료.
- 농림축산식품부 (2025.8.1). 「농식품부, 지속되는 폭염에 농업분야 피해 예방을 위한 총력 대응」. 보도자료.
- 농림축산식품부 (2025.8.18). 「농식품부, 농가 극한 호우 피해 복구에 2724억 원 투입」. 정책브리핑.
- 농림축산식품부 (2025.4.18). 「경북·경남·울산 산불피해 규모 잠정 104천ha」. 보도자료.
- 농림축산식품부 (2026.1). 「2026년 제1회 농업재해보험심의회 의결 결과」.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시스템 (agmet.kr).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2024). 「SSP 기후변화 시나리오 4종 1km 격자 자료」 공개.
-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과수생육품질관리시스템 「작물별 재배지 변동 예측 지도」.
- 국립수산과학원. 「해양수산분야 기후변화 영향 브리핑북 2025」.
- 질병관리청 (2024.10). 「2024년 온열질환감시체계 운영결과」.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2024). 「통계로 본 세계 속의 한국농업」.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2025.6.12). 「KREI 이슈+ 제36호: 2025 영남 지역 산불 피해와 농업 부문 대응 과제」.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2025.8.27). 「KREI 이슈+ 제40호: 여름철 폭우·폭염 피해 현황과 농업 부문 대응 과제」.
- 농업정책보험금융원 (2025). 농작물재해보험 시도별 가입 및 지급현황 데이터셋.
국제기관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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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AA NCEI (2026.1). “Assessing the Global Temperature and Precipitation Analysis in 2025.”
- Berkeley Earth (2026.1.14). “Global Temperature Report for 2025.”
- IPCC AR6 WG2 (2022). Fact Sheet “Food and Water.”
- IPCC AR6 Synthesis Report (2023).
- Cheng, L. et al. (2026.1.9). “Ocean Heat Content Sets Another Record in 2025.” Advances in Atmospheric Sciences.
학술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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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onymous (2025.1). “Predicting changes in agricultural yields under climate change scenarios.” Scientific Reports.
- Abebaw, A. et al. (2025.5). “A Global Review of the Impacts of Climate Change on Agricultural Productivity.” Food Science & Nutrition. Wiley.
- Tilman, D. et al. (2011). “Global food demand and the sustainable intensification of agriculture.” PNAS.
언론·기타 보도
- 이투데이 (2026.2.1). “농작물 보험금 1조3932억 원 ‘역대 최대’.”
- 영농자재신문 (2026.2.4). “2026년 농작물보험, 이렇게 바뀝니다!”
- 뉴스펭귄 (2026.1.27). “[박치현의 기후과학] 기후위기가 한반도 농업지도를 바꾼다.”
- Carbon Brief (2026.1.14). “State of the climate: 2025 in top-three hottest years on record.”
- Stanford Doerr School (2025.6). “Climate change cuts global crop yields, even when farmers ada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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