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FC 온실가스 인벤토리 리포트와 함께 읽는 해설
시작하며
“한국 농업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3.2%“라는 수치는 정부 공식 통계입니다(GIR, 2024). 사실이지만, 농업의 실제 탄소 발자국과 같지는 않습니다.
시설원예 난방용 면세유, 농기계용 경유, 농사용 전기는 농업 활동에서 발생하지만, 인벤토리에서는 농업이 아니라 에너지 분야로 잡힙니다. 이 글은 그 분류가 왜 그렇게 되어 있는지, 무엇이 빠지는지를 살펴봅니다.
농업 분야 3.2%는 공식 인벤토리 기준. 에너지 분야로 분류된 농업 활동은 포함되지 않음. 출처: GIR(2024)
농업 분야 비중 3.2%는 가축의 장내발효, 분뇨 처리, 벼 재배, 농경지 토양에서 나오는 메탄(CH₄)과 아산화질소(N₂O)를 합한 값입니다.
1. 온실가스 인벤토리란
온실가스 인벤토리(Inventory)는 인간 활동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을 항목별로 정리한 목록입니다. 한 나라의 탄소 가계부에 해당합니다.
파리협정(2015) 이후 모든 협약국은 자국의 인벤토리를 작성해 유엔에 보고할 의무를 집니다(UNFCCC 격년투명성보고서, BTR).
보고 대상 온실가스 7종
한국이 보고하는 직접 온실가스는 7종입니다. 가스마다 단위 질량당 온실효과가 다르므로, 모두 CO₂환산톤(CO₂eq)으로 통일해 합산합니다.
| 온실가스 | 약어 | GWP (100년 기준) | 주요 발생원 |
|---|---|---|---|
| 이산화탄소 | CO₂ | 1 | 화석연료 연소, 시멘트 |
| 메탄 | CH₄ | 28 | 가축 장내발효, 벼 재배, 매립지 |
| 아산화질소 | N₂O | 273 | 질소비료, 가축분뇨 |
| 수소불화탄소 | HFCs | 12~14,800 | 냉매, 발포제 |
| 과불화탄소 | PFCs | 6,500~9,200 | 반도체 제조 |
| 육불화황 | SF₆ | 23,500 | 전력설비 절연 |
| 삼불화질소 | NF₃ | 17,200 | 반도체·디스플레이 세정 |
GWP(Global Warming Potential)는 같은 양의 가스가 100년 동안 일으키는 온실효과를 CO₂의 1배로 환산한 값입니다. 메탄 1톤은 CO₂ 28톤과 같은 효과를 갖습니다(IPCC 5차 평가보고서).
농업에서 주로 다루는 가스는 메탄(CH₄)과 아산화질소(N₂O)입니다. CO₂보다 양은 적지만 GWP가 크기 때문에 영향력이 무겁습니다.
2. 누가, 어떻게 만드는가
국제 체계
UNFCCC(유엔기후변화협약)가 보고를 의무화하고,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가 작성 가이드라인을 제공합니다. 한국은 2006 IPCC 가이드라인과 1996년 가이드라인을 함께 적용합니다.
한국의 작성 체계
총괄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GIR)가 맡고, 분야별로 관장기관이 나뉘어 있습니다.
| 분야 | 관장기관 |
|---|---|
| 에너지 | 산업통상자원부 |
| 산업공정·제품사용 (IPPU) | 환경부 |
| 농업 | 농림축산식품부 |
| LULUCF (토지이용·임업) | 농림축산식품부·산림청 |
| 폐기물 | 환경부 |
발표 일정
| 시점 | 내용 |
|---|---|
| 매년 7월 | 직전 연도 잠정치 발표 |
| 매년 12월 | 2년 전 확정치 발표 |
| 격년 | UN에 격년투명성보고서(BTR) 제출 |
즉 2024년에 발표되는 확정치는 2022년 데이터입니다. 인벤토리에는 2년의 시차가 있습니다.
3. 농업 인벤토리의 5개 섹터
농업 분야는 IPCC 분류에서 3번 분야(Agriculture)에 해당하며, 5개 섹터로 나뉩니다. 각 섹터는 발생 메커니즘과 주된 온실가스가 다릅니다.
