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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FC 리포트 /

쿠보타·JA·한국 농업기술지도 — 민간 AgTech의 공간은 어떻게 달라졌나

저자(사)식량과기후
최종 수정일

일본의 쿠보타 KSAS와 한국의 농업기술센터는 모두 농가의 기술·경영 판단을 돕지만, 서로 다른 제도 위에서 작동합니다. 일본에서는 도도부현의 공공 보급조직과 JA의 영농지도가 나란히 존재해 민간 플랫폼이 일부 기능을 보완하거나 경쟁할 여지가 생겼습니다. 한국에서는 시·군 농업기술센터가 현장 가까이에서 공공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 글은 ‘누가 누구를 대체하는가’보다 공공·협동조합·민간의 역할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초점을 맞춥니다.

2025년 7월 쿠보타는 영농지원시스템 KSAS에 생성형 AI 기반 상담 기능을 정식으로 추가했습니다. KSAS 사용법뿐 아니라 신규 취농 정보와 기본적인 재배 질문에도 답하도록 범위를 넓혔습니다. 농지 지도, 작업 기록, 수확 실적, 농기계 가동 정보를 한곳에서 관리하던 서비스가 ‘의사결정 지원’으로 확장된 셈입니다.

이 변화만으로 쿠보타가 일본 농협인 JA를 대체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JA의 영농지도는 기술 상담 외에도 생산부회 운영, 자재 구매, 공동출하, 금융·공제와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디지털 기록과 분석, 원격 상담처럼 표준화하기 쉬운 기능에서는 민간 플랫폼의 역할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현장에는 공공 보급조직과 JA가 함께 있다

일본의 협동농업보급사업은 국가와 도도부현이 함께 운영합니다.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도도부현 소속 전문 인력이 농업인에게 기술과 경영을 지원하며, 전국 보급지도센터 등에 약 7,200명이 배치돼 있습니다. 2023년 기준 센터는 361곳이고 별도의 지소·주재소도 있습니다. 따라서 “일본의 기초지자체에는 기술지도 기관이 전혀 없다”는 식의 표현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한국처럼 각 시·군에 독립된 농업기술센터를 두는 구조가 아니라, 도도부현 조직이 여러 시정촌을 관할한다고 설명하는 편이 맞습니다.

그 빈틈을 JA의 지역 조직과 영농지도원이 촘촘하게 보완해 왔습니다. JA 영농지도원은 농가 상담만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생산부회 운영과 공동출하, 자재 이용까지 연결하는 조정자에 가깝습니다. 아래 수치는 복수응답이므로 합계가 100%가 되지 않습니다.

농업기술 순회지도58.9%생산부회 관리52.0%집출하·판매40.8%연수·자재·기타18.6%복수응답 · 합계는 100%가 아님
그림 1. JA 영농지도원의 주요 업무
출처: JA전중 「농협 활동에 관한 전국 일제조사」. 복수응답.

이 구조에서 기술지도는 JA의 여러 사업을 잇는 접점이 됩니다. 상담 과정에서 확인한 작황과 농가 계획은 자재 공급과 공동판매를 조정하는 정보가 되고, 장기적인 관계는 금융·공제 이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농가가 다섯 사업을 한꺼번에 이용하는 것은 아니므로 ‘완전한 잠금 효과’로 단정하기보다는, 서비스 결합이 거래비용과 이탈 비용을 높일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영농지도가 여러 사업을 잇는 접점기술지도자재 구매공동 판매금융공제결합 강도와 이용 조합은 지역·농가마다 다름
그림 2. JA에서 영농지도와 다른 사업이 연결되는 방식
출처: KIFC 구성. 실제 이용 조합은 농가·지역별로 다름.

