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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받은 흙 — 농지제도 개혁 카드
KIFC 리포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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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성장과 탄소 배출의 탈동조화 — 조용한 전환은 시작되었는가

저자(사)식량과기후
최종 수정일

1. 30년, 그래프가 갈라진 순간

22%
농업·임업·토지이용(AFOLU)이
차지하는 전 세계 배출 비중
+14%
EU 곡물 생산 증가율
(1990→2022)
-21%
EU 농업 GHG 감축
(1990→2022)
+68%
브라질 농업 배출 증가
(1990→2022, 토지전환 포함)
읽기 가이드: 두 선은 1990년 같은 값(100)에서 시작해 점차 벌어집니다. 생산은 늘고 배출은 줄어드는 절대적 탈동조화(absolute decoupling)가 나타났지만, 이 결과는 EU 역내에 한정됩니다.

이 그래프는 생산 증가와 배출 증가가 반드시 함께 움직이는 것은 아님을 보여줍니다. 다만 같은 전환 조건을 다른 국가와 지역에서도 마련할 수 있는지는 별도의 문제입니다.

2. 탈동조화는 왜, 어디서 일어났는가

표 1. 지역별 농업 생산·온실가스 변화율(2000~2022)
지역생산 변화배출 변화관계
EU+14%-21%절대적 탈동조화
영국+8%-15%절대적 탈동조화
일본-2%-18%배출 감소
미국+24%+4%상대적 탈동조화
호주+19%+7%상대적 탈동조화
한국+2%-10%생산 정체·배출 감소
중국+38%+22%상대적 탈동조화
인도+45%+31%상대적 탈동조화
인도네시아+41%+42%동조화
브라질+62%+68%동조화

2-1. 북반구의 설계 — 질소·경운·에너지

EU·영국·네덜란드의 탈동조화에는 단일 기술이 아니라 세 가지 변화가 함께 작용했습니다.

  • 정밀 질소 살포 — EU 농업의 N₂O 배출은 1990년 대비 약 19% 감소(EEA). 같은 수확량을 내는 데 질소가 덜 필요해졌다.
  • 무경운·최소경운 확대 — 토양 탄소 축적을 유지하며 기계 연료 소비를 줄임.
  • 축산 재편 — EU 소 사육두수는 1990년 이후 약 20% 감소했고, 메탄 배출이 그만큼 줄었다.
탈동조화는 기술 보급만으로 달성되지 않으며, 연구개발 투자와 농업정책·보상체계를 함께 바꾸는 제도적 개입이 필요합니다. IPCC AR6 Working Group III 제7장(AFOLU, 2022)을 바탕으로 정리

2-2. 남반구의 확장 — ‘프런티어’가 여전히 열려 있는 한

브라질 세하두와 아마존,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팜유 지대, 콩고 분지 — 여기서 농업의 성장은 여전히 토지 전환(land-use change)과 묶여 있습니다. 북반구가 ‘기존 면적의 효율화’를 택하는 동안, 남반구는 ‘수평적 확장’을 택했기 때문입니다.

탈동조화 격차(Decoupling Gap) 기후 스마트 인프라에 투자할 자본을 가진 국가와, 농지 확장으로 생산을 늘릴 수밖에 없는 국가 사이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격차는 기후 형평성 논쟁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3. 수확량은 안정되었지만, ‘안정의 비용’이 있다

📖 북반구 곡창지대(미국·EU)의 수확량 변동성은 40년간 꾸준히 낮아졌습니다. 가뭄 내성 품종·관개 시스템·작부체계가 기상 충격을 흡수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는 같은 기간 변동성이 1.5배로 확대되었습니다.
회복력 확보에 드는 비용 수확량을 안정시키려면 관개·냉방·저장·품종 갱신에 지속적인 에너지와 자본이 필요합니다. 기후변화는 생산성뿐 아니라 이러한 적응 비용을 통해서도 농업 경영에 부담을 줍니다(Ortiz-Bobea et al., 2021).

4. 토양 — 가장 큰 탄소 저장고이자 가장 빠르게 잃고 있는 자산

표 2. 농업·토지 부문 감축·흡수 수단별 잠재량과 이행률
감축·흡수 수단 잠재 감축량
(GtCO₂-eq/년)
한계비용 <$100/톤 2030 현실 이행률
토양 탄소 시퀘스트레이션 3.0 — 6.3 80% < 15%
축산 사료·소화 개선 (메탄) 1.2 — 2.6 60% ~ 22%
질소비료 효율화 (N₂O) 0.7 — 1.1 55% ~ 30%
쌀 수경재배 → 간헐관개 (메탄) 0.3 — 0.8 70% < 10%
식량손실·폐기 감축 1.8 — 2.3 90% ~ 18%

표에서 잠재 감축량이 가장 큰 수단은 토양 탄소 격리입니다. 전 세계 농경지 토양의 잠재 흡수량은 연간 3~6GtCO₂로 추정되며, 현재 전 세계 배출량의 약 6~12%에 해당합니다. 실제 이행률이 낮은 데에는 측정·검증의 어려움, 농가 보상체계 부족, 장기 저장의 불확실성 등이 함께 작용합니다.