각 섹터의 발생 메커니즘과 주요 가스. 벼 재배(3C)가 단일 섹터 최대(약 28%). 출처: GIR(2024)
한국 농업 인벤토리 섹터별 비중 (2020년 기준)
| IPCC 코드 | 섹터 | 주요 가스 | 한국 비중 |
|---|---|---|---|
| 3A | 장내발효 (Enteric Fermentation) | CH₄ | 약 21% |
| 3B | 가축분뇨 처리 (Manure Management) | CH₄·N₂O | 약 23% |
| 3C | 벼 재배 (Rice Cultivation) | CH₄ | 약 28% |
| 3D | 농경지 토양 (Agricultural Soils) | N₂O | 약 24% |
| 3F | 작물잔사 소각 (Field Burning) | CH₄·N₂O | 1% 미만 |
한국 농업 배출의 절반은 축산(장내발효·분뇨)에서, 나머지 절반은 경종(벼 재배·농경지 토양)에서 나옵니다.
3-1. 장내발효 (3A)
소·염소·양 같은 반추가축은 위(반추위)에서 미생물이 사료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메탄을 만들어 트림으로 내보냅니다. 한우 거세우 한 마리는 연간 약 70 kg의 메탄을 배출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농진청, 2022).
3-2. 가축분뇨 처리 (3B)
분뇨를 저장·처리하는 과정에서 산소가 부족한 환경이 만들어지면 메탄이 나오고, 질소가 분해될 때는 아산화질소가 발생합니다. 처리 방식(슬러리·퇴비화·액비화)에 따라 배출량이 크게 달라집니다.
3-3. 벼 재배 (3C)
물을 댄 논은 산소가 차단된 혐기 환경이 되고, 토양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메탄을 발생시킵니다. 물 관리 방식(상시 담수와 중간 물떼기)이 배출량을 좌우합니다. 한국에서는 단일 섹터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3-4. 농경지 토양 (3D)
질소비료, 가축분뇨, 작물 잔사를 토양에 넣으면 미생물의 질산화·탈질 과정에서 아산화질소가 나옵니다. 시비된 토양에서 곧바로 나오는 직접 배출과, 질소가 휘발·용출된 뒤 다른 곳에서 나오는 간접 배출로 나뉩니다.
3-5. 작물잔사 소각 (3F)
들녘에서 짚·줄기를 태울 때 나오는 메탄과 아산화질소입니다. 한국에서는 비중이 매우 작지만, 동남아·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는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4. 산정 방법론과 배출계수
기본 산정식
배출량 = 활동자료 × 배출계수 × 지구온난화지수(GWP)
- 활동자료(Activity Data): 사육두수, 벼 재배면적, 비료 시용량 같은 통계 — 통계청·농식품부·농진청
- 배출계수(Emission Factor): 활동 단위당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 — IPCC 또는 국가가 제공
- GWP: CO₂환산톤으로 통일하기 위한 환산 계수
Tier 체계: 정확도의 단계
| 단계 | 사용 계수 | 정확도 | 한국 농업 적용 현황 |
|---|---|---|---|
| Tier 1 | IPCC 기본 배출계수 (전 세계 평균) | 낮음 | 일부 섹터 |
| Tier 2 | 국가 고유 배출계수 (CSEF) | 중간 | 점진 확대 중 |
| Tier 3 | 모델·실측 기반 (지역·시기별) | 높음 | 일부 연구 단계 |
한국이 개발한 농업 분야 CSEF (예시)
| 항목 | 개발 기관 | 적용 시점 |
|---|---|---|
| 토양유기탄소 축적계수 4종 | 농진청 | 2019 |
| 젖소 연령별 메탄 배출계수 3종 | 농진청 | 2021 |
| 한우·돼지 메탄 배출계수 | 농진청 | 점진 등록 |
| 벼 메탄 지역별 보정계수 | 농진청·국립농업과학원 | 시범 적용 |
Tier 1에서 Tier 2로 올라갈수록 인벤토리의 신뢰도는 높아지지만, 수치 자체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매년 발표되는 인벤토리에서 농업 부문 수치가 미세하게 재계산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5. 인벤토리의 한계 — 무엇이 빠져 있는가
농업 인벤토리는 농업 활동의 모든 탄소 발자국을 담지 않습니다. 이 글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공식 인벤토리(3.2%)에 포함되는 것과 에너지 분야로 분류되거나 미반영되는 항목 비교. 출처: IPCC 가이드라인, GIR(2024), KIFC
5-1. 가장 큰 누락: 농업 에너지 사용량
| 항목 | 분류 위치 | 핵심 가스 |
|---|---|---|
| 시설원예 난방용 면세 경유·등유 | 에너지 > 기타 부문 | CO₂ |
| 농기계용 경유·휘발유 (트랙터·콤바인 등) | 에너지 > 수송 또는 기타 | CO₂ |
| 농사용 전기 (양수·환기·축사 냉난방 등) | 에너지 > 전환(발전) | CO₂ (간접) |
왜 이렇게 분류되는가: IPCC 가이드라인은 “누가 배출하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태우는가”를 기준으로 분류합니다. 화석연료 연소는 어디서 일어나든 에너지 분야로 잡힙니다. 트랙터에서 나온 CO₂도, 발전소에서 나온 CO₂도 모두 에너지 분야입니다.