KSAS는 JA 전체가 아니라 일부 기능과 겹친다

KSAS는 2014년 시작된 클라우드 기반 영농지원 서비스입니다. 전자지도에서 농지를 관리하고 작업 이력, 진척도, 수확 실적, 농기계 데이터를 기록해 경영을 가시화합니다. 최근에는 AI 상담과 위성 원격탐사 기능이 더해졌습니다. 이런 기능은 영농지도원이 수행하던 정보 수집과 기본 상담의 일부를 자동화하거나 보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플랫폼이 JA의 조직 기능 전체를 대신하지는 못합니다. 공동선별과 출하, 지역 단위 가격 협상, 생산부회 운영, 신용·공제는 소프트웨어만으로 치환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변화의 핵심은 ‘쿠보타가 JA를 대체한다’가 아니라, 영농지원 서비스가 사람 중심의 일괄 제공에서 사람과 디지털 도구가 결합된 모듈형 제공으로 바뀌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JA전농이 외부 기업의 디지털 농업 기술을 도입하거나 연계하는 움직임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JA가 역할을 포기했다는 증거라기보다, 자체 조직만으로 모든 분석 기술을 개발하기보다 외부 솔루션을 조달해 조합원 서비스에 결합하는 전략입니다.

한국은 시·군 농업기술센터가 현장 접점을 맡는다

한국은 농촌진흥청, 도 농업기술원, 시·군 농업기술센터로 이어지는 지방농촌진흥 체계를 운영합니다. 농촌진흥청이 공개한 2025년 4월 현황을 보면 특·광역시와 농업 지역의 많은 시·군에 농업기술센터가 설치돼 있습니다. 센터는 재배기술 교육뿐 아니라 토양검정, 병해충 진단, 농기계 임대, 실증사업 등 지역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표 1. 일본과 한국의 공공 농업기술지도 체계 비교
구분일본한국
공공 조직의 주된 설치 단위도도부현도와 시·군
현장 조직보급지도센터와 지소·주재소도 농업기술원과 시·군 농업기술센터
공공 인력·기관의 공식 현황보급지도원 등 약 7,200명, 센터 361곳농촌진흥청이 지방농촌진흥기관 목록을 공개
협동조합의 기술지도JA 영농지도가 생산·판매 조직과 긴밀히 결합농협도 교육·컨설팅을 제공하지만 공공 센터가 별도 현장망을 형성
민간 플랫폼의 주요 기회JA·대규모 경영체와 연계한 데이터 관리 및 분석공공 기초서비스와 구분되는 고도 분석·특화 컨설팅
일본한국 도도부현 보급지도센터 JA영농·판매 조직 민간 플랫폼데이터·분석 도 농업기술원 · 시군 농업기술센터 기초 서비스진단·교육·실증 민간 서비스고도·맞춤 분석 핵심 과제공공의 보편성은 지키고, 민간이 투자할 전문 영역과 데이터 연결 규칙을 명확히 하기
그림 3. 한·일 농업기술지원의 제도적 배치
출처: 일본 농림수산성·한국 농촌진흥청 자료를 바탕으로 KIFC 구성.

이 차이는 민간 기업에 양면적으로 작용합니다. 한편으로는 공공기관이 기본 진단과 교육을 제공하므로 농가가 새로운 기술을 접하는 비용이 낮아집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민간 서비스가 무료 또는 저비용 공공 서비스와 겹치면 지불 의사를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공공 서비스가 민간 혁신을 일방적으로 밀어냈다고 단정할 근거는 부족합니다. 시장 규모, 농가의 영세성, 데이터 표준, 투자 여건, 조달 방식도 함께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경영 압박이 곧 디지털 전환의 원인은 아니다

JA의 영농지도는 조합원 서비스의 핵심이지만 회계상 비용 부문으로 나타나기 쉽습니다. 기술지도에서 발생한 편익이 자재·판매·금융 등 다른 사업의 성과로 분산되기 때문입니다. 2022년도 부문별 손익 자료에서도 신용과 공제 사업은 흑자, 경제와 영농지도 사업은 적자로 집계됐습니다. 이 수치는 각 사업의 사회적 가치가 아니라 JA 회계 안에서 비용과 수익이 어디에 기록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신용사업+2,546공제사업+1,229경제사업-312영농지도-994단위: 억 엔 · 사업 간 편익 배분을 반영하지 않은 회계상 손익
그림 4. JA의 2022년도 부문별 손익
출처: JA전중 「JA 경영을 둘러싼 정세」(2023.11).