5. 한국에 던지는 질문

표 3. 한국·일본·EU 농업 온실가스 구조 비교
지표 한국 일본 EU 평균 세계 평균
농업 GHG (2022, MtCO₂eq) 22.3 31.8 382
1990 대비 농업 GHG 변화율 -9.7% -28% -21% +17%
쌀 재배지 메탄 비중
(농업 총배출 중)
26.5% 19.1% 0.4% 10.8%
축산 장내발효 메탄 비중 18.8% 21.2% 43.6% 32.7%

한국 농업 GHG는 1990년 대비 10% 가까이 줄었지만, 생산지수가 대체로 정체했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의 ‘탈동조화’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배출의 약 4분의 1이 쌀 재배지 메탄에서 나오는데, 이는 세계 평균의 두 배 이상이며 EU와는 구조 자체가 다릅니다.

한국형 탈동조화의 현실적 경로 (1) 간헐관개(AWD) 보급으로 벼농사 메탄 20% 이상 감축, (2) 축산 사료첨가제(3-NOP) 시범 확대, (3) 토양 유기물 인증·거래 시스템 — 이 셋이 합쳐질 때 한국도 2030년까지 농업 GHG 15% 추가 감축이 기술적으로 가능합니다.
남아 있는 제도적 장벽 기술 보급과 함께 측정·보고·검증(MRV) 인프라와 농가 보상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EU가 CAP 개편을 통해 에코 스킴에 직불금의 25%를 배정한 것처럼, 한국도 배출 감축 활동이 농가 소득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사점

EU의 탈동조화는 시장 변화만의 결과가 아니라 공동농업정책(CAP), 질산염 지침(Nitrates Directive), 축산 부문 지원정책 등 제도 변화가 장기간 축적된 결과입니다.

농업 생산과 온실가스 감축을 양자택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수단을 지역 여건에 맞게 조합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IPCC AR6 WG3의 논의를 바탕으로 정리

한국에게 이 데이터는 세 가지를 시사합니다. 첫째, 쌀·축산 중심 구조에서는 유럽식 탈동조화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둘째, 감축 잠재력이 큰 토양 탄소 분야의 MRV·보상 체계는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셋째, 감축이 늦어질수록 기후 적응과 농업 전환에 필요한 비용이 커질 수 있습니다.

탈동조화에는 기술뿐 아니라 정책 목표, 투자 방향, 농가 보상체계를 함께 설계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함께해주세요

농업의 생산성과 탄소 감축을 함께 달성할 정책 대안에 관심이 있다면, 식량과기후와 함께해 주세요.

참고문헌

  • [1] IPCC. (2022). Climate Change 2022: Mitigation of Climate Change. Chapter 7: Agriculture, Forestry and Other Land Uses (AFOLU). Contribution of Working Group III to the Sixth Assessment Report. Cambridge University Press. https://www.ipcc.ch/report/ar6/wg3/
  • [2] FAO. (2024). FAOSTAT — Emissions Totals and Production Indices.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 https://www.fao.org/faostat/
  • [3] European Environment Agency. (2024). Annual European Union greenhouse gas inventory 1990–2022 and inventory report 2024. EEA Report. https://www.eea.europa.eu/publications/
  • [4] Eurostat. (2024). Agricultural production statistics — output indices. European Commission. https://ec.europa.eu/eurostat/
  • [5] OECD & FAO. (2024). OECD-FAO Agricultural Outlook 2024-2033. OECD Publishing. https://doi.org/10.1787/4c5d2cfb-en
  • [6] Ortiz-Bobea, A., Ault, T. R., Carrillo, C. M., Chambers, R. G., & Lobell, D. B. (2021). Anthropogenic climate change has slowed global agricultural productivity growth. Nature Climate Change, 11(4), 306–312. https://doi.org/10.1038/s41558-021-01000-1
  • [7] FAO. (2023). Pathways Towards Lower Emissions — A Global Assessment of the Greenhouse Gas Emissions and Mitigation Options from Agrifood Systems.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 https://doi.org/10.4060/cc9029en
  • [8] European Commission. (2023). The Common Agricultural Policy 2023-2027 — Key Policy Objectives. DG Agriculture and Rural Development. https://agriculture.ec.europa.eu/
  • [9] UNFCCC. (2024). National Inventory Reports (NIR) — Annex I Parties. 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https://unfccc.int/ghg-inventories-annex-i-parties/
  • [10]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2024). 2024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 대한민국 환경부. https://www.gir.go.kr
  • [11] 농림축산식품부. (2023). 농식품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 대한민국 농림축산식품부. https://www.mafra.go.kr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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