5-2. 한국 농업 에너지 사용 규모 (참고)
| 항목 | 규모 | 출처 |
|---|---|---|
| 시설원예 면세유 사용량 | 연간 약 125만 ㎘ (난방연료의 89%가 유류) | 농어민신문(2012) |
| 농사용 전기 | 한전 업종별 통계 (농업·임업·어업) | 한국전력공사 |
| 농기계 보유대수 | 농진청 농사로 통계 | 농촌진흥청 |
5-3. 그 밖에 빠지거나 부분적으로만 잡히는 것
- 비료·농약 생산과정의 임베디드 탄소: 한국이 수입하는 비료(요소·인산암모늄 등)의 생산 단계 배출은 생산국 인벤토리에 잡힙니다.
- 식품 가공·유통·외식 단계: 농업 인벤토리는 농장 문(farm gate)까지를 다룹니다. 이후의 가공·물류·소매 단계는 산업 또는 수송 분야로 흩어집니다.
- 토양탄소 동태: 농경지의 탄소 저장과 방출은 농업이 아니라 LULUCF(토지이용 분야)에서 다룹니다.
5-4. 그렇다면 농업의 실제 탄소 발자국은
공식 인벤토리상 농업 분야는 한국 전체 배출의 3.2%입니다. 그러나 시설원예·농기계·농사용 전기에서 쓰는 에너지를 합산하면, 농업의 실제 탄소 발자국은 공식 수치보다 상당히 커집니다. KIFC 인벤토리 리포트는 이 재집계 결과를 매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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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더 읽을거리
공식 자료
-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GIR) —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NIR), gir.go.kr
- 농림축산식품부 — 농업분야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통계, mafra.go.kr
- EDGAR — 글로벌 GHG 데이터베이스, edgar.jrc.ec.europa.eu
- IPCC 가이드라인 — 2006 IPCC Guidelines for National Greenhouse Gas Inventories, ipcc-nggip.iges.or.jp
KIFC 콘텐츠
- KIFC 온실가스 인벤토리 리포트 (연 1회 발행) — /insights/
- 용어해설: GWP, LULUCF, AFOLU, NIR — /glossary/
핵심 용어 빠른 정리
| 약어 | 풀이 | 의미 |
|---|---|---|
| GHG | Greenhouse Gas | 온실가스 |
| GWP | Global Warming Potential | 지구온난화지수 |
| CO₂eq | CO₂ equivalent | 이산화탄소 환산량 |
| IPCC |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
| NIR | National Inventory Report |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 |
| BTR | Biennial Transparency Report | 격년투명성보고서 |
| AFOLU | Agriculture, Forestry and Other Land Use | 농업·임업·기타 토지이용 |
| LULUCF | Land Use, Land-Use Change and Forestry | 토지이용·토지이용 변화·임업 |
| CSEF | Country-Specific Emission Factor | 국가 고유 배출계수 |
| GIR | Greenhouse Gas Inventory and Research Center |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
인용
사단법인 식량과기후(2026), 「농업 온실가스 인벤토리의 이해」, KIFC 온실가스 인벤토리 리포트 부속 해설. foodandclimate.or.kr
참고문헌
-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GIR), 「2024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 2024
- IPCC, 「2006 IPCC Guidelines for National Greenhouse Gas Inventories, Volume 4: Agriculture, Forestry and Other Land Use」, 2006
- 농촌진흥청, 「가축 온실가스 배출계수 개발 연구」, 2022
- UNFCCC, 「Biennial Transparency Report (BTR) 가이드라인」, 2021
- 농림축산식품부, 「농업분야 온실가스 감축 이행계획」,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