일부 JA가 앞으로 적자로 전환될 수 있다는 민간 매체의 추정도 있습니다. 다만 이는 금리, 사업 구조, 인구 감소 등에 관한 가정을 적용한 시뮬레이션이며 확정된 실적이 아닙니다. 위험 규모를 읽을 때는 전망치와 실제 결산을 구분해야 합니다.

42.3%207 / 489 JA 5년 내 적자 전망 207그 밖의 JA 282민간 매체의 가정 기반 시뮬레이션실제 결산이나 확정 전망이 아님
그림 5. 일부 JA의 5년 내 적자 위험 추정
출처: 다이아몬드 편집부 「JA 적자 위험도 랭킹 2024」. 매체의 시뮬레이션.

경영 압박은 디지털 도구 도입의 한 배경이 될 수 있지만, 두 현상이 곧바로 인과관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노동력 부족, 농가 규모 확대, 데이터 기반 재배 수요, 농기계의 연결성 향상도 KSAS 같은 서비스가 커지는 이유입니다.

한국에 필요한 것은 대체가 아니라 역할 설계다

한국의 선택지는 농업기술센터를 줄이거나 민간에 넘기는 단순한 민영화가 아닙니다. 공공 서비스의 강점인 보편적 접근과 지역 현장성은 유지하면서, 민간 기업이 전문성을 축적하고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영역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 공공의 기준선을 정합니다. 재난·병해충 대응, 기초 토양검정, 취약농가 지원처럼 공익성이 큰 서비스는 공공이 책임집니다.
  • 고도 서비스를 구분합니다. 농장별 수익성 분석, 정밀 시비, 자동화 장비 연계처럼 반복 투자와 맞춤 개발이 필요한 영역은 민간이 유료 서비스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 데이터 이동성을 보장합니다. 농가 동의를 전제로 공공 검사 결과와 농기계·영농 기록을 표준 형식으로 연결하면 특정 사업자에 대한 종속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성과 기반 조달을 확대합니다. 기관이 시스템 자체를 모두 개발하기보다 검증된 민간 서비스를 구매하고, 생산비 절감이나 작업시간 단축 같은 성과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 현장 인력을 전환 파트너로 삼습니다. 농촌지도사는 민간 도구를 배제하는 역할이 아니라 농가에 맞는 서비스를 검증하고 연결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습니다.

일본과 한국의 차이는 어느 한쪽이 더 우월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일본은 JA라는 강한 지역 조직과 민간 플랫폼을 어떻게 결합할지가 과제이고, 한국은 촘촘한 공공 현장망을 유지하면서 민간의 전문 서비스 시장을 어떻게 열지가 과제입니다. 좋은 제도는 한 주체가 모든 일을 맡게 하는 제도가 아니라, 농가가 필요한 지원을 끊김 없이 받으면서도 여러 제공자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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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일본 농림수산성, 「普及事業とは」.
  2. 일본 농림수산성, 「協同農業普及事業をめぐる情勢」.
  3. JA전중, 「JAファクトブック」 및 「農協活動に関する全国一斉調査」.
  4. JA전중, 「JA経営をめぐる情勢」, 2023년 11월.
  5. 쿠보타, 「農業生産者の質問に答える『KSAS AIチャット』を公開」, 2025년 7월 3일.
  6. 쿠보타, KSAS 서비스 소개.
  7. 농촌진흥청, 「지방농촌진흥기관」, 2025년 4월 기준.
  8. 다이아몬드 편집부, 「JA赤字危険度ランキング2024」. 전망치는 매체의 시뮬레이션임.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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